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P 올렸습니다.
- 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세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근원물가가 선제 대응의 근거였는데요.
- 앞으로도 금리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한은의 태도가 비둘기파적이라는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8월 금통위, 한은의 선택은 금리 인상
📈 기준금리, 3% 시대: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P 올렸습니다. 지난달 16일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인데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인상에 찬성하면서 나온 결과인데요. 남은 한 명만 금리를 동결하자는 소수의견을 냈죠. 기존 시장의 예상과 부합한 백투백 인상이 이뤄진 겁니다.
🔁 역대 네 번째 백투백: 한은이 두 회의 연속으로 금리를 올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앞선 세 번은 2007년 7월과 8월,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 그리고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일곱 차례 이어진 인상 과정에서 나왔는데요. 셋 다 이미 금리를 올리고 있던 국면에서 단행한 선택이었습니다. 긴축을 시작하자마자 2연속 인상을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죠.
📊 시장 반응은 어땠나: 한편, 금리 인상에도 증시는 상승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는 27일 전날보다 1.53% 오른 6,912.37에, 코스닥은 1.30% 오른 837.65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미친 영향이 조금 더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27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3.9원 내린 1,380.9원에 마감했는데요. 인상이 공개된 직후 1,377.30원까지 내려갔다가, 점도표 공개 후 낙폭을 일부 되돌렸습니다.
가래로 막을 것, 호미로 막겠다
🚀 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 이번 금리 인상의 첫 번째 배경은 예상을 웃돈 경제 성장세입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6% 늘어 한은이 5월에 내놨던 전망치(0.2%)를 크게 넘어섰는데요. 1분기에도 이미 1.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직후라 한은은 이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진 영향이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0.7%P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부 전망(3.0%)보다 높고, 2021년(4.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기도 합니다.
🌡️ 물가는 아직 안 잡혔다: 두 번째 근거는 근원물가입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3.2%)보다 낮아졌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2.6%로 전월(2.5%)보다 오히려 올랐는데요. 2023년 12월(2.8%)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2분기에 1년 전보다 15.6% 뛰어 1분기(13.2%)를 넘어선 것도 수요 쪽 물가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세가 더 퍼지기 전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이번 정책의 의의를 밝히기도 했죠.
근원물가: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입니다. 농산물값이나 기름값은 날씨와 국제 정세에 따라 크게 출렁이기 때문에, 이런 일시적 요인을 걷어내고 보는 거죠.
🏠 가계빚 2,000조, 집값도 오름세: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세 역시 부담입니다. 가계신용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2,019조 8,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어섰는데요. 1분기 말보다 25조 9,000억 원 불어나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7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6조 2,000억 원 증가해 올해 들어 일곱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죠. 집값도 상황은 마찬가지인데요. 7월 서울 주택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09% 올라 오름폭이 넉 달 연속으로 확대됐습니다.
한은의 다음 행보는?

🔮 점도표의 방향성은?: 일단 금통위원들은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은이 이날 함께 공개한 점도표에서 6개월 뒤 금리 전망을 표시한 21개 점 가운데 10개가 3.25%에 몰렸는데요. 현재 기준금리인 3.00%보다 높은 곳을 가리킨 점이 16개였고, 그보다 낮은 곳에 찍힌 점은 하나도 없었죠. 5월 점도표에서 중간값이 3.00%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점도표: 금통위원들이 앞으로 금리가 어디쯤 갈지 각자 점으로 찍어 표시한 그림입니다. 한은은 총재를 포함한 위원 7명이 6개월 뒤 금리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와 위쪽·아래쪽 위험까지 세 개씩 제시하게 해, 모두 21개의 점을 모아 공개하는데요. 누가 어느 점을 찍었는지는 밝히지 않아, 전반적인 위원들의 생각이 어느 쪽으로 쏠려 있는지만 읽어 낼 수 있습니다.
🕊️ 조금 비둘기파적이다?: 다만, 시장은 오히려 이를 비둘기파적이라 받아들였습니다. 2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1bp 내린 연 3.755%에 마감해 19일 이후 처음으로 3.7%대까지 내려왔는데요. 의결문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가 빠진 점, 동결 소수의견이 나온 점, 6개월 뒤 금리 전망이 3.25%에 모인 점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죠.
비둘기파: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돈을 푸는 확대 통화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반대로, 경기 과열을 막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등 긴축 통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매파라 부르죠.
📅 다음 회의는 쉬어갈 듯: 남은 금통위는 10월 22일과 11월 26일 두 차례입니다. 신 총재는 완만한 인상 기조를 언급하며, 기준금리를 연거푸 두 번 올린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한두 차례 더 올려 최종 금리가 연 3.25%에서 3.50% 사이에 닿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당장 다음 회의에서는 한은도 한 차례 쉬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