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한국과 영국이 2년간의 협상 끝에 한·영 FTA 개선 협상을 최종 타결했습니다.
- 전기차·K-푸드 등 주력 품목의 원산지 기준이 완화돼 수출이 쉬워지는데요.
- 공급망부터 AI 기술까지 미래에 대비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입니다.
브렉시트 이후 4년, 개선 협상의 배경은
🇬🇧 브렉시트로 시작된 한·영 FTA: 한국과 영국이 2년여 간의 협상 끝에 한·영 FTA 개선 협상을 최종 타결했습니다. 영국은 2020년 브렉시트 선언 이후, 한국과의 교역을 지속하기 위해 2021년에 한·영 FTA를 체결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협정은 2011년 발효된 한·EU FTA와 같은 내용으로 체결돼 새로운 산업과 현실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었죠. 그래서 양국은 2년 내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고, 작년 초부터 6차례 개선 협상과 5차례 통상장관 회담을 거쳐 이번에 최종 타결에 이르렀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간 상품 관세장벽뿐 아니라, 서비스나 투자와 같은 비관세장벽을 완화하는 특혜무역협정입니다. 최근에는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경쟁 등 관세∙비관세장벽 외의 통상규범도 포함해 체결되는 추세입니다.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말로, 2020년 1월 31일 이뤄졌습니다. 다만 양측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12월 31일을 전환기로 설정했으며, 2020년 12월 24일 미래관계협상을 타결하면서 2021년 1월 1일부터 브렉시트가 현실화했습니다.
🌍 달라진 통상 환경 반영: 이번 개선 협상은 2021년 한·영 FTA 발효 이후 크게 변화한 통상 환경을 반영했습니다. 희토류·요소수 등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의 공급 불안 사태가 벌어졌고, 데이터 이동·온라인 서비스·디지털 콘텐츠·인공지능(AI) 같은 서비스와 기술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죠.
요소수: 요소에 증류수를 섞어 만든 것으로, 디젤차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필수적입니다. 요소수를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는 석탄 채취를 종료하면서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했는데, 중국 정부가 2021년 요소의 생산과 수출을 통제하면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 실질적 성과도 기대: 영국 정부는 이번 FTA 개선으로 금융·보험·법률 등 주요 서비스 부문에서만 연간 4억 파운드 규모의 추가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협상 타결은 교역을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 양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 정부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 환경에서 유럽 핵심 파트너와의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죠.
한·영 FTA, 무엇이 달라지나
🚗 전기차 무관세 혜택 받기 쉬워져: FTA 타결 후 가장 큰 변화는 우리 주력 수출품의 원산지 기준 완화입니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영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36%)을 차지하는 품목인데요. 이전까지는 부품과 재료 등 부가가치의 55% 이상이 한국이나 영국에서 만들어져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협상에서 이 기준이 25%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배터리 원료인 리튬·흑연 등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전기차는 원료 가격에 따라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수입 원료 가격 변동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도 FTA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죠.
🍜 낮아진 K-수출 장벽: K-푸드와 K-뷰티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됐습니다. 만두·떡볶이·김밥·김치 같은 가공식품은 그동안 밀가루나 채소 등 주요 원재료가 역내산이어야 무관세가 적용됐는데요. 앞으로는 일부 재료를 제3국에서 수입하더라도, 국내에서 최종 생산하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화장품 등 화학제품도 화학반응, 정제, 혼합 등 공정이 국내에서 수행되면 한국산으로 인정돼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됩니다.
역내산: 자유무역협정(FTA)에 참여한 국가 역내에서 생산되거나, 정해진 기준만큼 가공·제조된 상품을 뜻합니다. 역내산으로 인정되면 수입국에서 관세가 면제되거나 크게 낮아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영국 고속철 시장 개방: 정부 조달 시장에서는 영국이 고속철도 시장을 추가로 개방합니다. 그동안은 한국만 이 시장을 일방적으로 개방했지만, 이번 협상으로 불균형이 해소됐는데요. 국내 철도 기업들은 영국 고속철 사업 참여는 물론, 이를 발판으로 유럽 고속철 시장 진출까지 노릴 수 있게 됐죠.
미래 대비 협력 체계 구축
🔗 공급망 협력 체계 강화: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희토류, 요소수, 배터리 등 원자재 공급 혼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했습니다.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 양국이 지정한 핫라인을 통해 10일 내 긴급회의를 열어 교란 품목 신속 수출, 대체 공급처에 관한 정보 공유 등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비한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한 겁니다.
✈️ 비자 문제 해결: 오랫동안 기업의 불편을 불러왔던 비자 문제도 손질했습니다. 영국 내 제조 공장 설립 초기 한국 엔지니어, 설비 유지·보수 전문인력 등이 수월하게 영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됐는데요. 영어 능력 시험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비자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한국 본사 인력뿐 아니라 협력업체 인력도 서비스 계약을 통해 영국으로 초청할 수 있게 되죠. 미국 조지아주에서 불거졌던 비자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기도 합니다.
🤖 AI·디지털 협력 강화: 한편,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온라인 소비자 보호 규범 등 디지털 신규 규범도 반영했습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기술 선도국으로 꼽히는 영국과의 상세 협력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기업 간 연구개발 강화 및 관련 투자 증진, AI 육성을 위한 정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한·영 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정기적으로 AI,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첨단 제조 등 기술 분야 협력을 논의합니다. 아울러 1976년 체결된 기존 한·영 투자보장협정을 대신해, 투자자 보호와 투자 촉진을 동시에 담은 새로운 규범도 도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