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했습니다.
- 쿡 이사는 해임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는데요.
-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회 장악 시도에 금융시장은 요동쳤습니다.
트럼프,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통보
📜 해임 통보 서한 공개한 트럼프: 지난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 트루스소셜에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의 파면 내용이 담긴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의 해임 사유로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거론했는데요. 쿡 이사는 2021년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의 부동산에 대해 각각 20만 3,000달러, 54만 달러를 주거용으로 대출받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 조지아의 부동산을 임대로 내놓으면서, 애초에 임대용인데 주거용인 것처럼 속여 더 좋은 금리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논란이 일었죠.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물가와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기준금리를 조정해 시중의 통화량을 관리하는 통화정책을 주관하며, 이를 위해 매년 8차례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합니다. 이런 역할의 특성상 정치적 독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데, 만약 연준이 정치에 휘둘린다고 인식되면 전 세계 금융시장은 연준에 대한 신뢰를 잃고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 해임할 수 있는 거야?: 지금까지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독립기구인 연준 이사를 해임한 전례는 없습니다. 1913년 미 의회가 제정한 연방준비제도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사유가 있을 때"(for cause)에만 연준 이사를 해고할 수 있는데요. 보통 명백한 불법 행위나 직무 유기를 그 사유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을 근거로 들어 쿡 이사 해임에 나선 거죠. 다만,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조치가 "불법 행위"라며 "사임하지 않겠다"라고 밝혔습니다.
❓ 왜 이렇게까지?: 이번 해임 발표는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하를 향한 압박의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화적인 인사를 배치해 연준 내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도 엿보이죠. 연준 이사회는 통상 7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요.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미런을 포함하면 3명이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쿡 이사 자리도 친트럼프파 인사로 교체되면 과반이 금리 인하론자가 되는 셈입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 산하의 위원회로, 경제 상황에 맞게 기준금리를 조절합니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처럼 시중에 돈이 돌지 않을 때는 금리를 낮춰 돈을 풀고, 인플레이션이 심하면 금리를 올려 돈을 거둬들이죠.
정부 vs 연준, 심화하는 갈등
⚖ 법적 대응 나선 쿡: 쿡 이사는 법적으로 해임될 근거가 없으므로 이사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아직 의혹과 관련해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인데요.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행위를 막는 데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법적 분쟁까지 예고했고, 직무 역시 그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죠. 쿡 이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에 흑인 여성으로서 처음 연준 이사에 임명됐으며, 공식 임기는 2038년 1월까지입니다.
🏃 법원 결정에 따를게: 연준도 사실상 쿡 이사를 지지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연준은 성명을 통해 쿡 이사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알리며, "법원의 어떤 판결이든 따를 것이다"라고 언급했는데요. 덧붙여 이사들의 긴 임기와 해임에 대한 보호는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안전장치라고 강조했죠. 이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쿡 이사의 지위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 트럼프, 후임자 지명 나서나: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관련 질문을 받자 쿡 이사 후임으로 "아주 훌륭한 인물들"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를 후임 자리에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런 위원장은 이미 다른 연준 이사직에 지명돼 있지만, 해당 임기가 내년 1월에 만료되기에 임기가 더 긴 쿡 이사의 후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 장단기 국채, 금리 차이 벌어져: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이사회 장악 시도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시장에선 장단기 금리 차이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P 떨어졌는데요. 반면,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전 거래일 대비 0.03%P 올랐습니다.
💸 달러는 하락, 금은 상승: 이날 미국 달러화 가치도 함께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자산의 이자 수익이 줄어 달러 보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와 대비해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하락했죠. 반대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습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5% 올랐죠.
✋ 뉴욕증시로는 번지지 않아: 연준의 독립성을 흔드는 소식에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이날 일제히 강보합 마감했습니다. 쿡 이사가 법적 대응으로 맞서겠다고 나오면서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41%,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44% 오르며 장을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