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채, 전쟁통에도 홀로 강세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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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채, 전쟁통에도 홀로 강세인 이유

JAY
경제 한입2026-04-28

💡 오늘 <경제 한입>을 읽으면 아래 내용들을 알 수 있어요!

  • 중동 전쟁 속에서도 중국 국채만 ‘나 홀로 강세’를 보이는 이유
  • 한국은행이 중국 국채를 꾸준히 사 온 배경
  • 중국 국채가 아직 안전자산이 아닌 ‘전략적 피난처’로 평가받는 배경

요즘 중국 국채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입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미국·일본·영국·한국 등 주요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와중에 중국 국채만 '나 홀로 강세'를 보이는데요.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발행 시작 몇 초 만에 완판될 정도로 사재기에 나서고 있고, 외국인 기관들은 더 많은 거래 권한을 요구하며 자금을 옮깁니다.

한국은행도 15년째 꾸준히 중국 국채에 투자한다는 사실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시장의 시선이 더욱 쏠립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곧 대규모 국채를 발행한다는 소식에도 가격이 오히려 오르는 이상한 현상까지 나타났는데요. 도대체 중국 국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오늘 <경제 한입>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중국 국채에 몰리는 자금

📈 국채 가격이 오른다는 게 무슨 뜻일까

먼저 국채가 뭔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한 채권으로, 정부가 돈이 필요할 때 시장에서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인데요. 투자자는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정해진 기간 동안 이자를 받다가 만기가 되면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망하지 않는 이상 약속한 돈을 받을 수 있어,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알아둘 점은 채권의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 가격이 오르면 정해진 이자는 그대로니 새로 사는 사람 입장에선 수익률, 즉 금리가 낮아지는데요. 반대로 인기가 식어 가격이 떨어지면 같은 이자를 더 싸게 사는 셈이라 금리는 올라갑니다. 그래서 '국채 금리 하락 = 국채 가격 상승'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죠.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월 들어 약 7bp(1bp=0.01%P) 하락하며 한때 1.75% 아래까지 내려갔습니다. 통상 정부가 새 국채를 대량 발행하면 공급이 늘어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요. 25일 30년 만기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을 앞두고도 가격이 오히려 강세를 보였습니다. 시중에 풀린 풍부한 돈이 공급을 압도한 것이죠.

 

🇨🇳 개인투자자 사재기 광풍

이런 흐름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뚜렷합니다. 중국 재정부가 이달 발행한 저축성 국채는 판매 시작과 거의 동시에 완판됐는데요. 한 은퇴를 앞둔 투자자는 모바일뱅킹 접속 지연과 한도 소진으로 여러 은행을 옮겨 다녔지만 결국 구매에 실패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판매 시작 10분 전부터 대기해 15초 만에 구매를 마쳤다고 하죠.

이번 국채는 3년물 연 1.63%, 5년물 연 1.7% 고정금리 상품으로, 각각 270억 위안과 330억 위안 한도로 발행됐습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3~1.5%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국채는 더 높은 이자를 주면서도 국가 신용을 바탕으로 한 안정성까지 갖췄는데요. 이자 소득에 세금이 붙지 않는 점도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시장에선 '손 빠른 자만 살 수 있는 시장'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이죠.

 

왜 지금 중국 국채인가

⚔️ 전쟁이 만든 '나 홀로 강세'

중국 국채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중동 전쟁입니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각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소 0.3%P 이상 뛰었는데요. 일본 10년물 금리는 한때 1997년 6월 이후 최고치인 2.49%까지 올랐고, 한국 10년물도 27일 기준 연 3.807%로 2월 말보다 0.35%P 넘게 상승했습니다.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건(=국채 가격이 하락한다는 건) 그만큼 발행국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다는 의미이죠.

전쟁이 왜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 이유는?

원유 같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생산비가 줄줄이 뛰면서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이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시장에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 이미 발행된 낮은 이자의 국채는 매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가격이 내려가면서 금리(수익률)가 함께 튀어 오르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달랐습니다. 27일 중국 10년물 금리는 연 1.773%로 전쟁 직전인 2월 27일(연 1.829%)보다 오히려 0.05%P 넘게 떨어졌는데요. 비밀은 중국의 에너지 구조에 있습니다. 중국은 대규모 원유 수입국이지만 전체 에너지의 약 83%를 자국산 석탄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호르무즈해협이 막혀도 러시아·중앙아시아·미얀마와 잇는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데요. 원유 공급 차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구조입니다.

물가도 안정적입니다. 중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월 1.3%로 3년여 만의 최고치를 찍은 뒤 3월 1%로 다시 둔화됐는데요. 당국 목표치 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물가가 낮으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고, 곧 채권 금리 하락 요인(=채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죠.

 

💰 인민은행이 푼 막대한 돈

또 다른 배경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입니다.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충분히 풀고 있는데요. 그 영향으로 금융기관끼리 하루짜리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epo) 금리는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환매조건부채권(Repo): 채권을 팔되 일정 기간 후 정해진 가격에 다시 사들이기로 약속하고 돈을 빌리는 거래입니다. 짧게는 하루부터 빌릴 수 있어 금융기관 간 단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널리 쓰이며, 시장의 단기 금리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도 활용됩니다.

20일 하루 거래된 익일물 레포 거래 규모는 8조 5,000억 위안(약 1,834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이렇게 풀린 돈이 갈 곳을 찾다 안전 자산인 국채로 흘러든 것이죠. 중타이증권은 인민은행이 추가 완화에 나설 경우 중국 10년물 금리가 올해 1.6%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2025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죠.

 

한국은행도 투자 중이라고?

🇰🇷 한국은행도 15년째 투자 중

한국은행은 일찍부터 중국 국채에 투자해온 큰손입니다. 김영욱 한국은행 외자운용원 아시아태평양 국채팀장은 23일 블룸버그 포럼에서 한국은행이 2012년부터 중국 국채에 투자해왔으며 앞으로도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현재 만기 1~10년물 중국 정부채를 중심으로 운용 중이라고 하죠.

핵심 이유는 분산 효과입니다. 중국 국채는 미국 국채와 가격 흐름이 비슷하지 않고, 주식이나 신흥국 자산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요. 즉 다른 자산이 떨어질 때 중국 국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 위험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가치가 큽니다. 실제 중동 전쟁 격화 시기인 3월부터 4월 중순 사이 브라질과 중국 통화만 달러 대비 절상됐고, 나머지 대부분 국가의 통화는 절하됐죠.

 

⚠️ 중국 국채의 분명한 한계

다만 중국 국채를 미국 국채를 대체할 안전 자산으로 보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 국채 시장의 외국인 참여 비중은 9일 기준 5%에 그쳐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시장 규모로는 약 198조 위안(약 4경 3,000조 원)으로 세계 2위지만, 외국인 영향력은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의미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본 통제입니다. 외국인 입장에선 들어간 돈을 자유롭게 빼기 어렵다는 점이 부담스러운데요. 여기에 정책 불확실성도 한계로 꼽힙니다. 박상현 iM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국채가 홀로 선방한 것은 투자자들이 전쟁 충격이 덜한 중국을 일시적 피난처로 삼은 영향이 크다며, 정부가 자본을 통제하는 중국 경제 특성상 중국 국채가 미국 국채나 금을 대체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는데요. 안전 자산이라기보다는 임시 대피소에 가깝다는 설명이죠.

자본 통제: 정부가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과 유출, 자국민의 외국 송금 등을 제한하거나 감시하는 정책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수단이지만, 투자자에겐 자금 회수 시점이나 환전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약점이 됩니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 세계 국채가 흔들리는 와중에, 중국 국채 가격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너지 구조와 물가 안정, 완화적 통화정책이 맞물리며 ‘나 홀로 강세’를 만들어낸 것이죠. 다만 자본 통제와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도 분명한 만큼, 아직 중국 국채는 미국 국채를 대체할 안전자산이라기 보다는 '전략적 피난처'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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