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대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입니다.
- 엔화 약세, 달러 수요 급증,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이 배경인데요.
- 오늘(15일)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집니다.
환율, 다시 1,470원 돌파
📈 심상치 않은 환율의 오름세: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42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다시 무서운 기세로 오릅니다.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은 1,477.5원에 거래를 마치며 1,480원 문턱에 다가섰는데요. 장중 1,479.2원까지 급등하기도 했죠. 작년 말 당국이 환율을 잡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지 불과 20여 일 만에 벌어진 일이라 시장의 충격이 큽니다. 무려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하락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황이죠.
😨 수입 물가는 계속 올라: 당장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수입 물가는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4년 만에 가장 긴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국제 유가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가치가 워낙 낮다 보니 수입해 오는 물건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죠. 수입 물가는 보통 한두 달 뒤에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걱정인데요. 석유류나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결국 식탁 물가까지 줄줄이 인상 압박을 받게 됩니다.
🚨 정부, 외환 검사 착수?: 환율이 잡히지 않자, 정부는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이례적인 고강도 외환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관세청은 수출 대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 쌓아두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피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검사 대상만 무려 1,138곳에 달하며 국내 주요 대기업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죠. 기업이 환차익을 노리고 달러를 쟁여두는 것이 환율 불안을 키운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지난달에도 정부는 작은 이익을 탐내지 말라며 기업에 달러를 원화로 바꾸라고 압박한 적 있죠.
환율, 왜 자꾸 오르는 거야?
🇯🇵 뚝 떨어진 엔화 가치: 최근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데는 일본의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을 예고하면서 대대적인 돈 풀기 정책인 양적 완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는데요. 이에 달러당 159엔 선을 돌파하는 등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쳤죠. 세계 시장에서는 보통 원화와 엔화를 비슷한 자산군으로 묶어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엔화가 떨어질 때 원화도 함께 약해지곤 하는데요. 일본 수출 기업이 엔저 혜택을 보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입니다.
🌎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리스크: 불안한 세계정세 또한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립니다. 최근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소식이나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같은 소동이 벌어지며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데요. 미국이 그린란드 점유 야욕을 드러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배경이죠.
🇺🇸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미국 내부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좋다는 점도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입니다.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금리를 빨리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였는데요. 여기에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7%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6%로 둔화하는 등 물가가 급격히 변동하는 모습은 아니죠.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매우 높게 점칩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수록 달러 강세 기조는 더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가계가 실제로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화를 종합해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까지 포함해 체감 물가를 잘 반영합니다.
근원 CPI: CPI에서 식료품과 에너지처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 지표입니다. 일시적 요인을 걷어내, 장기적인 물가 흐름을 판단하는 데 활용됩니다.
돈이 너무 많이 풀렸나
💸 통화량이 두 배나 많다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시중에 풀린 통화량(M2)이 실물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화량 비율은 약 153.8%로, 미국의 71.4%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인데요. 이는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죠. 다른 나라의 통화량 비율은 코로나19 이후 낮아지는 추세지만, 한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여겨집니다.
광의 통화(M2): 시중에 풀려 있는 '넓은 범위의' 돈을 뜻합니다.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현금·요구불예금(M1)에 더해, 비교적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정기예금·적금·MMF 같은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한 지표죠. 곧 돈이 될 수 있는 자금까지 합친 전체 유동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한국은행의 반박: 다만, 한국은행(한은)은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현재의 통화량이 장기적인 추세와 비교했을 때 결코 과도한 수준이 아니며, 환율 상승의 주된 원인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미국과 통화량 비율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구조적 차이 때문이라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금융 시스템이 은행 중심인 반면, 미국은 자본 시장이 발달했다는 것이죠. 환율이 오르는 것은 통화량보다는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확대 같은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는 것이 한은의 판단입니다. 유동성만으로 환율이나 자산 가격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 금리 인상의 딜레마: 한은은 통화량을 줄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에도 신중한 입장입니다. 유동성을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오히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가 벌어지면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더 치솟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경고음도 들리죠. 현재 한은은 부동산 가격과 환율 사이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데요. 오늘 한국은행은 올해 첫 기준금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채권 전문가 96%의 예측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2.5%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집니다.
금리와 성장률의 관계: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투자와 소비가 위축하는데요. 그 결과 경제 활동이 둔화하면서 성장률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