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빚투 열기에 반대매매가 속출합니다.
- 그런데도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대형주에 투자하는데요.
- 과거와 달리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제한도 없어 시장이 더 과열됩니다.
빚투 몰리며 늘어난 반대매매
🔝 반대 매매액 연중 최대: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빚투'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이달 거래일이 일주일가량 남은 시점에서 이미 월간 반대매매 누적액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20일 기준) 실제 반대매매 누적액이 2,182억 1,600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7일 반대매매 누적액은 380억 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어 18일에도 331억 원을 기록했죠.
반대매매: 미수∙신용으로 산 주식을 기한 내에 갚지 못하거나,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졌을 때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시장가에 매도해 돈을 회수하는 절차입니다.
💰 높은 수요와 지수 급락의 악순환: 최근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가 몰리면서 위탁매매 미수금이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반대매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하반기 일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평균 9,200억~9,700억 원 정도였지만, 11월에는 일평균 1조 원을 넘어섰는데요.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하루 2~3%씩 오르내리다, 이달 들어서만 각각 6.19%, 6.75% 하락하며 상승폭을 반납했습니다. 주가가 빠르게 떨어진 만큼 반대매매도 함께 확대된 것이죠.
위탁매매 미수금: 주식을 먼저 사고 결제일까지 돈을 다 채우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미납 금액입니다. 결제일까지 입금이 안 되면 이 미수금을 회수하기 위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 급히 자금 빼는 일부 투자자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자금을 빼내기 시작했습니다. 증시 대기 자금을 의미하는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 17일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일에는 78조 2,120억 원까지 내려왔는데요. 시장이 불안에 떨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했음을 보여줍니다.
빚투, 어디까지 늘어날까
😱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최대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투자자의 빚투가 이어집니다. 지난 20일, 만기가 180일로 비교적 길게 설정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26조 8,471억 원까지 불어나며 4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2021년의 코로나19 유동성 장세 당시 기록도 넘어서며 27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신용거래융자: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을 매수할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진 돈보다 더 큰 규모로 투자를 할 수 있어, 증시가 호황일 때 신용거래융자도 크게 늘어나는데요. 다만, 평균적으로 연 이자율이 8~9%에 달하며, 주가가 떨어졌을 때의 반대매매 위험도 존재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큽니다.
↕ 등락폭 큰 삼전∙SK하이닉스에 몰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큰 종목은 삼성전자(1조 3,926억 원), SK하이닉스(1조 2,278억 원), 두산에너빌리티(7,695억 원) 순이었습니다. AI 투자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가 커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했고, 전력 수요 증가 기대감에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죠.
🔎 의외로 네이버에도?: 세 종목 다음으로 빚투가 쏠린 곳은 네이버(7,100억 원)였습니다. 빚투는 보통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종목에 집중되는데요. 그러나 네이버 주가는 올해 초 20만 원에서 현재 26만 원 정도로 상승세가 완만하다 보니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증권 업계는 두나무와의 합병 기대, 3분기 호실적, AI 설비 투자 확대 등으로 네이버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크게 나타난 이유로 꼽히죠.
그럼에도 손쓸 수 없는 이유는?
🙅 신용융자 중단 조치 없어: 개인 투자자의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지만 기존과 달리 증권사는 큰 개입 없이 속도 조절에만 힘쓰고 있습니다. 신용융자잔액이 25조 원을 넘어서자 한도 초과를 이유로 신용융자 중단 공지를 내렸던 4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인데요. 현재는 증권사들이 이전보다 자기자본을 늘리며 대출 여력이 충분해졌기에 부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6월 기준 상위 증권사 10곳의 총 자기자본은 68조 7천억 원으로, 4년 전 동기 대비 34% 늘었죠.
🛑 과한 빚투는 삼가길: 한편, 증권가에서는 빚투 확산을 우려합니다. AI 버블 논란, 고환율, 금리 불확실성 등 변동성이 큰 구간에 무리한 빚투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인데요. 증권업계 관계자도 일정 시점 이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환 시기가 몰릴 때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상승폭이 낮은 종목에 신용 거래가 집중될 시에는 더욱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