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품주, 10여 년 만에 바닥 찍은 이유
유럽 명품주, 10여 년 만에 바닥 찍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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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품주, 10여 년 만에 바닥 찍은 이유

JAY
이슈 한입2026-10-26

🔎 핵심만 콕콕

  • 구찌의 케링 주가가 하루 16% 폭락하고 에르메스·LVMH도 올해 주가가 약 40% 빠졌습니다.
  • 중국 부유층 소비 위축에 중동전쟁, 파리 시위까지 악재가 겹쳤는데요.
  • 희소성 전략이 힘을 잃는 가운데, 명품 업계가 가격 조정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구찌부터 에르메스까지, 일제히 꺾인 명품 3사

📉 케링, 하루 만에 16% 폭락: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그룹 케링의 주가가 지난 23일(현지 시각) 파리 증시에서 16.57% 폭락한 178.12유로로 마감했습니다. 그룹 역사상 최대 낙폭으로, 1년 전보다 주가가 반 토막 난 수준인데요.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구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케링은 올해 105개 매장을 닫은 데 이어 연말까지 20개를 더 정리할 계획이죠.

👜 불황 안 탄다던 에르메스도 꺾여: 불황에도 끄떡없다던 에르메스마저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지난 22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41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에 그쳤는데요. 2020년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입니다. 발표 당일 주가가 4.94% 떨어진 데 이어 23일에도 4% 더 하락하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LVMH도 10년 만에 최저 몸값: 루이비통과 디올, 셀린느 등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역시 실적 부진에 주가 하락세를 겪는 중입니다. 3분기 패션·가죽제품 부문 매출이 5% 줄며 시장 예상치(1.8% 감소)를 크게 밑돌았는데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16배로 10여 년 전보다도 낮아졌습니다. 케링과 에르메스, LVMH 모두 올해 들어 주가가 40% 빠졌죠.

PER(주가수익비율):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때 지난 실적 기준으로 계산하면 PER, 향후 1년간의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선행 PER이라고 합니다. 선행 PER은 미래 이익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할 때 주로 활용됩니다.

 

중국부터 파리 시위까지, 악재가 겹쳤다

🇨🇳 지갑 닫은 중국 부유층: 명품 수요 부진의 핵심 원인은 중국 부유층의 소비 위축입니다. 중국 소비자는 전 세계 명품 구매액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큰손인데요. 부동산 침체에 더해 중국 당국이 부유층의 해외 자산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하면서 최상위 부자들까지 소비를 줄였습니다. 에르메스의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매출은 제자리걸음했고, LVMH의 같은 지역 매출은 5% 줄었죠.

⛽ 중동전쟁과 미국 소비 둔화: 지정학적 위기도 명품 업계를 짓누릅니다. 올해 2월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물가 불안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했는데요. 쇼핑 거점 두바이가 타격을 입으면서 에르메스의 중동 매출은 4.5% 줄었습니다. 명품 시장의 버팀목이던 미국 소비자들마저 중간선거를 앞두고 씀씀이를 줄이는 흐름입니다.

🔥 파리·밀라노 시위로 매장 피해: 유럽 내 정세 불안도 더해졌습니다. 지난 17일 파리에서는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며 시위대가 루이비통 매장 유리창을 내리치고, 명품 거리 방돔광장에서 자전거가 불타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에르메스는 마르세유 매장이 약탈당해 당분간 영업을 재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밀라노에서도 비슷한 시위로 명품 매장들이 문을 닫았죠.

 

한국에서는 불티난다?

💎 흔들리는 희소성 전략: 에르메스의 고성장을 떠받쳐 온 희소성 전략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간판 상품 버킨백은 중고 시장에서 정가의 두 배 넘게 되팔 수 있어 소비자들이 까다로운 구매 조건을 감수해 왔는데요. 올해 3분기 버킨 25 모델의 중고 가격은 정가의 1.7배로, 2022년 정점(2.6배)에 비해 웃돈이 크게 줄었습니다. UBS는 중고 매물이 코로나19 이전보다 6~7배 늘었다며 에르메스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죠.

버킨백: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1984년 영국 배우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 출시한 고급 핸드백입니다. 수작업으로 제작하며, 2,000만 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희소성 덕분에 부와 명품의 상징이자 투자·수집 대상으로도 여겨집니다.

💰 가격 낮추기 나설까: 업계가 체질 개선에 나설지도 관심사입니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가격이 2019년 대비 50~70% 오르면서 최근 3년간 약 6,000만 명의 소비자가 명품 구매를 중단했는데요. 케링의 루카 데 메오 CEO는 중산층도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대를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회사 아비바인베스터스도 입문용 제품 가격을 낮춰야 고객이 돌아올 수 있다고 조언했죠.

🇰🇷 한국은 딴판?: 상반기 증시 불장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급성장하던 한국 명품 시장도 하반기 들어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의 해외유명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8% 늘며 호황을 누렸는데요. 그러나 7월 이후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이 낮아졌고, 백화점 명품 매출 증가율은 2분기 월평균 34~38%에서 8월 15.6%로 반 토막 났습니다. 연말 내국인 소비가 외국인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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