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EU와 인도가 19년 협상 끝에 역대 최대 규모 FTA를 체결했습니다.
-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양측의 협상 타결을 앞당긴 것으로 보입니다.
- EU는 미국 견제를 위해 시장 다변화를 시도하는 중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19년 만에 이뤄진 최대 규모 FTA
🖊️ 세계 GDP 25% 커버하는 협정: 유럽연합(EU)과 인도가 19년간의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졌는데요. 이번 협정은 20억 인구, 세계 GDP의 25%, 세계 무역량의 3분의 1을 포괄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FTA로 주목받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간 상품 관세장벽뿐 아니라, 서비스나 투자와 같은 비관세장벽을 완화하는 특혜무역협정입니다. 최근에는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경쟁 등 관세∙비관세장벽 외의 통상규범도 포함해 체결되는 추세입니다.
🚗 자동차 관세 110%에서 10%로: 이번 협정의 핵심은 관세 인하였습니다. 인도는 그동안 EU산 자동차에 부과했던 110% 관세를 5년에 걸쳐 10%까지 낮추기로 했는데요. 와인 관세도 150%에서 20%로 단계적으로 인하되고, 파스타와 초콜릿 등 가공식품 관세는 완전히 철폐됩니다. 이번 FTA를 통해 EU 기업의 관세 부담은 약 40억 유로(약 6조 8,000억 원) 절감될 전망이죠.
🇮🇳 인도도 이득 봐야지: EU 역시 인도에 시장을 열기로 했습니다. 향후 7년에 걸쳐 인도산 품목의 99.5%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하기로 했는데요. 인도산 가죽 제품, 화학 제품, 섬유, 의류, 보석 등이 관세 없이 EU 시장에 진출하게 됩니다. 인도는 이번 협상 체결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게 다 트럼프 때문이라고?
🔍 2007년 시작된 협상, 왜 이제야?: EU와 인도의 FTA 협상은 2007년 시작됐습니다. 거의 20년 전인 셈인데요. 협상 과정이 그만큼 순탄치 않았던 것입니다. 관세 인하와 특허권 보호 문제로 이견을 보이다 급기야 2013년엔 협상이 중단되기에 이르렀죠. 이후 9년이 흐른 2022년 재개된 협상이 최근 급물살을 탄 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EU와 인도는 같은 시기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폭탄을 맞았습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50% 관세를 내야 했고, EU도 미국으로부터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도록 압박 받았죠.
💲 미·중 의존도 낮추기 전략: 양측 모두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경제대국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습니다. EU는 트럼프 관세 압박과 함께 대중국 무역 감소로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에 세계 인구 1위인 인도를 미래의 중요한 시장으로 판단했습니다. 인도 또한 미국과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파트너의 기술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자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와 인도 사이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라고 칭하며 적극적인 관계 형성에 나섰습니다.
😤️ 미국은 불편한 기색: 한편 이런 속내를 알고 있을 미국은 이번 협정에 불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EU가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 구매하는 인도와 손을 잡았다는 점을 비판했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도와 FTA를 맺는 것은 자신의 전쟁 상대방에게 자금을 대는 꼴이라는 지적이죠.
EU의 홀로서기, 성공할 수 있을까?
🌏 유라시아 대륙 밖으로 커지는 EU 공동시장: 이에 앞서 지난 17일(현지 시각), EU는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의 FTA에도 서명했습니다. 1999년 협상을 시작한 지 25년 만인데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를 아우르는 7억 2,000만 명 규모 시장의 문을 활짝 열 수 있게 됐죠. EU는 미국의 관세 위협에서 다른 시장을 넓히는 방식의 대응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발효까진 첩첩산중: 하지만 남미 시장을 여는 FTA가 실현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남았습니다. 유럽의회는 협정을 유럽사법재판소에 회부해 EU 조약 부합 여부를 판단 받기로 의결했는데요. 법원 심리에 18~24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FTA 비준이 2년 이상 지연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 폴란드, 헝가리 등 농업 비중이 큰 나라에서 자국 농민 보호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거세기 때문이죠.
💪 하나 된 EU, 가능할까?: EU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를 계기로 자립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다보스포럼에서 재무장과 공급망 강화를 포함한 정책 청사진을 제시했는데요.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유럽 정세 개입이 불가피하고, 회원국 간 이해관계도 엇갈려 실제 완전한 자립까지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