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동결한 한전, 쌓인 빚은 괜찮을까?
전기요금 동결한 한전, 쌓인 빚은 괜찮을까?
© 연합뉴스

전기요금 동결한 한전, 쌓인 빚은 괜찮을까?

JUNE
이슈 한입2026-09-22

🔎 핵심만 콕콕

  • 한전이 4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해 연료비 조정단가가 18분기째 그대로입니다.
  • 작년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부채가 210조 원이 넘어 재무 부담은 여전합니다.
  • 한편, 한전은 전력망 재원을 마련하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요금 선납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한전, 4분기 전기요금 동결했다

📢 4분기 전기요금, 그대로 간다: 한국전력(한전)이 4분기(10월~12월) 전기요금을 지금 수준으로 동결했습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 네 가지로 이뤄지는데요.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은 분기마다 정해진 계산식에 따라 다시 매기고, 나머지 세 가지는 정부와 한전이 따로 인상을 결정할 때 바뀝니다. 한전은 이번에도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했습니다. 2022년 3분기 이후 열여덟 분기째 같은 수치죠.

연료비 조정단가: 발전 연료 가격의 변동을 전기요금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한 단가입니다. 최근 3개월간 실제 연료비(실적연료비)에서 요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연료비(기준연료비)를 뺀 만큼을 전기 1kWh당 금액으로 바꿔 분기마다 정하는데요. 여기에 전기 사용량을 곱한 것이 연료비조정요금이고, 요금 급변을 막기 위해 kWh당 -5원에서 +5원 사이로 제한됩니다.

🔥 올릴 이유는 있었지만 묶었다: 사실 이번 분기에도 요금을 올릴 이유는 있었습니다. 최근 석 달 실제 연료비가 kg당 549.64원으로 기준 연료비 494.63원보다 55원가량 비쌌고, 이를 전기 1kWh 기준으로 바꾸면 조정단가는 7.3원이 돼야 했는데요. 연료값이 뛰면서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오는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도 월평균 육지 기준 1월 kWh당 102.84원에서 8월 147.88원으로 올랐고,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도 1월보다 39%가량 뛰었습니다. 다만, 연료비 조정단가는 상한 5원에 막혔고, 서민과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다른 항목 역시 별도로 조정되지 않으면서 결국 동결로 이어진 겁니다.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 올 때 적용되는 도매가격입니다. 시간대마다 전력 수요를 맞추는 데 필요한 발전기 가운데 가장 비싼 발전기의 원가로 정해지는데요. 주로 LNG 발전기가 마지막에 돌아가기 때문에 LNG 가격이 오르면 SMP도 따라 오릅니다.

😫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나: 이에 한전이 짊어져야 할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심각해졌을 때도 한전은 적자에 시달려야 했던 적이 있는데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원가 상승분을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죠. 이번에도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계속 큰 상황인 만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한전 재무 상태, 요즘도 불안할까?

📈 사상 최대 이익 뒤 다시 주춤: 한전은 2023년 3분기 10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뒤 이익을 빠르게 늘려 왔습니다. 2022년 이후 일곱 차례 요금 인상 효과와 연료비 안정이 겹치면서 작년 영업이익은 13조 5,248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올해는 흐름이 꺾여 상반기 영업이익이 4조 9,12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6% 줄었습니다. 발전용 석탄인 유연탄의 국제 가격이 오르면서 연료비가 늘어난 탓이죠.

💸 부채 210조 원, 여전히 무겁다: 부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부채는 210조 7,000억 원으로 하루 이자만 115억 원이 나가는데요.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연료비가 급등했는데도 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해 쌓인 누적 영업적자도 34조 원이 남아 있습니다. 한전은 이 적자를 해소하려면 지금의 흑자 구조를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돈 벌 구석도 잘 안 보여: 수입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KB증권은 유가와 LNG, 석탄 가격이 오르면서 한전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35.2%, 27.3% 낮췄는데요.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산업용 지역 요금제에 따라 지역별조정요금이 연내 새로 생기면, 4분기부터 산업용 요금이 전력 공급 여건에 따라 지역별로 최대 10%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산업용 요금까지 내려가면 한전 수입이 연 3조 원 가까이 줄어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죠.

💪 2022년과는 다르다: 그래도 한전의 버티는 힘이 예전보다 커졌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2022년보다 전력 판매단가가 40% 넘게 올랐고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도 높아졌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대규모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입니다.

 

삼성·SK에 전기료 선납 제안했다가 퇴짜 맞다?

📨 5년 치 요금, 미리 내 줄 수 없을까?: 한편, 한전은 지난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앞으로 5년 치 전기요금을 미리 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두 회사가 작년 낸 전기료를 기준으로 삼성전자 약 20조 원, SK하이닉스 약 5조 원을 1년에 걸쳐 나눠 내면, 한전이 국고채 2년물보다 높은 금리를 쳐서 반기마다 전기요금에서 깎아 주는 방식을 제시한 건데요. 한전은 이 돈을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단지에 전기를 보낼 전력망 건설에 먼저 쓸 계획이었습니다. 요금을 앞당겨 받으면 한전채를 덜 찍고도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던 것으로 보이죠.

🙅 삼성·SK 모두 거절: 하지만, 두 회사는 모두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5년 동안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한전에 거절 의사를 전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이유로 응하지 않았는데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반도체가 활황이긴 하지만 번 돈 이상으로 새로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 선납할 만큼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공기업 빚을 민간 기업에 떠넘기나?: 이 과정에서 공기업의 부실을 일부 민간 기업의 선납으로 해결하려는 제안은 책임과 부담의 원칙에 맞지 않는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함께했습니다. 한전 재무를 바로잡으려면 선납보다 정치적 고려를 뺀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먼저라는 주장입니다. 그동안 선례가 없는 일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혔죠. 논란이 커지자 김 장관은 채권·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 재정 당국의 아이디어 차원이었을 뿐 꼭 받아야 할 절박한 이유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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