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예탁금 상향 규제 이후 한 달간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92% 급감했습니다.
- 환율 안정을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와 반토막 손실만 남겼는데요.
- 풍선효과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다음 달 국감에선 정책 설계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됩니다.
거래대금 92% 급감한 레버리지 ETF
📉 12조 원에서 1조 원 아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거래가 규제 강화 이후 크게 위축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련 ETF 16종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전 한 달간 12조 2,500억 원에서 시행 후 한 달간 9,900억 원으로 약 92% 줄었는데요.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기본예탁금 요건을 기존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높였습니다.
레버리지: 기초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2배, 3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지수가 오르면 수익도 커지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 손실도 더 크게 나죠.
인버스: 기초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고, 상승하면 손실이 발생합니다.
📊 회전율도 한 자릿수로: 거래 회전율 역시 큰 폭으로 낮아졌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의 일평균 회전율은 규제 전 43.6%에서 규제 후 5.9%로 떨어졌고, 인버스2X(2배) ETF 2종의 회전율은 무려 1,110.4%에서 125.0%로 급락했는데요. 거래대금으로 보면 레버리지 ETF 14종은 8조 6,4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91%, 인버스2X ETF 2종은 3조 6,000억 원에서 1,900억 원으로 95% 감소하며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죠.
회전율: 일정 기간 ETF가 얼마나 활발하게 사고 팔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 개미들도 팔자로 돌아섰다: 개인 투자자의 매매 방향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규제 전 5주 동안 매주 일평균 순매수를 기록하던 개인은 규제 시행 당일인 7월 31일 1조 706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는데요. 이후에도 8월 넷째 주를 제외하면 매주 매도 흐름이 이어지며, 규제 강화 후 한 달간 개인은 관련 상품 16종을 총 1조 7,730억 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넉 달 만에 반 토막 난 이유는?
🚀 환율 잡으려 도입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5월 27일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됐습니다. 해외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불가능해 투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판단에서였는데요. 당시 고환율이 문제였던 만큼, 해외로 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면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명분이었습니다.
💥 증시 변동성 키운 주범으로: 하지만 상장 이후 고위험 상품에 개인 자금이 쏠리면서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습니다. 레버리지 ETF 상장 후 두 달간 사이드카가 23회, 서킷브레이커가 5회 발동됐는데요. 금융당국은 7월에야 관련 광고를 금지하고 사전교육과 기본예탁금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사이드카: 선물시장이 급등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시장 충격이 현물시장으로 빠르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서킷브레이커: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급락하면 주식시장 전체의 거래를 일정 시간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투자자에게 냉정을 되찾을 시간을 주고 패닉 매매를 완화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 본주는 한 자릿수, ETF는 반토막: 투자자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상장일부터 지난 9월 23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4.52%, SK하이닉스는 9.26%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하락 폭은 30~50%에 달했는데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35.52%,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49.40% 급락했습니다. 일간 변동성이 누적되며 손실이 커지는 음(-)의 복리 효과 탓이죠.
규제가 남긴 과제는
🎈 풍선효과 우려도 여전해: 다만 거래가 줄었다고 해서 투자자 보호가 완성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인데요. 김용만 의원은 예탁금 규제 효과가 장기화할지, 규제 밖에 남은 상품으로 위험이 옮겨가지 않는지 정부가 시장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국감 도마 위에 오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다음 달 열리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으로도 꼽힙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가계 대출 총량 관리,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과징금 감액과 함께 레버리지 ETF 도입 문제를 이번 국감의 핵심 이슈로 지목했죠.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정책에 불완전성이 있었다며 부족함을 인정했는데요. 보완책을 미리 갖췄더라면 괜찮지 않았겠느냐는 비판이 가능하다고도 언급했습니다.
홍콩H지수 ELS 사태: 2024년, 홍콩H지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주가연계증권)에서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인데요. 특히 은행이 복잡한 고위험 상품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했다는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지면서 배상과 판매 규제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 사전 안전장치 마련해야: 결국 논쟁의 초점은 상품의 위험성 자체를 넘어 정책 설계의 문제로 옮겨가는 모습입니다. 금융당국이 상품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강도 높은 보호장치는 손실이 커진 뒤에야 도입됐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전문가들은 향후 새로운 고위험 금융상품을 도입할 때 어떤 안전장치를 사전에 갖출지, 그리고 장기 분산투자를 유도할 제도적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다음 과제라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