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미국이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무기로 수혜를 누릴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으는데요.
- 한편, 정부는 신차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지만, 막상 소비자가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 전기차 시대는 이제 끝났다
🚗 3분의 1가량 낮아진 연비 기준: 미국 교통부가 28일(현지 시각) 자동차 연비 기준을 대폭 낮추는 새 규정을 확정했습니다. 2031년형 차량이 맞춰야 하는 평균 연비 목표가 갤런당 50.4마일(리터당 21.4km)에서 34.9마일(리터당 14.8km)로 낮아졌는데요. 새 규정은 12월 초부터 시행됩니다.
💵 교통부가 든 명분은 신차 가격: 규제를 풀어 신차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 교통부의 설명입니다. 기준을 맞추느라 들어가던 기술 비용이 줄면, 2031년형 신차 평균 가격이 1,289달러(약 175만 원) 내려간다는 계산인데요. 교통부는 미국 국민이 앞으로 5년간 1,380억 달러를 아끼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 바이든의 전기차 정책 지우기: 미국의 자동차 연비 기준은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전기차 보급을 늘리려고 강화한 제도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당시 2031년형 차량이 맞춰야 할 평균 연비를 갤런당 50.4마일까지 끌어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준이 자동차 회사에 사실상 전기차 판매를 강제해 신차 가격을 올리고 소비자 선택권을 줄인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취임 뒤에는 기준 미달 벌금과 최대 7,500달러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없애고 자동차 이산화탄소를 규제하던 환경보호청(EPA)의 근거 규정까지 철회해, 바이든표 정책을 뒤집는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26일 트루스소셜에 터무니없는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는 새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연비 규제 완화, 수혜 예상되는 기업은
🚙 하이브리드가 강한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조치의 수혜 기업으로 꼽힙니다. 두 회사의 8월 미국 판매는 17만 8,405대로 1년 전보다 0.6% 줄었지만, 하이브리드는 5만 57대로 47.7%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미국 시장의 하이브리드 비중도 2020년 3%에서 올해 8월 누적 16%까지 높아졌죠. 노무라증권은 수익성 높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사업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두 회사에 이번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더 거세질 미국 업체의 반격: 다만, 규제 부담을 던 미국 회사와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실제로 이번 규제 완화 덕분에 기술 비용이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제너럴모터스(GM)인데요. 204억 달러를 아낄 수 있으리라 추산되죠. 이외에도 포드, 스텔란티스 같은 기업도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언급됩니다. 이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픽업트럭과 대형 SUV에서 얻은 수익을 하이브리드 개발에 투입하면, 현대차와 기아가 우위를 지켜 온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거죠.
🔋 ESS 시장으로 눈 돌리는 배터리 업계: 한편, K-배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랜싱 공장을 가동해 북미 ESS 거점을 5곳으로 늘렸고, SK온과 삼성SDI도 전기차용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바꾸는 등 체제 전환이 한창 진행 중인 모습입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 에너지를 대량으로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입니다. 기능만 놓고 보면 기존 배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일반적인 배터리보다는 훨씬 대량의 전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탑재된 장치를 ESS라고 부릅니다.
규제 완화, 각계 반응은
🙌 필요한 조치였어: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이번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미국 완성차 업체를 대표하는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법률과 지금의 시장 상황에 맞춘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기준이 시장 현실과 고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채 사실상 전기차 전환을 강제했다는 것이 이 단체의 주장입니다. GM도 연비 기준을 시장 현실에 더 잘 맞추려는 취지를 지지한다고 밝혔죠.
🪴 법정으로 가보자고: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치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정책적 후퇴라는 지적인데요. 시에라클럽은 자동차 회사에 환경 오염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그 비용을 가정에 떠넘기는 조치라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실제 소송으로 이어지면 정부가 자동차 회사에 전기차 투자를 강제할 권한이 있는지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입니다.
🧾 소비자가 느낄 인하는 작다: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할 가격 인하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옵니다. 관세로 원가 부담이 커진 터라 절감액이 관세를 메우는 데 먼저 쓰일 수 있고, 신차 평균 가격이 5만 달러를 넘어선 만큼 1,300달러 인하를 체감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인데요. 연료비가 늘어나는 것 또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이란 전쟁을 거치며 휘발유 가격이 급등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갤런당 7달러를 넘긴 주유소도 나온 상황인 만큼, 연비가 나쁜 차가 늘어나면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