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쿠팡Inc가 3분기 6,42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세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갑니다.
- 매출이나 고객 지표는 준수했지만, 로켓배송 등 본업과 관련된 마진은 반 토막 나는 등 불안 요소가 산적해 있는데요.
- 공정위 과징금은 적자를 키울 변수로 꼽히며, 쿠팡의 올해 적자가 2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쿠팡Inc, 세 분기 적자로 3년 치 이익 날렸다
📉 올해 누적 적자 1조 8,318억 원: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3일(현지 시각) 3분기 영업손실 4억 5,000만 달러(약 6,423억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작년 3분기 2,245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1분기 3,545억 원·2분기 8,350억 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적자기도 한데요.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1조 8,318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1년 연간 적자 1조 7,088억 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2023년 첫 연간 흑자 이후 3년간 번 영업이익 1조 8,987억 원에 맞먹는 돈을 세 분기 만에 잃은 거죠.
🛒 매출도 고객도 역대 최대인데...: 3분기 매출은 99억 6,200만 달러(약 14조 2,209억 원)로 작년 3분기보다 7% 늘어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1% 늘어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8~9%)를 웃돌았는데요. 로켓배송·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은 2,520만 명으로 2%, 고객 1인당 매출은 47만 3,930원으로 6% 늘었습니다.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 수도 작년 3분기와 직전 분기보다 모두 늘어 역대 최대고,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10월 쿠팡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역시 3,605만 명으로 가장 많았죠.
고정환율: 환율을 작년과 같게 고정해 놓고 계산한 실적 증가율입니다. 쿠팡Inc처럼 한국에서 벌어 달러로 보고하는 회사는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장사가 잘돼도 달러 매출이 줄어 보이는데요. 환율 변동을 걷어내야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컸는지 보이기 때문에, 회사의 매출 전망을 잡을 때 이를 기준으로 활용하곤 합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Monthly Active User): 30일간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활동한 인원의 수를 보여줍니다. 서비스의 사용자가 얼마나 되는지 평가하는 데 쓰이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 3분기엔 화재, 2분기엔 과징금: 쿠팡은 최근 여러 단기 악재를 맞이했습니다. 3분기 영업손실에는 7월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 2억 4,800만 달러(약 3,540억 원)가 반영됐는데요. 불탄 재고 1,356억 원은 매출원가에, 건물과 설비의 손상차손 2,184억 원은 판매관리비에 포함됐습니다. 지난 2분기에도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약 6,247억 원이 비용으로 잡힌 바 있습니다. 상반기 적자가 1조 원을 넘은 배경 중 하나로 꼽히죠.
쿠팡 적자, 단순히 일회성 사건 때문일까?
🧾 화재 빼도 2,883억 원 적자: 쿠팡Inc의 3분기 영업손실은 화재 비용을 빼도 2억 200만 달러(약 2,883억 원)로, 2분기 과징금을 뺀 영업손실(2,192억 원)과 비교해도 여전히 691억 원 많습니다. 본업인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만 봐도 조정 EBITDA는 5,495억 원으로 45% 줄었는데요. 매출 대비 조정 EBITDA 비율인 조정 EBITDA 마진은 8.8%에서 4.6%로 반 토막 났습니다. 감소 폭이 1분기 35%, 2분기 42%, 3분기 45%로 세 분기 내내 커졌다는 점 역시 눈에 띄죠.
조정 EBITDA: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다시 더하고 주식보상비용 같은 비현금 항목을 조정한 이익입니다. 설비 투자가 많은 기업이 영업으로 현금을 얼마나 버는지 보는 지표인데요. 이 이익을 매출로 나눈 것이 조정 EBITDA 마진으로, 5%면 100원을 팔아 5원을 남겼다는 뜻이죠.
💸 오른 납품가, 못 올린 판매가: 납품가가 올랐는데 쿠팡은 판매가는 올리지 못한 채 할인 행사까지 진행하면서 손해 보고 파는 상품이 늘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7월부터 가공식품·음료·생활용품·가전 업체는 줄줄이 납품가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로 떠난 고객을 붙잡으려 와우 멤버스데이 같은 행사를 진행하게 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 김범석 "구조적 문제 아니다": 쿠팡은 이런 수익성 악화가 구조적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마진을 깎은 요인으로 공급망 차질, 사고 전 수요에 맞춰 지은 물류 설비의 고정비, 떠난 고객을 되찾기 위한 마케팅비 세 가지를 꼽았는데요. 물동량이 회복되면 공급망과 설비 가동률이 정상화되고, 마케팅비는 이미 줄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죠.
쿠팡 연간 적자, 2조 원 넘길까
📅 4분기 전망은 매출 13~14% 성장: 쿠팡은 4분기 고정환율 기준 매출이 13~14% 늘고, 연결 조정 EBITDA 마진은 3분기 1.2%에서 0.5~1.5%P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내년 중반이면 프로덕트 커머스의 성장률과 마진이 사고 전 수준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그래도 시장은 일단 4분기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4분기 영업손실이 1,682억 원만 넘어도 쿠팡Inc의 연간 적자는 2조 원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 공정위 과징금은 변수: 추가적인 과징금 또한 쿠팡의 앞날을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쿠팡이츠가 입점 음식점에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지 않은 가격과 혜택을 요구한 최혜대우 사건과, 와우 멤버십에 쿠팡이츠를 묶은 끼워팔기 사건을 심의 중인데요. 최혜대우 사건의 예상 과징금은 250억~420억 원이고, 끼워팔기 사건은 관련 매출 5조 2,600억 원에 상한율 4%를 적용하면 추산 과징금이 최대 2,100억 원가량입니다.
🇹🇼 신사업 투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 대만 로켓배송·쿠팡이츠·파페치처럼 아직 투자 단계인 신사업을 묶은 성장사업에서는 투자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3분기 성장사업 매출은 15억 8,800만 달러(약 2조 2,669억 원)로 23% 늘었지만, 사업을 넓히고 투자를 더하면서 조정 EBITDA 손실은 2억 6,900만 달러로 전 분기보다 5,000만 달러 늘었는데요. 쿠팡은 대만 물류 인프라 투자를 앞당기면서 이 부문의 올해 손실 전망 상단도 10억 달러에서 10억 5,000만~11억 달러로 올려 잡았습니다. 본업 수익성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따라 이런 투자 확대의 부담이 어느 정도로 평가받을지도 갈릴 것으로 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