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IMF가 한국 잠재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반도체 설비투자와 AI 확산으로 인한 생산성 확대가 배경으로 꼽히는 한편, 반도체 호황이 꺼지면 경제 성장도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하는데요.
- 최근 소비·고용 시장은 식어 있어, 정부는 양극화 완화와 일자리 대책 등의 준비에 나섰습니다.
한국 잠재성장률, 40년 만에 2년 연속 오른다?
📈 40년 만에 2년 연속 상승: 국제통화기금(IMF)이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작년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10년 4.05%에서 2020년 1.28%까지 줄곧 내리막이던 잠재성장률이 방향을 트는 셈인데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이후인 2010년과 2021년에 한 해씩 반등한 적은 있지만, 2년 연속 오르는 것은 저유가·저금리·저달러의 3저 호황 때인 1986년과 1987년 이후 40년 만입니다. 올해 추산치 2.14%는 2021년 2.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죠.
잠재성장률: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속도를 의미합니다. 경제 구조와 생산 능력에 의해 장기적으로 결정되는 수치로, 인구, 자본, 기술 등 경제의 기본 체력을 바탕으로 측정되죠.
🌍 G7 중엔 미국만 위: IMF의 10월 전망치로 같은 방식으로 잠재성장률을 계산할 수 있는 주요 27개국을 비교하면, 한국은 작년 12위에서 올해와 내년 모두 7위로 올라섭니다. 올해 한국보다 위에 있는 나라는 몰타·키프로스·덴마크·슬로베니아·스페인·미국 여섯뿐인데요. 주요 7개국(G7) 중 잠재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미국(2.33%)뿐이고, 영국(1.29%), 프랑스(0.85%), 일본(0.82%), 독일(0.64%)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 부총리도 3%대 중반 자신: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경제 성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외부 변수가 없다면 올해 성장률이 3.4~3.6%도 가능하다고 밝혔는데요. 정부가 지난 7월 내놓은 전망치(3.0%)는 물론 IMF 전망치(3.3%)보다도 높은 수치죠. 1분기 1.8%, 2분기 0.6%로 가파르게 오른 성장세에 3분기 수출·설비투자까지 좋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잠재성장률 역시 하락 추세를 벗어나 반등할 시점이 임박했다고 언급했습니다.
🎯 3·4·5 목표 달성이 현실로?: 반도체 호황이 지표를 끌어올리면서, 정부가 지난 7월 내건 3·4·5 목표, 즉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의 달성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셋 중 가장 어렵다던 잠재성장률이 1%대에서 2%대로 올라서며 하락 추세를 끊었고, IMF는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3,512달러로 4만 달러를 넘은 뒤 2028년에는 5만 2,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수출도 올해 사상 처음 1조 달러를 넘을 전망이죠.
일등공신 반도체, 오히려 의존이 문제?
🏭 설비투자와 AI가 끌어올린 반등: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의 요인을 설비투자 확대와 생산성 확대로 꼽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업계가 공장과 장비를 늘리면서 8월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16.1%, 그중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는 107.7% 급증했습니다. 이형일 부총리는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만큼 설비투자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AI가 확산하며 투입 대비 산출을 늘릴 수 있다는 것도 호재죠.
⚠️ 반도체 효과가 사라지면 어떡해: 다만, 이번 반등이 반도체 호황에 맞춘 기계적 조정에 가깝다는 점에서 반도체 착시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반도체 수출은 급증했지만 그 밖의 주력 제조업 경쟁력은 정체돼 있고, 일할 사람이 늘거나 기술이 전반적으로 진보하는 구조적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2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끝나면 2030년 이후 한국 경제가 역성장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고, 잠재성장률 하락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2040년대에는 0%대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일본보다 대만 닮아가는 한국: 한편, 반도체 쏠림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가 오랜 비교 대상이던 일본보다는 대만을 닮아간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두 나라 모두 반도체가 수출·투자·증시를 좌우하고, 대만은 한국보다 성장세가 강하지만 성장 동력이 반도체에 지나치게 쏠린 채 내수 침체를 겪는 중인데요. 한국도 쏠림이 이어지면 지난 15일 코스피가 하루 7% 넘게 빠졌듯 경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죠. 반도체 생산이 늘어도 고용과 중간재 수요로 번지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과제로 꼽힙니다.
성장의 온기, 왜 체감이 안 될까?
🧊 수출은 뜨거운데 소비는 차갑다: 다만, 이렇게 거시지표가 좋아지는 와중에도 체감 경기와의 간극은 오히려 벌어지는 흐름입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작년보다 102% 늘었고 그중 반도체가 46.7%를 차지했지만, 8월 소매판매는 작년보다 0.3% 줄었고 1월부터 7월까지 실질임금 상승률은 0.2%에 그쳤는데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한국의 K자형 양극화가 상당히 뚜렷하다며, 물가 상승이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에 가장 큰 피해를 준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K자형 양극화: 경기가 회복될 때 한쪽은 위로 뻗고 다른 쪽은 아래로 처지는 모양이 알파벳 K와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소득 상위층의 자산이 증가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하위층의 소득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현상을 일컫죠.
👷 일자리엔 아직 온기가 안 와: 고용 흐름도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 6,000명 느는 데 그쳤는데요. 코로나19로 고용이 뒷걸음친 2020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증가폭이 작았죠. 내수와 직결된 건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고용은 각각 3만 명 넘게 줄었고, 청년 고용은 47개월 연속 감소세인 점도 눈길을 끕니다.
🛠️ 대책은 아직 논의 중: 정부는 성장의 과실이 일자리를 통해 퍼지도록 범부처 역량을 모아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형일 부총리는 일자리가 여러 양극화 문제를 잇는 고리라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밝히지는 않았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양극화 해소에 초과 세수 등 가용 재원을 적극 활용하자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재원까지는 아직 논의하지 못했다고 답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