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원/엔 환율이 1년 8개월 만에 8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엔화 약세를 막을 수는 없었는데요.
- 엔화 약세가 뉴노멀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엔화, 어디까지 떨어지려고?
😱 엔화, 40년 만에 무너지다: 엔화 가치가 4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 엔/달러 환율은 163.830엔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156엔으로 출발한 엔화 환율은 내내 160엔대를 위협하다 지난달 3일 160엔을 넘어섰고, 50여 일 만에 163엔대까지 밀렸습니다. 지난 2주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0.6% 떨어지며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죠.
💥 엔화-원화 동조 현상도 와장창: 원화와 비교해도 엔화의 낙폭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원/엔 환율(100엔 기준)은 1년 8개월 만에 800원대로 떨어졌는데요. 한국의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6%로 한국은행 예상치(0.2%)를 크게 웃돈 데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와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 유입이 겹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한 탓입니다. 그동안 엔저와 원저가 나란히 진행되며 동조하던 흐름이 깨지고, 원화만 홀로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기준 엔화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겁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American Depositary Receipt): 해외 기업의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서입니다. 미국 투자자는 해당 국가의 증시를 거치지 않고도 ADR을 통해 외국 기업 주식에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죠.
엔화 약세의 주범을 찾아라
🏦 금리 올려도 별수 없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엔화 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1%로 인상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연 3.50~3.75%) 등 주요국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추가 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달러 선호가 한층 뚜렷해졌습니다.
🔥 적극 재정이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 여기에 일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도 엔화 약세를 부추깁니다. 다카이치 정부가 지난 21일 확정한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에서 기존의 "재정 건전화"라는 표현을 "재정의 지속 가능성"으로 바꾸고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명문화했는데요. 2040년까지 370조 엔이 넘는 민관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2.9%까지 오르며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중동 전쟁도 악재: 미국과 이란의 전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쟁 격화 우려에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강해지면서 엔화 가치는 더 곤두박질쳤는데요. 일본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유 결제에 필요한 달러를 더 많이 사야 합니다. 무역수지 악화 우려가 커질수록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도 강해질 수밖에 없죠.
미국도 일본도 엔화 방어에 나섰다
🚨 미국도 인정한 엔화 약세: 미국 재무부도 급격한 엔화 약세에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23일(현지 시각) 발표한 주요 교역 상대국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이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있음에도 엔화가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는데요. 이어 엔화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구두 개입, 효과는 그다지: 일본 당국도 연일 방어에 나서긴 하지만, 성과는 미미합니다. 지난 19일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이 외환시장의 과도한 투기적 움직임에 단호하게 조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2일에도 "필요하다면 언제든 적절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지난 4월 말부터 한 달여간 11조 7,349억 엔 규모를 투입해 환율 방어에 나섰음에도 엔화 약세 흐름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 170엔 시대까지 갈까?: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뉴노멀'로 굳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가 165엔대로 진입하면 정부가 실제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다만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와 일본의 적극 재정 기조가 이어지는 한 개입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 7월 금리 결정이 분수령: 이런 상황에서 엔화의 향방은 7월 기준금리에 달렸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일본은행은 오는 31일 종료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동결이 확정되면 미·일 금리 차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엔화 약세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하반기 물가가 다시 2%를 웃돌아 올해 10~12월 중 기준금리가 1.25%로 인상되면, 금리 차가 좁혀지며 엔화가 반등할 여지가 생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