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엘리엇에 690억 물어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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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엘리엇에 690억 물어주라고?

🔎 핵심만 콕콕

  •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게 약 690억 원을 물어내야 합니다.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판정인데요.
  • 배상액에서 선방했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잃은 것도 많죠.

이게 왜 중요할까?

미국계 사모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 재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이어 엘리엇에게도 패소했는데요. 같은 사건이 쟁점인 메이슨캐피탈과의 소송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 엘리엇은 어디?: 엘리엇은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사모펀드 운영사입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이 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지분 7.12%를 보유한 3대 주주였죠.

🧑‍⚖️ ISDS란?: ISDS는 기업이 해외에 투자했을 때 그 나라 정부의 정당하지 못한 조치로 손해를 입었다면 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엘리엇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걸었는데요.

💥 론스타에 이어: 이제까지 한국 정부는 총 10건의 ISDS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작년 8월 판결이 나온 론스타와의 분쟁이 대표적이죠. 이때도 정부가 패소해 2,800억 원을 물어내야 했는데요. 엘리엇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5건이 남았습니다.

🚨 메이슨에도 영향: 이번 판결로 미국계 사모펀드 메이슨캐피탈과의 소송도 불리해질 전망입니다. 메이슨 사건 역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쟁점이기 때문이죠.

 

5년 만에 나온 판결

지난 20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약 690억 원을 물어줘야 한다고 판정했습니다. 소송이 시작된 지 5년 만에 나온 판결인데요. 엘리엇이 요구한 금액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입니다.

🖐️ 5년 만의 판결: 엘리엇은 2018년 7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판결까지 5년이 걸린 것이죠.

💸 690억 물어줘야: ICSID의 판결 내용은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약 690억 원을 배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법률 비용과 이자까지 더하면 총 1,300억 원가량을 물어줘야 하는데요.

⚖️ 7%만 인정: 이것이 완전 패소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엘리엇은 약 1조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인데요. 690억 원은 엘리엇이 요구한 금액의 7%에 불과하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의혹

소송의 발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었습니다.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엘리엇은 합병을 반대했는데요. 결국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면서 합병이 성사됐습니다. 엘리엇은 이 과정에 정부의 압박이 개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합병 안 돼: 2015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습니다.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엘리엇은 합병을 반대했는데요.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식 1주당 제일모직 주식 0.35주로, 삼성물산의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이유였습니다.

😖 부당한 개입이야: 그러나 삼성물산의 또 다른 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은 합병에 찬성했고, 결국 합병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자 엘리엇은 삼성그룹의 기업 승계를 위해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죠.

🤝 뒤에서 손잡은 삼성-정부: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2%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합병 이후 그룹 내의 지배력이 커질 수밖에 없었죠. 엘리엇은 삼성의 뇌물을 받은 박근혜 정부가 이재용 부회장을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부당 개입 사실로: 이에 한국 정부는 정부의 개입이 없었어도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했을 수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다만 작년 4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이 합병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정부가 압력을 넣었다는 것은 사실상 의혹이 아닌 실제로 드러난 것이죠.

 

한국의 승리? 패배?

결정된 배상액이 엘리엇이 청구한 금액의 7%밖에 안 돼 이긴 거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그러나 어찌 됐든 배상액이 국민의 혈세에서 나간다는 점과 국제 사회의 인식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은 문제인데요.

🥳 우리가 이겼어: 사실상 한국 정부의 승소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엘리엇이 청구한 금액의 7%만 물어주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부는 판정문을 꼼꼼히 분석해 판정에 따르지 않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 이긴 건 아냐: 다만 타격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우선 정부의 잘못으로 국민이 낸 세금 1천억 원가량이 배상금으로 빠져나가게 됐는데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여파가 국제 사회에까지 번졌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 한국 투자 괜찮을까: 한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인식이 퍼질 우려도 제기됩니다. ISDS 소송에서 연이어 패배했기 때문입니다. 국제 거래 비중이 나날이 늘어날 전망인 만큼, 국제 중재 때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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