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현대차는 파업 여파로 6년 만에 매출이 줄었지만, 기아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습니다.
- 다만, 양사 모두 영업이익에 대한 차가운 시선 속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 중동 분쟁과 중국차 공세 속에 4분기 수익성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냐가 과제로 꼽힙니다.
엇갈린 3분기 성적표
📉 현대차, 6년 만에 매출 뒷걸음: 현대자동차의 3분기 매출은 45조 1,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습니다. 분기 매출이 역성장한 건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6년여 만인데요. 부품사 화재에 추석 연휴와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도매 판매가 92만 710대로 11.3% 감소한 영향이 컸죠. 다만 우호적인 환율과 원가 절감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2조 6,772억 원으로 5.5% 늘었습니다.
📈 기아,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기아는 같은 기간 31조 5,97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도매 판매가 84만 7,355대로 7.9% 늘었고, 매출도 10.1% 증가했는데요. 영업이익은 1조 8,183억 원으로 24.3% 뛰었습니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면서 5,300억 원가량의 기저효과가 발생한 덕분이죠.
🔋 이익 떠받친 하이브리드: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차(HEV)가 수익성 방어의 일등 공신으로 꼽힙니다. 기아의 3분기 미국 HEV 판매는 6만 9,000대로 1년 새 118% 급증했고, 미국 HEV 시장 점유율은 10.6%로 2011년 진출 이후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는데요. 현대차도 HEV를 16만 7,414대 팔아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2%로 2.7%P 높아졌습니다. 고부가가치 차종이 늘면서 판매 감소의 충격을 일부 흡수한 셈입니다.
하이브리드차(HEV):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움직이는 자동차입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번갈아 사용하거나 함께 작동시켜 연료 소비를 줄이고 연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죠.
이익 늘었는데 주가는 왜 급락했나
📊 기아, 어닝쇼크에 12% 급락: 하지만, 기아 주가는 실적이 발표된 10월 30일 11.73% 떨어진 9만 5,600원에 마감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증권사 컨센서스인 2조 3,597억 원을 22.9%나 밑돌았기 때문인데요. 전기차(EV) 점유율을 높이려 판매장려금을 늘리고 가격을 내리면서 영업이익이 7,270억 원 줄었습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분쟁 장기화로 5,700억 원이 추가로 빠졌죠.
💱 현대차, 환율이 가린 본업 부진: 현대차 역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웃돌았음에도 주가가 3.59% 내린 28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업이익 증감을 뜯어보면 환율 효과가 1조 2,830억 원의 증익 요인으로, 판매 물량 감소에 따른 감익분(1조 1,120억 원)보다 컸다는 점이 문제가 됐는데요. 환율이 떨어지면 실적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분기 중 환율 하락으로 외화 환산손실까지 생기면서 당기순이익은 1조 9,317억 원으로 24.2% 감소한 것도 투심에 악영향을 줬습니다.
🤖 로봇 이야기, 계속 안 할 거야?: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꺾인 것도 증권가의 실망감을 키웠습니다. 올해 현대차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로봇 사업의 지분가치였지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았는데요. 이에 실적 발표 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 22곳 중 13곳이 목표주가를 낮췄습니다. 연초 36.6%였던 외국인 지분율도 24.14%까지 떨어졌죠.
컨퍼런스콜: 기업이 투자자나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경영 실적과 주요 사업 현황을 설명하는 회의입니다. 주로 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리며, 경영진이 실적과 향후 전망을 설명하고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4분기 공통 과제는 수익성 회복
🎯 현대차, 연간 목표 낮췄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도매 판매 목표를 415만 8,300대에서 400만 대로 낮췄습니다. 영업이익률 목표도 6.3~7.3%에서 5.5~6.5%로 조정했고, 자동차 부문 투자 계획은 17조 8,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1조 8,000억 원 줄였는데요. 9월부터 국내 공장이 정상화된 만큼 4분기에는 아반떼·투싼·GV90 판매 확대와 GV80 하이브리드 출시로 물량 회복에 나설 계획입니다.
🇨🇳 안방까지 파고든 중국차: 내수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의 공세도 거세집니다. BYD코리아는 연말까지 국내 서비스센터를 26곳으로 늘리고, 지커는 5,299만~6,999만 원짜리 중형 전기 SUV 7X의 고객 인도를 시작했는데요. 현대차는 잦은 가격 인하 대신 잔존가치 보장형 할부로 월 납입금을 낮추고, 국내 전기차 서비스 거점을 약 1,000곳까지 확보해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아도 미국에서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고수익 차종 판매를 늘릴 계획이죠.
잔존가치 보장형 할부: 자동차를 구매할 때 몇 년 뒤 예상되는 중고차 가격(잔존가치)을 미리 정해두고, 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나눠 내는 할부 방식입니다. 일반 할부보다 월 납입금이 적지만, 계약 만기에는 차량을 반납하거나 남은 금액을 내고 차를 인수해야 합니다.
⚠️ 환율 의존 줄여야: 문제는 4분기에도 비우호적 변수가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계속되는 데다, 환율마저 하락하면 작년 4분기의 높은 평균 환율(1,450원) 대비 손익 부담이 커질 수 있는데요.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도 4분기에 수익성이 극적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환율 같은 외부 변수에 기대지 않고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양사의 숙제로 남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