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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칩, 얼마나 발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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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중국 AI 칩, 얼마나 발전했을까?

🔎 3줄 요약

  • 미국은 수출 규제와 동맹국 압박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려 했습니다.
  • 중국은 패키징, 구형 장비, 국가 보조금 등을 총동원해 필요한 AI칩을 자력으로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한국은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와 인재 유출 문제에 직면하며,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유지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챗GPT나 딥시크 같은 챗봇은 점점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아 갑니다. 사소한 질문부터 번역, 코딩, 이미지와 영상 제작 등 복잡한 요구까지 빠르고 쉽게 해결해 주기 때문인데요. 이런 챗봇이 가능한 건 엄청난 양의 연산을 처리하는 'AI 반도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AI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는 AI칩을 둘러싼 패권 경쟁에 돌입한 상태인데요. 오늘 <테크 한입>에서는 중국의 AI칩 굴기와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수출 통제, 그리고 이 사이에 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와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AI칩이 뭔데?

⚙️ AI 혁신의 동력, GPU

GPU는 'AI칩'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컴퓨터 부품입니다. GPU는 원래 컴퓨터 그래픽과 이미지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고성능 장치였지만, 방대한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 덕분에 이제는 AI에 필수적인 하드웨어가 됐습니다. GPU의 성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은 병렬로 작동하는 수천 개의 코어입니다. 

ⓒ NVIDIA

이미지 분석이나 음성 인식에 쓰이는 AI 연산은 곱셈과 덧셈 같은 계산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데, 이런 반복적인 대규모 연산을 GPU는 CPU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작년 기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용 GPU의 98%를 공급하며 건재한 시장 지배력을 자랑했습니다. 다양한 AI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범용성까지 갖춘 GPU는 앞으로도 AI 반도체의 표준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맞춤형 반도체

AI 반도체에는 GPU처럼 여러 용도로 쓰이는 범용 제품도 있지만, AI 프로그램의 특정 연산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도 있습니다. AI의 쓰임새가 다양해질수록, 목적에 특화된 반도체의 수요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TPU(Tensor Processing Unit)는 딥러닝 모델에서 행렬을 곱하는 텐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브로드컴의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는 특정 AI 알고리즘이나 네트워크 트래픽 처리에 최적화된 연산을 수행합니다. 특정 용도에 맞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일반 GPU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속도가 빠릅니다.

 

미국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규제

GPU와 AI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은 갈수록 격화합니다. 특히 중국은 '차세대 10대 핵심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핵심 기술과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막대한 정부 지원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중국이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해 군사 무기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견제하고자 다각적인 제재를 강화해 왔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을 개별적으로 겨냥해 첨단 시스템반도체를 받을 수 없도록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2018년에는 푸젠진화(JHICC)에 대한 수출 금지를, 2020년에는 화웨이와 그 자회사 하이실리콘에 대한 반도체 공급 차단 조치를 단행했고, 같은 해에는 SMIC 등 10개 기업을 수출 금지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 포괄적 통제: 동맹국까지 묶어낸 수출 제한망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의 제재를 이어받아 중국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반도체 수출 통제로 확장했습니다. 2022년에는 군사용으로 사용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가 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인 A100과 출시도 하기 전이었던 H100이 통제 대상에 포함됐죠. 2023년에는 미국산 기술이 일부라도 포함된 반도체 제조 장비와 슈퍼컴퓨터·AI용 고성능 칩의 중국 수출을 전면 통제했습니다.

이 같은 제재는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미국은 네덜란드에 대해 2019년부터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의 대중 수출을 막고, 2023년에는 일본과 네덜란드 양국에 구형 장비인 DUV(심자외선)까지 수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국은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는 대신 향후 10년간 중국에 반도체 설비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반도체법(CHIPS Act)의 적용을 받았습니다.

 

엔비디아 vs 화웨이

⚔️ H100 vs Ascend 910C

이처럼 글로벌 수출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술 패권의 중심에 있는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집니다. 엔비디아의 'H100'(호퍼)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 학습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AI 반도체입니다. 2022년에 출시된 이 칩은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로, 최신 모델인 '블랙웰'(Blackwell) 이전까지 AI 성능의 기준이 됐죠. 특히 H100은 SK하이닉스가 만든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를 사용하는 최초의 GPU입니다. 초당 3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압도적인 메모리 대역폭을 자랑하며, H100 20대를 활용하면 전 세계 인터넷 통신량과 맞먹는 수준의 연산 성능을 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 (High Bandwidth Memory, HBM):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메모리 칩을 여러 개 수직으로 쌓아, 짧은 거리에서 동시에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고성능 메모리입니다. 기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전력 소비는 줄여, AI나 그래픽 처리처럼 대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다뤄야 하는 작업에 적합합니다.

중국 기업 화웨이는 이런 엔비디아 반도체의 고성능을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지난달 출시한 'Ascend 910C'가 추론(Inference) 기능을 기준으로 엔비디아 H100의 약 60% 수준까지 성능을 따라왔다는 분석이 여러 정보통 전문 매체를 통해 제기됐습니다. 화웨이의 910C는 중국 딥시크(DeepSeek)의 초거대 AI 모델 ‘R1’에서 추론용 칩으로 사용됐는데요. R1의 학습(Training) 과정에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H800을 사용했지만, 추론에는 화웨이 칩이 대체 수단으로 충분히 기능하고 있는 셈입니다.

🔍 AI의 추론과 학습

  • 학습(Training): AI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턴을 익히고,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 추론(Inference):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황에 대해 답을 내리는 실행 단계예요. 예를 들어, 챗GPT가 질문에 답하거나,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인식하는 것이 모두 추론 단계에 해당합니다.
  •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가운데 약 75%가 추론용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학습(Training) 단계는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지만, 추론은 실제 시장에서 더 큰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이미 Ascend 910C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세대 AI 반도체 '910D'를 개발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칩이 H100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일 가능성도 점치고 있습니다. 성능만 놓고 보면 아직 엔비디아가 우위지만, 추론 분야에 한정해선 중국의 AI 칩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쫓아온 셈입니다.

화웨이 Ascend 910C의 그보다 큰 강점은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입니다.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칩인 A100과 비교했을 때, 910C는 가격은 약 30%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지만, 성능은 80%에 달합니다. 이러한 가성비가 가능한 이유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5나노미터 이하의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수입할 수 없습니다. 화웨이 반도체의 생산을 맡은 중국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 기업 SMIC는 최신형 반도체 생산 장비 없이, 기존 구형 장비를 활용해 칩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공정이 더 복잡하고 오래 걸려서 반도체의 품질이 떨어지거나,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 수율 저하와 생산성 저하를 중국 정부가 보조금으로 메워주는 겁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화웨이-SMIC는 중국 내 AI 반도체의 자급률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 여전한 한계

화웨이의 910C는 AI 추론 단계에는 높은 성능을 보이지만, 학습 단계는 상황이 다릅니다. AI 학습은 수많은 계산을 반복해서 해야 하므로, 더 높은 수준의 연산 성능이 필요하죠. 이 과정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를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기업이 추론은 가성비 반도체를 사용하면서도, 여전히 학습 단계에서는 엔비디아의 AI칩을 사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자 생태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AI 개발자는 엔비디아의 'CUDA'(쿠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UDA는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GPU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죠.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함께 널리 보급된 쿠다는 이제 AI 개발 전반에 꼭 필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CANN'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반도체에 맞춰 구축된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개발 생태계를 대체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화웨이 칩 자체의 안정성에도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최신 칩인 어센드 910C는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지만, 과열로 인한 작동 불안정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AI 반도체가 추론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반적인 성능과 개발 생태계에서 엔비디아의 벽을 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의 AI칩 굴기

🔧 구형 장비로 버티는 중국

현재 5나노미터(nm), 3나노미터급의 초미세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가 필수지만, 이 장비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이 받을 수 없습니다. 중국은 EUV 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구형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웨이의 AI칩 '어센드 910B'입니다. 이 칩은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가 7나노미터 공정을 위해 구형 DUV(심자외선) 장비를 활용해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VS DUV(심자외선 Deep UltraViolet)

  • EUV(극자외선): 파장이 약 13.5나노미터로 매우 짧아, 회로를 더 정밀하게 그릴 수 있어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하지만 기술 난이도와 가격이 높고, 네덜란드의 ASML이 사실상 독점 공급 중입니다.
  • DUV(심자외선): 파장이 193나노미터 수준으로 EUV보다 길어, 7나노 이상의 비교적 덜 정밀한 공정에 사용됩니다. 다만 '멀티패터닝'(여러 번 겹쳐 그리기) 기법을 활용하면 EUV 없이도 일정 수준까지 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어요.

SMIC는 세밀한 공정을 위해 여러 번 자외선을 쏘며 정밀도를 높여가는 멀티패터닝 방식으로 나노미터 칩을 개발했습니다. 향후 3나노 공정에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EUV 장비도 없이 기존 장비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난도 공정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 SK하이닉스

🎁 제재를 패키징으로 우회 중

중국의 또 다른 제재 우회 전략은 '패키징 기술'에 있습니다. 화웨이 910C는 두 개의 칩을 하나로 결합해 사용하는 칩렛(chiplet)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칩렛 방식은 하나의 칩 안에 여러 개의 작은 반도체를 넣고, 이들을 고속 연결로 묶어 마치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각 반도체는 다른 연산기능을 맡아 업무를 분산하죠.

이처럼 칩을 기판에 어떻게 배치하고, 연결하고, 감쌀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술을 '패키징'이라고 합니다. 패키징에 따라 연산 속도, 데이터 전송 효율, 발열 관리 등 다양한 성능이 달라집니다. 즉, 미세공정 없이도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첨단 장비가 부족한 중국 반도체 산업 입장에선 고난도 제조 기술 없이도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일종의 우회 전략으로 활용됩니다.

 

💰 중국 정부, 천문학적 보조금으로 지원 사격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가성비 AI칩 전략은 바로 이 강력한 정부 지원에서 비롯됐습니다. 칩 설계는 화웨이, 생산은 SMIC가 맡고,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 자립을 추진 중이죠. 실제로 딥시크, 바이트댄스, 바이두 등 중국 주요 AI 기업들은 추론용 칩으로 화웨이의 910C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2019년, 그리고 작년까지 3차례에 걸쳐 반도체산업 펀드를 조성하며 총 6,869억 위안(약 136조 원)의 자본금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은행 대출·민간 투자·기업 자체 투자까지 합쳐 총 2조 8,311억 위안(약 562조 원)의 투자를 끌어냈죠. 

여기에 더해 장학금과 연구보조금, 산학협력으로 반도체와 AI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중국의 AI 연구개발 실적은 압도적인 수준이 됐는데요. 중국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출원한 생성형 AI 특허와 AI 연구 논문 발표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부에서 대학의 AI 교육을 확대하며 인재를 양성한 결과, 중국 출신 AI 연구자들의 글로벌 영향력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중국 AI 반도체 굴기, 한국에 미친 영향

📉 기술격차, 뒤집혔다

반도체 핵심 기술에서 중국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한국은 위기를 맞습니다. 최근 고성능 AI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센서 등 주요 분야에서 기술 수준이 중국에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올해 2월, 반도체 최고 기술 선도국의 역량을 100%로 환산했을 때, 고집적·저항 기반 메모리 분야에서 중국 기술력은 94.1%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90.9%로 나타났습니다.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 기술에서도 한국은 84.1%, 중국은 88.3%로 평가됐습니다. 

더 심각한 건,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들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2022년 평가에서는 메모리, 첨단 패키징, 고성능 센서 기술 모두 한국이 앞선다고 봤지만, 이번에는 순위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K-반도체의 기술 지배이 실질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 불안정해지는 산업 입지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정부 주도 투자, 기술 추격까지 맞물리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입지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물량 공세로 D램 가격은 중국 칩 메이커가 결정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기업 CXMT는 진입 장벽이 낮은 범용 D램 시장에서 덤핑 수준의 가격 공세를 펼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CXMT의 올해 D램 생산량 규모는 273만장(웨이퍼 기준)으로 지난해(162만장) 대비 68%나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과거 중국이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할 때 사용했던 방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2010년 중반부터 저가 물량 공세로 시장에 혼란을 야기한 중국은 2021년 한국을 제치고 LCD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의 D램 시장도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인력과 기술 유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 다수가 중국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해외 기술 유출 27건 중 20건이 중국과 관련돼 있었고, 이 중 반도체 기술이 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핵심 인력에 대한 중국의 스카우트 공세도 거세지죠. 설비와 자본뿐 아니라 사람까지 빠져나가는 이중 리스크가 문제로 꼽힙니다.

 

✨ AI 3강,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시기 새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100조 원 규모의 민관 투자와 함께 AI 3강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일명 '한국형 챗GPT'를 구축하겠다고 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GPU 5만 장 규모의 국가 AI 데이터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는 중입니다. 'AI 미래기획수석' 신설과 AI 주무부처 격상 추진 등 거버넌스 개편도 본격화하죠. 이제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AI 반도체 기술은 단순한 산업 경쟁을 넘어, 미래 기술 주권의 핵심으로 떠오릅니다. 기술력, 인재, 인프라를 모두 갖춘 국가만이 이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국이 이 흐름 속에서 기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전략적인 투자와 정책적 대응이 절실한 때입니다. AI기술로 한국이 다시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정책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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