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I 기업으로 재평가?
LG전자, AI 기업으로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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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AI 기업으로 재평가?

JUNE
산업 한입2026-07-08

💡 오늘 <산업 한입>을 읽으면 아래 내용을 알 수 있어요!

  • LG전자의 최근 주가 움직임
  • LG전자, 성장주로 주목받는 이유
  • LG전자의 2분기 실적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방한했을 때만 해도, LG전자는 하늘 높이 날아오를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피지컬 AI 테마주로 떠오르는 듯했죠. 하지만 열기는 예상만큼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주가가 6월 초 고점 대비 한 달여 만에 반 토막 나는 등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가라앉았습니다. 그래도 LG전자가 AI 밸류체인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는 충분하다는 평가는 여전히 공존하는데요. 마침 2분기 잠정실적도 발표된 만큼, 오늘 <산업 한입>에서는 LG전자의 현주소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롤러코스터 탄 LG전자 주가

🤖 가전 명가? 이제는 로봇 기대주

LG전자 하면 가전, 특히 생활 가전제품이 보통 떠오르곤 하지만, 최근 LG전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새롭게 주연으로 떠오른 것은 로봇 사업인데요. 2월 초 10만 원대 초반에서 5월까지 3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약 90%의 주가 상승세를 보인 비결 또한 로봇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덕분이죠.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로 기간을 좁히면 같은 기간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주에 맞먹는 주가 상승률을 보일 정도였으니, 그만큼 관심이 뜨거웠던 겁니다.

LG전자는 올해 1월 열린 CES 2026에서부터 로봇 사업에서의 성과를 조금씩 보여 왔습니다. CES 2026에서는 가사 보조 로봇 '클로이드'를 공개했는데요. 피지컬 AI 기술을 가정 환경에 적용하고, 실제 상용화를 빠르게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기에 LG전자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자체 생산하고, 상반기 중 양산에 나서면서 2028년에는 홈로봇의 상용화로 이어가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매년 1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입니다.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최하며, 1967년 처음 시작됐죠.

피지컬 AI: 물리적인 세계를 인식하고 학습하며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물리적인 디바이스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AI를 넘어, 디바이스 자체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의 학습을 통해 고도화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액추에이터: 전기나 유압, 압축 공기 등을 활용해 시스템을 움직이는 장치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품입니다. 회전 동작이나 밀고 당기는 선형적인 움직임 등 종류에 따라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과 유사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죠.

 

🔗 엔비디아와의 링크, 이어진 호재

여기에 현재 AI 시대를 주도하는 엔비디아와의 협업 소식은 또 한번의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5월 28일, 피지컬 AI를 핵심 성장 분야로 꼽아온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한국을 찾아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는 5월 29일과 6월 1일 이틀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6월 2일에는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39만 2,500원)까지 새로 쓰는 등 말 그대로 역사적인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당시 열기가 LG그룹주 전반으로 확산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이후 방한 일정을 통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구광모 회장을 만나 레퍼런스(개발표준) 로봇 공동 개발 등을 포함한 피지컬 AI, AI 인프라, 미래 모빌리티 등 AI 생태계 전반에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중장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LG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 그루트·아이작·코스모스를 활용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죠. 이후 지난달 22일에는 LG 그룹의 경영진이 미국 현지를 방문해 후속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거치는 등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모습입니다. 증권가 역시 LG전자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23일, LG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18만 원에서 35만 원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LG전자를 이제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급이나 로봇 사업 등 신사업에 주목해 성장주로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주가가 영...?

하지만, 엄청난 상승세를 보인 이후 LG전자의 주가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LG전자의 주가는 18만 5,700원까지 떨어졌는데요. 고점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셈입니다. 피지컬 AI, 혹은 AI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기대감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능성에 가깝습니다. 어찌 보면 젠슨 황의 행보 하나하나에 주가가 과민 반응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데요. 결국 구체적인 계약 체결이나 실적 개선 등 확실한 펀더멘탈 변화가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던 게 아니었던 탓일지, LG전자의 주가 하락세는 꽤 오래 이어졌습니다. 국내 주식 시장의 속설 중 'LG의 주가가 오르면 고점에 도달한 것이다'라는 불안감 역시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하는 데 박차를 가했죠. 

 

LG전자, AI와 함께하는 미래

💬 근거 없는 상승세까진 아니었어

다만, 최근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해서 LG전자의 상승세가 아예 근거 없는 거품이었던 건 아닙니다. 증권가에서도 LG전자의 잠재력은 확실히 인정받는 흐름인데요. 올해 들어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곳이 꽤 많은데요. 하나증권은 5월 14일 목표주가를 16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올린 데 이어, 지난 3일에도 26만 원으로 재차 상향했고, 유진투자증권과 앞서 언급한 교보증권 등 다양한 증권사가 지금보다는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판단 근거 역시 비교적 일관적입니다. AI 생태계로의 진입, 그리고 로보틱스 산업에서의 가능성 등이 LG전자를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봐야 할 근거로 언급됐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 로봇 산업에서 LG전자의 경쟁력은

LG전자는 로봇 시장에서 기존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먼저, 60년 넘게 가전제품을 제작하며 쌓아온 모터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로봇의 관절이자 근육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는 모터·감속기·엔코더로 구성됩니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을 생산하며 쌓아온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감속기 기술 내재화를 진행 중이라 알려졌습니다. 기계의 위치, 속도, 각도 등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제어 장치가 읽을 수 있는 전기적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인 엔코더 역시 LG전자의 계열사인 LG이노텍이 강점이 있는 분야죠. 

기존 사업을 통해 확보한 풍부한 데이터 역시 피지컬 AI 개발에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로봇의 AI 학습을 위해선 실제 공간·동작 데이터가 필요한데요.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본인의 링크드인 채널을 통해 LG전자는 14개국 31개 생산시설에서 10년간 쌓은 770TB 규모의 제조 데이터와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로 확보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LG의 장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류 사장은 "수십년 간 LG전자는 주거, 상업, 산업, 모빌리티 등 다양한 공간을 설계하고 운영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꾸준히 이어왔다"라며 이를 통해 쌓은 이해가 AI 솔루션이 최적으로 작동하고,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언급했죠. 증권가 역시 그동안 가전 시장에서 거둔 성과가 로봇 산업에서 충분히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 냉난방 공조, LG전자의 또 다른 무기

명실상부한 AI의 시대를 맞아 냉난방 공조(HVAC) 사업 역시 LG전자의 새로운 무기로 꼽힙니다. HVAC란 실내 온도·습도·공기 흐름을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AI 데이터센터의 서버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하고 복잡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열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냉각 장치의 수요 역시 갈수록 늘어나는 중입니다.

이런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냉각 설비 시장에서 LG전자는 두각을 드러냅니다. 엔비디아와도 AI 데이터센터 쿨링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으며, 현재 빅테크 2개에서도 LG전자의 데이터센터용 칠러(냉각 설비) 품질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수주를 목전에 뒀다는 보도가 나왔죠. 작년 LG전자의 데이터센터용 칠러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확대되는 등 실적 또한 가시화되는 모양새입니다.

 

🏢 LG는 체질 개선 중

한편, 최근 LG전자의 사업 구조 및 매출 비중을 봐도, LG전자가 어느 정도 가전 전문 회사에서 벗어나 B2B(기업 간 거래) 시장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는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LG전자의 주력 상품은 명실상부 생활가전 및 TV 부문이었습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이 27조 1,105억 원(전체 매출액의 36.7%), TV·오디오·홈뷰티기기 등의 제품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 17조 2,191억 원(전체 매출액의 23.3%)을 기록했죠. 그러나 생활가전이나 TV 시장에서 LG의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부침을 겪는 동안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그리고 광학모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최근에는 기판 생산으로도 주목받는 자회사 LG이노텍의 매출 비중은 점점 커지면서 그 자리를 메꿨는데요. 2024년, VS사업본부는 10조 6,205억 원으로 매출 비중 12.1%, LG이노텍은 21조 2,0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4.2%를 차지했죠. B2B 시장에서 꾸준히 성과를 거두며 계속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온 겁니다.

작년, LG전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생활가전은 HS사업본부, TV·모니터·PC·사이니지·오디오 등은 MS사업본부, 전장은 VS사업본부, 당초 가전제품과 통합돼 있던 에어컨·냉난방공조(HVAC)가 분리되면서 ES사업본부로 재편됐는데요. 작년 기준 VS사업본부와 ES사업본부의 합산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 1조 2,063억 원을 기록하며 기존 회사 내 강자던 HS와MS본부의 총합 영업이익(5,284억 원)을 웃도는 등 계속해서 변화의 물결이 들이치고 있죠.

 

LG전자, 2분기 성적표는 어때?

🎊 2026년 2분기, 역대 최고의 성적표

지난 7일, LG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 23조 8,297억 원, 영업이익 1조 5,788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9%, 영업이익 무려 146.9% 상승한 수치로, 둘 모두 역대 2분기 최대치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압도적인 상승세를 자랑하며 시장 전망치(1조 184억 원)를 뛰어넘었습니다. 1분기까지 합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이 3조 2,525억 원으로 작년 한 해 전체 영업이익(2조 4,784억 원)을 이미 넘어설 정도의 호실적을 기록한 거죠.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TV 판매 확대, 성수기와 유럽 폭염이 겹친 해외 에어컨 판매 증가, 전장 매출의 성장을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주식 시장의 반응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잠정실적이 발표된 7일,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할 정도로 시장 변동성이 컸던 탓으로 보이는데요. 그래도 LG전자의 주가는 1.83% 오른 18만 9,1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반등을 노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킷브레이커: 주식 시장에서 지수가 급락할 때 시장 참여자들에게 냉정한 투자 판단 시간을 제공하고자 주식 매매를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20분간 매매가 중단되고, 이후 10분 동안은 동시호가 단일가 매매만 진행되죠.

 

🇺🇸 일회성 이익이 있긴 한데...

한편, 관세 환급 또한 이번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난 이후, LG전자 또한 관세액 환급 절차를 진행해 이를 돌려받는 중이라 알려졌는데요. 회사가 공식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증권가에 따르면 약 3,000억 원을 이미 환급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LG전자 역시 환급이 확정된 금액에 대해 일회성 수익을 인식했다고 설명했으나, 이를 제외해도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유럽 폭염, 뜻밖의 블루오션

한편,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은 LG전자의 기회가 됐습니다. 최근 40도 안팎의 폭염이 유럽을 강타하면서 냉방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요.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EU의 에어컨 보급 대수가 2050년까지 약 2억 7,500만 대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2019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죠. 

그동안 유럽은 냉방 기기 업계엔 블루오션에 가까웠습니다. 까다로운 규제 탓에 실외기 설치가 어려운 등 걸림돌이 많았는데요. 작년 기준으로 유럽의 대표적인 시장인 프랑스의 에어컨 보급률이 24%에 그칠 정도로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죠. LG전자는 실외기 없이 배기 호스로 열기를 빼내는 휘센 이동식 에어컨과 친환경 히트펌프, AI 제어 시스템을 앞세워 유럽 공략에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주거 지역 HVAC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하는 등 B2B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는데요. 이는 이번 2분기에도 유럽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ES사업부의 매출이 증가하는 등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주식 시장의 분위기를 보면, 손에 잡히는 결과물 없이는 LG전자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 삼성전자마저 2분기 엄청난 호실적을 거뒀지만, 그럼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탓에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죠. 그래도, AI 데이터센터를 향한 투자 등 대 AI 시대의 큰 흐름이 이어지는 한, LG전자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희망찬 미래에 한 발 더 다가선 LG전자가 앞으로도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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