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2019년 4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하락했습니다. 전세 물건은 늘어나는데 재계약 증가,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를 새로 찾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인데요.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계속되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39개월 만에 하락!
26일 발표된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소폭 하락했는데요. 이는 39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 최근 전세 물건은 늘고 있는데 신규로 전세를 얻으려는 수요는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월세 이자율보다 시중은행 금리가 더 높은 역전현상으로 인해, 월세와 반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등으로 재계약 건수가 확대된 것도 한몫했는데요.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임차인이 희망하는 경우 1회에 한해 2년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쉽게 말해 계약기간이 끝나도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임차인에게 유리한 제도죠.
8월 전세대란설 해소됐나?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8월 전세대란설'이 힘을 얻고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분위기로 볼 때 이 가설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8월 전세대란설은 2020년 7월 말 임대차2법 도입 이후 계약갱신권을 소진한 신규 전세 매물이 2년이 되는 올 8월부터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가설인데요. 집주인들이 계약갱신권 때문에 4년 동안 올리지 못한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릴 것이란 예측이죠.
- 하지만 6~7월 전세시장에 큰 동요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8월 전세대란의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전세 물량은 계약 만료 2~3개월 전에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죠.
- 집주인이 4년 치 전세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데는 '상생임대인' 제도의 영향이 있는데요.
- 상생임대인 제도는 갱신권을 사용한 전월세 물건의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면 집주인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2년 거주)을 완화해주는 제도입니다.
시장 안정은 아직
일각에서는 전셋값은 소폭 하락했어도 경기침체와 맞물리면 향후 전월세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 유동성이 떨어진 경기 침체기에는 매수 심리가 약해져 무주택자들은 매매보다 전월세를 선호합니다. 한편 임대료는 오르고 매매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죠.
- 전문가들은 계약갱신권 기간 보증금 인상분이 대출로 넘어가 월세화되면서 주거비용 또한 늘어났기 때문에 임대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전세의 월세화
전세 수요는 줄었지만, 반대로 월세 수요는 늘었죠. 이는 숫자로 잘 나타나고 있는데요. 지난 4월, 월세거래량은 사상 최초로 전세거래량을 추월했습니다.
-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했습니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지난달(3.19%)보다 소폭 상승했는데요. 지난해 6월(3.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 보증금을 줄이면 월세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이 바로 전월세 전환율입니다. 이것이 높으면 전세에 비해 월세 부담이 크다는 뜻이죠.
- 임대차 시장 상황은 국민 주거와 직접적으로 닿아 있는 사안인 만큼, 정부는 월세 확대의 양상과 원인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월세가 대세가 된다면 임대차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맞춰 정부 정책도 수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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