중동을 뒤덮은 전운, 국제유가 100달러 노크한다
중동을 뒤덮은 전운, 국제유가 100달러 노크한다
© 연합뉴스

중동을 뒤덮은 전운, 국제유가 100달러 노크한다

JUNE
이슈 한입2026-09-10

🔎 핵심만 콕콕

  • 미국과 이란이 보복 공격을 주고받는 사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실상 전면전에 들어가며 중동 정세가 더욱 불안해졌습니다.
  • 이에 브렌트유가 장중 100달러 선 가까이 치솟는 등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데요.
  • 한편, 한국은 미국의 계속된 파병 요청에 고심 중인 모습입니다.

중동 전쟁,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 사우디 본토까지 날아든 미사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지난 8일(현지 시각) 드론·미사일로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4개 도시를 공격했습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전력 시설과 공군기지가 표적에 포함됐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73명이 다쳤는데요. 2월 말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사우디 본토를 겨냥한 공격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사우디도 곧바로 전투기를 띄워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일대를 보복 공습했죠.

후티: 예멘의 친이란 무장조직으로, 2023년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해 왔습니다. 이들의 공격 이후 많은 선박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돌아가면서 세계 해상 물류 경로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 4년 휴전이 깨졌다: 수년간 잠잠하던 사우디와 후티의 예멘 내전은 지난 7월 후티가 휴전 종료를 선언하면서 다시 불붙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사우디가 원유 수출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길목이 됐는데요. 이 해협의 통제권을 노리는 후티와 이를 막으려는 사우디 측이 공세를 주고받으면서 최근 한 주에만 양측에서 500명 넘게 숨졌고, 사흘 새 1만 8,500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후티를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지목하며 이번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과 이란 사이 분쟁과도 연결되는 모습입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좁은 길목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배가 수에즈 운하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관문입니다. 북쪽 끝의 수에즈 운하와 함께 홍해 항로의 양쪽 대문 역할을 하는데요. 예멘 쪽 연안을 장악한 세력이 해협을 오가는 선박을 위협할 수 있어, 중동 정세가 불안할 때마다 세계 물류의 요충지로 떠오릅니다.

🚢 표적 된 유조선: 한편, 호르무즈 해협 쪽에서는 미군이 지난 8일(현지 시각) 오만만과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 하르그섬 인근에서 이란 유조선 5척을 격침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틀에 걸쳐 미 해군 함정을 두 차례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5일에 이어 사흘 만의 유조선 공격인데요. 미국은 8월 말 이란 공습을 재개한 뒤,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 자체를 묶겠다며 정박지에 서 있는 유조선을 공격하기 시작했죠.

호르무즈 해협: 사우디·이란·UAE 등 중동 산유국이 몰린 페르시아만에서 바깥 바다로 나가는 유일한 바닷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 길목으로 꼽혀, 이곳이 막히면 중동산 원유·가스의 수출이 통째로 흔들리는데요. 원유의 70%가량을 중동에서 들여오는 한국에도 에너지 안보가 걸린 항로입니다.

💥 이란도 맞받아쳤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9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요르단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요르단도 관영매체를 통해 이란에서 자국 영토로 미사일 20발이 날아들었다고 확인했는데요. 혁명수비대는 미군 구축함 2척을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미군을 지원하는 쿠웨이트·바레인 근해의 유조선까지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국제유가, 얼마나 올랐나

📈 7주 새 최고: 지난 8일(현지 시각) 브렌트유 11월물은 장중 배럴당 99.46달러까지 치솟아 7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종가로 봐도 전날보다 0.95% 오른 97.92달러로 마감했는데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도 1.69% 오른 93.0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6개월여 만에 30% 넘게 오르는 등 중동 정세 불안에 크게 영향받고 있죠.

브렌트유: 영국 북해에서 나는 원유로,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함께 국제 유가를 읽는 기준(벤치마크) 역할을 합니다. 유럽·아시아로 가는 원유 가격이 주로 브렌트유에 연동되기 때문에, 중동발 공급 불안은 브렌트유 가격에 특히 민감하게 반영되는데요. 뉴스에서 국제유가라고 하면 보통 이 두 기름값을 가리킵니다.

⛔ 반쯤 닫힌 호르무즈: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선박추적기관 케플러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해협을 지난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평균 10척으로 5월 이후 가장 적었는데요. 미군의 유조선 공습 뒤인 지난 6일과 7일에는 각각 8척과 7척에 그쳤다고 합니다.

😮‍💨 다음 고비는 120달러?: 이대로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면 유가가 배럴당 최고 12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가 호르무즈 봉쇄에 더해 7월 후티의 대사우디 해상 봉쇄 선언까지 이어지며 이중으로 수출길을 위협받는 만큼, 공급 불안이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죠.

 

중동 확전, 한국에도 불똥이 튀었다고?

✈️ UAE로 날아간 조사단: 국방부는 지난 8일 호르무즈 현지 상황을 파악하겠다며 아랍에미리트(UAE)에 현지 조사단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조사단 파견은 국군 해외 파병을 결정하기 전에 거치는 필수 단계로, 트럼프 대통령이 3월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군함 파병을 요구한 지 약 6개월 만인데요. 조사단은 우리 전력이 쓸 수 있는 군사 거점과 정비·보급 여건을 점검하고 이르면 이번 주 돌아옵니다. 다만, 국방부는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조사는 아니라고 선을 긋긴 했습니다.

🇺🇸 미국의 재촉은 이어지는데: 한편, 미국이 파병 시한을 오는 11월로 못 박아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국방부는 시한을 정한 요청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한국이 이란 관련 작전을 돕지 않는 것을 기억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미국의 압박 수위가 부쩍 높아졌다는 이야기는 들려오는데요. 정부는 해상초계기 P-8A 같은 비전투·전문 전력을 중심으로 파병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알려졌습니다.

🇮🇷 경고 보내는 이란: 반대편에서는 이란이 한국을 직접 겨냥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 한글로 쓴 입장문을 올려,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을 보내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한국은 원유의 70%가량을 중동에서 들여오는 만큼, 이란과의 관계가 나빠지면 에너지 수급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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