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전쟁 시작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전쟁 시작됐다
© 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 전쟁 시작됐다

MENG
코인 한입2026-08-26

🔎 핵심만 콕콕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했습니다.
  •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출혈 경쟁이 길어지면 자본력이 약한 거래소가 밀려날 수 있는데요.
  • 점유율 다툼에서 벗어나려면 규제부터 정비하고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너도나도 수수료 낮추기

💸 1년간 수수료 0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 인하·면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24일 디지털엑스(구 코빗)는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기로 했는데요. 코인원도 이달 초 전 종목에 0.04%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바우처 서비스를 내놨고, 빗썸은 원화마켓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거래 수수료를 없앴죠.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외부 서비스의 기능을 다른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해둔 양식입니다. 날씨 앱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API로 기상청의 날씨 정보를 가져오는 식으로 쓰이죠.

💵 매출 대신 고객: 거래소들이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수수료를 깎는 이유는 시장점유율에 있습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거래 비용에 민감한 편이라, 거래소가 수수료를 낮추면 다른 거래소를 쓰던 이용자를 데려올 수 있는데요. 특히 거래가 활발한 투자자일수록 아끼는 비용이 커져, 거래소를 옮길 이유도 늘어나죠.

📈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어: 수수료 할인 정책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업비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원화마켓 스테이블코인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해 세 차례 연장했는데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업비트의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은 26.3%에서 52.3%로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수수료 0원의 그림자

🩸 뼈를 깎는 출혈 경쟁: 점유율 전쟁은 거래소에 적지 않은 출혈을 남깁니다. 거래소 수입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작년 기준 매출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 두나무(업비트) 98.26% △ 빗썸 97.69% △ 코인원 100% △ 고팍스 100%에 달했습니다.

💰 자본력 없으면 못 버텨: 문제는 모든 거래소가 이 싸움을 감당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독자적인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거래소는 장기간의 무료 경쟁을 따라가기 어려운데요. 경쟁이 길어질수록 자본력을 갖춘 곳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중소 사업자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죠.

😱 이벤트 끝나면 원점?: 애써 늘린 점유율이 원래대로 돌아갈 위험도 있습니다. 코빗은 올해 1월 19일부터 4월 13일까지 USDC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열어 직전 2주간 2.6%였던 스테이블코인 점유율을 행사 기간 평균 22.6%까지 끌어올렸는데요. 하지만 이벤트가 끝난 지 2주 만에 점유율이 3.0%로 되돌아가면서 반짝 효과에 그쳤죠.

스테이블코인: 가격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법정화폐나 국채 등 안전자산에 연동해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된 코인입니다. 달러 접근이 어려운 신흥국에서는 사실상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해 글로벌 결제·송금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부상했죠. 테더(USDT), 서클(USDC) 등이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제로섬 게임, 벗어날 수 있을까?

👥 결국 남의 고객 데려오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 구조상 점유율 다툼은 제로섬 게임에 가깝습니다.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제한돼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인데요. 시장의 파이 자체가 커지기 어려운 만큼, 점유율을 늘리려면 다른 거래소의 고객을 데려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 다각화는 아직 갈 길 멀어: 거래소들도 수수료 의존에서 벗어나려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지만 성과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두나무의 올해 상반기 기타 서비스 매출은 126억 1,147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는데요. 빗썸도 같은 기간 835만 원에 그쳐 전년 동기보다 99.85% 급감했죠.

🏛️ 제도부터 손봐야: 업계에선 사업 다각화에 앞서 규제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국내에는 관련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해외 거래소가 제공하는 레버리지 거래나 주식 토큰화 같은 서비스를 아예 다룰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에 △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확대 △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 가상자산 대여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