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정부가 엘리엇과 8년 넘게 다툰 국제투자분쟁에서 1,530억 원을 물어주게 됐습니다.
- 올해 2월 영국 법원에서 판정 일부를 뒤집고도 환송 중재에서 다시 졌는데요.
- 올해 ISDS 승률이 좋은 편이었으나, 삼성물산 합병을 다룬 두 건은 끝내 패소로 남게 됐습니다.
정부 최종 패소, 엘리엇에 1,530억 원 배상한다
💸 8년 3개월 분쟁의 끝: 법무부가 28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지난달 30일 나온 환송 중재 판정에 불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물어줄 돈은 배상 원금 약 4,849만 달러(약 660억 원)에 지연이자와 소송비용을 더한 약 1억 1,300만 달러, 선고일 환율을 기준으로 약 1,530억 원인데요. 엘리엇이 2018년 7월 중재를 제기한 지 8년 3개월 만에 정부 패소로 끝나게 됐습니다.
국제투자분쟁(ISDS): 기업이 해외에 투자했을 때 그 나라 정부의 정당하지 못한 조치로 손해를 입었다면 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 더 안 싸우는 이유는: 법무부는 관계 부처와 정부 대리 로펌,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판정문을 분석했고, 판정이 뒤집힐 가능성과 추가로 들어갈 비용을 따져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급 방안과 액수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 발단은 삼성물산 합병: 삼성물산 지분 7.12%를 쥔 3대 주주였던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습니다.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라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였는데요. 그러나 국민연금이 찬성하면서 합병은 성사됐고, 엘리엇은 청와대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개입했고 그 탓에 보유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약 1조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엘리엇과의 분쟁, 양상은 어땠나
⚖️ 2023년 첫 판정은 정부 책임 인정: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정부에 귀속되는 조치로 보고, 정부가 한미 FTA를 어겼다며 약 4,849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정했습니다. 중재가 시작된 지 5년 만에 나온 판정이었는데요. 엘리엇 청구액의 7% 수준이라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정부는 이때는 판정에 불복했습니다. 그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냈죠.
🇬🇧 올해 2월, 판정 일부를 뒤집다: 영국 1심 법원은 2024년 8월 정부 소송을 각하했지만, 작년 7월 항소법원이 정부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사건을 다시 맡은 영국 고등법원은 올해 2월 23일 국민연금은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원 판정 일부를 취소했는데요. 대신 청와대·복지부의 개입과 엘리엇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그에 따른 배상 범위는 중재판정부가 다시 판단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 개입이 맞다!: 다만, 환송 중재판정부는 지난달 30일 청와대·복지부의 개입과 손해 사이 인과관계를 다시 인정했습니다. 정부 개입이 없어도 합병이 가결될 상황이었다면, 정부 고위 인사가 형사책임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민연금 의결권에 개입할 이유가 없었다는 논리였죠. 정부의 감액 주장도 엘리엇의 증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배상 원금은 원 판정 그대로였습니다.
ISDS, 올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 정식 중재 10건, 삼성 합병이 두 건: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정부를 상대로 정식 제기된 ISDS는 론스타·엘리엇·메이슨·쉰들러·다야니 등 10건이고, 중재의향서만 들어온 사건도 11건입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 합병을 문제 삼은 사건이 엘리엇과 미국 사모펀드 메이슨 두 건인데요. 메이슨 건은 작년 4월 정부가 항소를 포기해 배상이 확정됐고, 7월 세금을 뗀 746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두 건으로 나가는 세금이 2,000억 원을 넘을 수 있다며 당시 합병에 관여한 책임자에게 구상권을 물으라고 요구했죠.
🏆 올해만 3조 원 넘게 막아: 올해 들어 정부는 스위스 승강기 업체 쉰들러의 3,250억 원 청구(3월 전부 승소, 9월 확정), 중국인 투자자의 2,641억 원 청구(9월 취소 신청 기각으로 확정), 이란 다야니 일가의 7,700억 원 2차 청구(지난달 28일 전부 기각)를 잇따라 물리쳤습니다. 작년 11월에는 론스타 사건 취소위원회가 2022년 판정의 약 4,000억 원 배상 책임을 모두 없애기도 했죠. 올해 승소로 막은 국고 유출은 2월 엘리엇 취소소송 승소분 1,600억 원을 포함했을 때는 3조 2,55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요. 다만 그중 엘리엇 몫은 이번 패소로 다시 물어줘야 하는 금액이 됐습니다.
🔭 남은 분쟁, 더 있나?: 다야니 2차는 다야니 측이 취소소송을 낼 수 있어 정부가 대비 중이고, 메이슨은 배상금을 지급했지만 세금 문제 등 후속 조치가 남아 진행 중 사건으로 분류됩니다. 한편, 쿠팡 관련 사건도 진행 중입니다. 미국 주주인 그린옥스·알티미터 등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뒤 정부와 국회의 조사·발언을 문제 삼아 올해 1월 중재의향서를 냈고, 협상 기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