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담관암 표적 치료제 리픽투로 FDA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28일 HLB 그룹주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 경쟁약보다 높은 반응률과 확증 임상 부담이 없는 일반승인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지만, 연 8,000명 규모의 좁은 시장과 후발 주자라는 한계도 따라붙는데요.
- 시장의 눈은 세 차례 고배를 마신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재도전 등 다음 이벤트로 향합니다.
HLB, 상한가 찍은 배경은
🎁 추석 연휴 중 들려온 호재: 지난 24일 연휴 중,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 시각)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리픽투는 간에서 만든 담즙을 장으로 보내는 관에 생기는 암인 담관암의 치료제인데요. 이로써 미국 문턱을 넘은 두 번째 국산 항암제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 1호 항암제, 렉라자와 다른 점은?: 국산 항암제로 미국 문턱을 처음 넘은 약은 2024년 8월 허가받은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입니다. 유한양행이 도입해 개발한 뒤 얀센에 기술수출한 케이스인데요. FDA 허가 신청과 현지 판매는 얀센이 맡고 유한양행은 기술료와 판매 로열티를 받는 구조였죠. 반면 리픽투는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가 임상부터 신약허가신청(NDA)과 허가까지 직접 진행한 사례입니다. HLB 측은 국내 기업이 NDA를 제출해 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죠.
신약허가신청(NDA): 새로 개발한 합성의약품을 미국에서 팔 수 있게 해 달라고 FDA에 내는 허가 신청서입니다. 임상에서 확인한 효과와 부작용은 물론, 원료와 제조시설의 품질 관리 자료까지 함께 제출하는데요. FDA는 표준심사 대상이면 10개월, 우선심사 대상이면 6개월 안에 결론을 내는 것을 목표로 심사합니다.
📈 약세장도 뚫어낸 상승세: 연휴를 마치고 열린 28일 국내 증시에서 HLB 그룹주는 일제히 상한가로 마감했습니다. HLB는 장이 열리자마자 상한가(3만 9,700원)로 직행해 그대로 장을 마쳤고, HLB제약·HLB생명과학·HLB테라퓨틱스 등 그룹주도 나란히 가격 제한 폭까지 올랐는데요. 이날 코스피가 미국 장기 금리와 유가 부담에 2.70% 급락하며 4거래일 만에 7,000선(종가 6,889.74)을 내준 것과 대비되는 역주행이었습니다.
리픽투, 기대해도 되는 걸까?
🎯 암 키우는 스위치만 눌러 끈다: 담관암 환자 일부는 세포가 성장 신호를 받아들이는 단백질에 이상이 생겨 암세포가 계속 자랍니다. 리픽투는 이 단백질 가운데 문제를 일으키는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GFR) 2형만 찾아 막는 표적항암제인데요. HLB가 2024년 12월 미국 릴레이테라퓨틱스에서 계약금 500만 달러(약 68억 원)를 주고 글로벌 권리를 사 온 물질이죠.
💪 경쟁약보다 잘 든다?: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1·2상에서 종양이 의미 있게 줄어든 환자 비율을 의미하는 객관적반응률(ORR)은 45.7%였습니다. 효과가 유지된 기간도 중앙값 11.8개월로, 먼저 허가받은 페마자이레(36%·9.1개월)와 리트고비(42%·9.7개월)보다 수치상 앞서는데요. 허가 형태도 유리합니다. 두 경쟁약은 추가 임상으로 효과를 입증해야 허가가 유지되는 가속승인이지만, 리픽투는 확증 임상 없이 받는 일반승인이었습니다.
객관적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 항암제 임상에서 종양 크기가 정해진 기준 이상으로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뜻합니다. 약이 암을 실제로 공격하는 힘을 보여 주는 대표 지표인데요. 반응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는 반응지속기간(DOR)이라는 별도 지표로 따져, 보통 두 수치를 함께 봅니다.
가속승인: 치료제가 마땅치 않은 중증 질환에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만으로 FDA가 신약을 조건부로 먼저 허가해 주는 제도입니다. 환자에게 약을 빨리 쓰게 하자는 취지인데요. 대신 허가 후 확증 임상으로 실제 효과를 입증해야 하고, 실패하면 허가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조건 없이 나오는 일반승인과의 가장 큰 차이죠.
⚠️ 남은 숙제가 없는 건 아니야: FDA는 허가와 함께 하루 70mg인 현재 용량과 더 낮은 용량을 비교하는 임상을 2031년 11월까지 끝내라고 요구했습니다. 투여 환자의 31%에서 망막 이상이 관찰돼, 투여 초기에는 정기적으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반응률이 앞선다는 결과도 서로 다른 환자군에서 따로 진행된 임상이라, 숫자만으로 경쟁약보다 낫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약값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데다, 물질을 넘긴 릴레이에 단계별 성과 보수 최대 4억 8,500만 달러와 매출의 최고 10%대 초반 로열티도 줘야 한다는 점에서 실적 효과도 미지수인 부분이 있죠.
🧮 환자가 연 8,000명뿐: 리픽투가 노릴 시장은 넓지 않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담관암은 미국 신규 환자가 연 8,000명가량인 희귀암인데, 그중에서도 FGFR2 변이가 확인된 환자(간내담관암의 10~16%)만 투여 대상이라 실제 대상은 더 좁은데요. 2020년과 2022년 먼저 허가받은 페마자이레와 리트고비가 이미 자리를 잡은 점도 후발 주자에게는 부담입니다.
HLB, 다음 스텝도 중요해
🚧 간암 신약은 아직: 정작 HLB가 20년 가까이 공들여 온 간암 신약은 여전히 FDA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2007년부터 매달린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은 2024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는데요. 마지막 CRL의 원인이었던 항서제약 제조시설 실사를 놓고 FDA의 결과 통보 시한이 다음 달 1일로 다가온 가운데, 진양곤 의장은 보완 사항은 이미 완료됐다며 최신 안전성 자료를 정리하는 대로 재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완요구서한(CRL, Complete Response Letter): FDA의 신약 품목 허가 심사 결과 중 하나로, 신청한 제품에서 문제점이 발견됐을 때 업체에 보완을 요구하는 공문입니다. CRL을 발급받은 회사는 추가적인 현장 실사, 자료 보완 등을 통해 FDA에서 제기한 문제를 수정해야 하죠.
🗓️ 연말까지 이어지는 성적표: 한편, 임상 결과 등 HLB의 성과를 가늠할 주요 소식도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11월에는 HLB테라퓨틱스 쪽에서 희귀 안과질환인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 최종 결과를 내놓을 예정인데요. 연내에는 HLB이노베이션 자회사의 혈액암 CAR-T 후보물질(SynKIR-310) 미국 임상 1상 결과도 공개되죠. 진 의장은 "담관암 신약 승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후속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 출발선일 뿐이라는 시각도: FDA 허가가 곧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주가 급등을 향한 신중론도 나옵니다. FDA 허가라는 가장 큰 규제 장벽은 넘었지만, 먼저 자리 잡은 경쟁약을 밀어내고 처방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올지는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마침 같은 날 한올바이오파마의 루푸스 임상 중단, 삼성제약의 임상 계획 자진 취하 소식에 두 회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등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상황에 따라 크게 출렁인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