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혼란이 커지는 흐름입니다.
-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두고도 이견이 지속되는데요.
-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도 100% 관세를 매기며 관세 공세를 이어갑니다.
트럼프 선불 요구에 금융시장 출렁
🗣 트럼프, "먼저 입금부터": 한·미 관세협상이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 수위는 더 높아졌습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는 선불"이라고 못 박았는데요. 관세를 낮추려면 일본처럼 해당 금액을 일시불로 납부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죠. 지난 24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에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났지만 큰 성과를 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증액 발언까지 나와: 미국이 투자액 증액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러트닉 상무장관이 당초 합의된 3,500억 달러보다 대미 투자 펀드의 규모를 더 늘리는 쪽으로 압박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이에 한국 정부는 투자 규모 증액을 요구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후속 협의가 길어진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 요동치는 코스피-환율: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금융시장도 흔들렸습니다. 지난 26일(한국 시각)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5% 하락하며 3,400선 아래로 내려앉았는데요. 이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실망감에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달 1일 이후 가장 큰 낙폭입니다. 만약 협상이 그대로 타결될 경우 막대한 금액의 달러가 유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도 크게 상승해 1,410원 선을 넘어섰죠.
2개월째 관세협상, 대체 언제 끝나?
💰 통화스와프 체결될까: 지난 7월 30일, 한국과 미국은 큰 틀에서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세부 사항을 두고 양국 간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습니다. 미국은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투자하라고 요구하는데요. 한국은 갑자기 거액의 달러가 빠져나가면 외환 시장에 충격이 갈 것이라며 미국 측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했죠. 다만, 아직 미국 측의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통화스와프: 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서로 맡기고,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 쓰는 일종의 국가 간 마이너스 통장입니다. 한국 정부는 대규모 달러 직접 투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미국에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를 제안했는데요. 이는 외환시장 급변동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성격이 큽니다. 직접 투자로 거액의 달러화가 국내에서 빠져나가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양국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시적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죠.
🎤 APEC이 협상 분수령: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습니다. 먼저 미국의 요구 금액인 3,500억 달러는 올해 한국 정부 예산의 70%가 넘는 수준으로, 한국 경제가 감당하기엔 지나친 큰 규모인데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지난 27일(한국 시각), 투자 액수를 두고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꼬집었죠. 원금 회수 이후 미국 9대 한국 1이라는 불합리한 수익 배분 비율, 투자 손실을 모두 한국이 감당하게 되는 구조 등도 문제죠.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를 기점으로 협의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상을 이어갈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 미국의 압박은 전략일 뿐?: 한편, 미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대한 이익을 끌어내기 위해 상대를 절벽 끝까지 몰고 가는 것이란 지적인데요. EU와 일본 등은 이미 관세 협상을 문서화하며 자동차 관세 15% 등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보니, 한국이 받을 압박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죠. 이에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협상 카드를 추가로 꺼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의약품까지 관세 전선 확대
💊 의약품에도 관세 폭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의약품에 100%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현행 15~25% 선에서 대폭 높아지는데요.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유럽연합(EU)과 일본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한국은 당분간 100% 관세를 적용받을 전망입니다.
📃 수출 규모 상당한데…: 작년 한국은 약 5조 원이 넘는 의약품을 미국에 수출했습니다. 전체 의약품 수출 중 미국 비중은 18.8%에 달했는데요. 이처럼 대미 수출 비중이 상당하기에 이번 조치가 한국의 바이오 업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 바이오 기업 괜찮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기업 등에는 부과하지 않겠다"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현지 생산 기반 강화를 진행해 온 기업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표적으로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미국 현지에 공장이 있어 이번 관세 쇼크를 피할 수 있을 듯 보이죠.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아직 현지 생산 기반을 갖지 못한 기업도 존재합니다. 아직 의약품 추가 관세의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은 만큼, 한국 기업은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