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물가 시위가 최악의 폭동으로
프랑스, 고물가 시위가 최악의 폭동으로
© 연합뉴스

프랑스, 고물가 시위가 최악의 폭동으로

JUNE
이슈 한입2026-10-19

🔎 핵심만 콕콕

  •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 항의 시위가 약탈·방화로 번지며 리모주 시청이 불타는 등 최악의 폭동으로 치달았습니다.
  • 4주째 이어진 고교생 교육 시위에 생활비·연료비 급등과 긴축에 분노한 노조와 시민이 가세했는데요.
  •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책임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탈리아·벨기에 등 유럽 곳곳으로 시위가 번지는 양상입니다.

파리 도심이 약탈과 방화 현장으로

🔥 수십만 명이 거리로: 17일(현지 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치솟는 생활비와 연료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 프랑스 내무부 집계로 55만 명이 거리로 나왔는데요. 시위를 주도한 노동총동맹(CGT)은 전국 1,750곳에서 8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주장했죠. 시위대는 2018년 유류세 인상에 맞섰던 노란 조끼 운동을 잇는다는 뜻으로 노란 조끼를 입고 나왔습니다.

노란 조끼 운동: 2018년 프랑스에서 유류세 인상과 높은 생활비에 반발해 시작된 대규모 시민 시위로, 참가자들이 노란색 안전조끼를 입어 ‘노란 조끼 운동’이라 불립니다. 이후 마크롱 정부의 경제정책과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하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발전했죠.

🛍️ 명품 매장이 표적: 오전까지 평화롭던 시위는 시위대가 오후 들어 루브르 박물관 인근 중심가로 진입하면서 폭동으로 바뀌었습니다. 라파예트 백화점과 셀린느·디올 등 명품 매장, 휴대폰 매장과 슈퍼마켓이 약탈의 표적이 됐는데요. 일부 시위대는 사다리와 울타리로 매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방돔 광장과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폭죽을 던지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맞서며 충돌이 이어졌죠.

🏛️ 지방 도시도 불길: 피해는 파리 밖으로도 번졌습니다. 남서부 리모주에서는 143년 된 시청 건물이 방화로 불타 지붕이 무너지고 종탑까지 전소됐는데요. 제2 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파손하고 시청에 난입해 벽에 무정부주의를 뜻하는 A자를 그리기도 했죠. 이들은 1789년 프랑스혁명 때 바스티유 감옥이 습격당한 일에 빗대 바스티유를 점령하러 간다고 외치기도 했는데요. 리옹에서는 관광안내소가 불에 탔고, 툴루즈와 그르노블 등에서도 약탈과 방화가 보고됐습니다.

⚠️ 전례 없는 도심 폭력: 현지 언론 르몽드는 이번 사태를 전례 없는 심각한 도심 폭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파리 전역의 거리가 조직적으로 파괴돼 피해가 막대하다고 밝혔는데요. 남부 생테티엔에서는 시위 참가자 한 명이 경찰이 쏜 시위 진압용 수류탄에 맞아 손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알려졌습니다. 르코르뉘 총리는 하루 동안 전국에서 1,200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죠.

 

학생 시위에 고물가 분노가 더해졌다

📚 시작은 교육 시위: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지난달 시작된 고등학생들의 시위입니다. 학생들은 공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4주째 전국에서 시위를 이어왔는데요. 여기에 대학생과 노동조합, 일반 시민이 높은 생활비와 연료 가격에 항의하며 가세하면서 규모가 급격히 커졌습니다. 8년 전 노란 조끼 운동을 이끌었던 인사들도 이번 집회 참여를 독려했죠.

💸 생활비·연료비·긴축이 겹쳤다: 시위를 촉발한 것은 급등한 생활비와 에너지 가격입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가격이 흔들리는 가운데 정부가 긴축 정책을 펴면서 공공서비스가 나빠졌다는 불만이 쌓였는데요. 노동총동맹(CGT)은 임금과 연금 인상, 물가 인하, 공공서비스 확충을 요구하며 정부에 진압을 멈추라고 촉구했습니다.

🗣️ 청년들의 분노: 현장에서는 청년들의 불만이 그대로 터져 나왔습니다. 한 고등학생은 "거짓말하는 정치인들과 지난 10년간 더 많은 부를 가져간 초부유층 등 수많은 이유로 시위에 나왔다"라고 외치기도 했는데요. 또 다른 대학생은 미래가 보이지 않아 시위에 참여했는데 정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치권 공방 속 유럽 전역으로 확산

🇫🇷 마크롱, 엄정 처벌 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며 약탈과 기물 파손에 가담한 이들을 기소해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도 경찰이 극도로 격렬한 폭력에 맞서 싸웠다며 공권력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엑스(X)에 제도를 무너뜨리려는 혼란 조장 세력에 맞서 단결하겠다는 글도 올렸습니다. 다만 전날 평화 시위를 호소했던 그의 당부는 시위대의 불만을 막지 못했습니다.

🗳️ 대선 앞둔 책임 공방: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시위 성격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지지율 선두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극좌 세력이 시위의 본래 취지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반면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시위 현장에 직접 나와, 언론이 일부 폭력 장면만 집중 보도한다고 반박했습니다. 8년 전 마크롱 정부를 흔들었던 노란 조끼 운동이 고물가와 맞물려 재점화할 가능성도 주목받죠.

🇪🇺 이탈리아·벨기에도 시위: 같은 날 유럽 곳곳에서도 생활비와 주거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시위대가 고급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차에 불을 질러 미성년자를 포함한 50여 명이 체포됐는데요.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시위는 자유지만 도시를 불태울 자유는 없다고 비난했고, 최대 노조 CGIL은 다음 달 20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과 포르투갈 리스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긴축과 주택난에 반발하는 집회가 열렸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는 넉 달째 에디 라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 온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고무탄과 물대포까지 동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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