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지난 19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모더나의 주가가 약 177% 뛰어올랐습니다.
- 머크와 함께 개발한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흑색종 임상 3상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한 덕분인데요.
- 모더나의 상승세는 해외 바이오 업계를 넘어 K-바이오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모더나, 신약 효과에 압도적 상승세
📈 모더나, 대체 얼마나 오른 거야?: 지난 19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모더나 주가가 전일 대비 176.97% 오른 174.3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거래량은 3개월 평균의 약 18배로 뛰었고, 시가총액은 하루 새 약 440억 달러(55조 6,000억 원) 불었는데요. 최근 25년간 S&P 500 편입 종목 가운데 하루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셈입니다.
💉 암 백신 3상 호재 덕분: 이를 이끈 건 신약 관련 호재였습니다. 모더나와 미국 제약사 머크는 같은 날 공동 개발한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 임상 3상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쓰인 mRNA 기술 기반의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가 대규모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 소식이었습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세포에 단백질을 만들라는 지시를 전달하는 물질입니다. mRNA 하나가 특정 단백질 하나의 청사진을 나르는데요. mRNA 의약품은 이 원리를 빌려, 만들고 싶은 단백질의 청사진을 지질로 감싸 몸에 넣고 세포가 직접 그 단백질을 만들게 합니다.
임상 시험(Clinical Trial): 신약이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우선 전임상(Preclinical) 연구를 통해 동물실험을 진행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단계적으로 검증합니다. 임상 1상에서는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약물의 용량을 확인합니다. 임상 2상에서는 소규모의 대상 질환 환자에 약물을 투여해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검토합니다. 임상 3상에서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확실히 검증합니다. 실무적으론 임상 2상을 넘기는 게 가장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헬스케어 업종 전반을 이끌다: 한편, 이 호재는 바이오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갔습니다. 먼저, 신약을 공동 개발한 머크도 당연히 웃을 수 있었는데요. 같은 날 12.6% 오른 152.2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죠. 이는 다우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이기도 합니다. 모더나는 업계 전반에도 훈풍을 몰고 왔습니다. 노바백스(+10.84%), 화이자(+3.69%) 등이 상승세를 보였으며, S&P500 헬스케어 업종은 3.52%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죠.
상승세의 배경, 신약의 정체는?
🧬 환자 한 사람만을 위한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개발명 V940·mRNA-4157)은 완제품으로 찍어 내는 약이 아니라 환자마다 새로 설계하는 치료제입니다. 같은 흑색종이라도 암세포에 생긴 돌연변이는 사람마다 다른데요. 수술로 떼어낸 종양과 혈액을 분석해 그 환자의 암세포에만 있는 표적을 최대 34개까지 골라내고, 이 목록을 담아 그 사람 전용 mRNA를 만드는 거죠.
🎊 획기적인 순간이야: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1,000명 넘는 3상에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임상은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떼어낸 2B~4기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요. 인티스메란과 키트루다를 함께 맞은 환자군은 키트루다만 맞은 환자군보다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기간,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었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임상을 총괄한 조지나 롱 호주 흑색종연구소 의학책임자는 "보조요법 흑색종 치료에서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고,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환자 개인의 암에 맞춰 mRNA 치료제를 설계한다는 구상은 오랫동안 이상에 가까웠는데, 이제 그것을 현실로 바꾸기 시작했다"라고 언급했죠.
📉 코로나 특수가 끝난 뒤의 3년: 모더나는 새로운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특수가 걷힌 뒤 매출이 3년 내리 줄었기 때문인데요. 2022년 193억 달러를 정점으로 2023년 68억 달러, 2024년 32억 달러, 2025년 19억 달러로 내려앉았고, 순손실도 2023년 47억 달러, 2024년 36억 달러, 2025년 28억 달러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억 4,500만 달러에 그쳤고, 미국 회계기준(GAAP) 순손실은 7억 8,200만 달러였죠.
🔄 반전의 계기가 될까: 그만큼 이번 성과가 어느 정도 실적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을 모읍니다. 증권가에서는 흑색종 한 가지 적응증만으로도 연매출이 수십억 달러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리서치 기관 모닝스타는 발표 직후 2035년 인티스메란 매출 전망치를 기존 72억 달러에서 168억 달러로 올렸죠. 머크와 모더나 두 회사는 흑색종 말고도 비소세포폐암·방광암·신장암 등 6개 암종에서 2·3상 9건을 함께 진행 중인데, 약 2,40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항암제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이어집니다.
K-바이오에도 번진 열기
🇰🇷 모더나 관련주를 찾아라: 모더나의 급등은 다음 날 국내 증시로도 옮겨붙었습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모더나와 사업 인연이 있는 종목이었는데요. 2014년부터 모더나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공급해 온 소마젠, 2020년 모더나 창립 멤버인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백신 유통 사업을 추진했던 엔투텍이 나란히 상한가로 마감했습니다.
🧪 mRNA 기술 자체가 화두로: mRNA 기술을 가진 기업도 주목 받았습니다. 이번 성과가 mRNA 기술의 적용 범위를 감염병 백신을 넘어서 항암 영역까지 넓힐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 덕분인데요. mRNA 암 백신에 쓸 수 있는 유전자 전달체 나노레디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실은 삼양바이오팜의 주가는 29.79% 오른 5만 6,200원으로 상한가를 찍었고, 펩타이드 기반 mRNA 전달 플랫폼을 개발 중인 나이벡(+19.82%), mRNA 안정화 기술을 가진 에스티팜(11.68%) 역시 상승세를 탔습니다. 해외와 마찬가지로 국내도 알테오젠(11.86%)과 에이비엘바이오(3.51%) 같은 대형 바이오주 역시 좋은 분위기에 합류하는 모습이었죠.
⚠️ K-바이오 쓸어 담을 기회냐고?: 다만, 이번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모더나의 이번 임상과는 관계가 없다시피 한 탓인데요. 심지어 바이오주는 신약 기대감에 올랐다가 임상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는 등 악재가 발생하면 급락하는 일도 잦은 섹터입니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치료제의 미국 3상 1차 결과가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 6월 말 9만 3,600원이던 주가가 7월 말 1만 3,000원으로 한 달 만에 86% 빠지기도 했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