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는데요.
-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먹구름이 드리웁니다.
호르무즈 막히자 유가 폭등, 150달러 가나
📈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9일 오전 11시 33분(한국 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31.44% 오른 119.4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는데요. 오후에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10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유가가 폭등한 것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탓이 큽니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크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행량은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주일 만에 90% 급감했는데요. 호르무즈를 통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저장 공간이 다 찬 중동 산유국은 고육지책으로 본격적인 감산에 나섰죠. 이에 석유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유가가 치솟기 시작한 겁니다.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상 통로로, 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수송로입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해, 분쟁이나 봉쇄가 발생하면 국제 유가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전쟁 장기화 우려 확산: 이스라엘이 이란 내 석유 저장고 약 30곳을 무차별 공습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합니다. 테헤란 하늘은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로 뒤덮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검은색 '기름비'가 내렸는데요. 이 와중에 이란은 사망한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로 대미 강경파인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하며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미국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되는 등 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허황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 유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도: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가 이달 말엔 배럴당 150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중동 지역의 석유 감산이 지속될 경우, 유가가 2008년 최고치(147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주말 이후 시장은 원유 공급 부족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그만큼 긴장감이 맴돌고 있죠.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오일쇼크 오나
🚨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 일각에선 이번 전쟁의 여파로 1970년대 오일쇼크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류 및 운송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물가 상승이 가팔라질 수 있는데요. 최악의 경우 경기 둔화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오일쇼크: 중동 전쟁 및 이란 혁명으로 인해 산유국이 석유 공급을 줄이면서 유가가 4배 이상 폭등해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스태그플레이션)를 유발한 경제 위기입니다. 1973년(1차)과 1978년(2차)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 미국 인플레 압박 가중: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미 시장에선 미국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올해 2~3회에서 1~2회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첫 인하는 9월에나 있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집니다. 오는 17~18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95% 확률로 금리가 동결될 전망이죠.
🌬️ 유럽·아시아 더 큰 타격: 중동전쟁의 경제적 충격은 당사자인 미국보다 유럽과 아시아에 더 크게 다가옵니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을 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항공, 해상 교통망에 문제가 생긴 영향인데요. 세계적인 허브 공항인 두바이 공항이 마비되면서 전 세계 항공 화물 운송의 약 20%가 중단됐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던 화학 비료의 공급이 끊기면서 애그플레이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애그플레이션: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밀·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원인이 되어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국 경제,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비상
🛢️ 원유 수입 의존도 100%의 취약성: 원유 수입 의존도가 100%, 그 중에서 약 7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도 치명타를 맞았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인 시나리오를 상정한 결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8%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9%P 급등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요. 당장 배럴당 62달러를 기준으로 정해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2.0%)도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환율 1,500원 위협, 증시 급락: 유가 급등에 금융 시장도 요동쳤습니다. 9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상승한 1,495.5원으로 1,500원 코앞까지 치솟았는데요. 코스피는 장중 7%대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6%대 하락하는 등 한국 증시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이 휘청거렸죠.
서킷브레이커: 주가가 급락할 때 주식 시장의 패닉을 막기 위해 모든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입니다. 전기 회로가 과부하 시 차단되는 것과 유사하며,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되찾을 시간을 주고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에어백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 휘발유 1,900원 돌파, 2,000원 향하나: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00.7원으로, 전쟁 이후 처음으로 1,900원을 넘어섰습니다. 경유 가격도 1,923.8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는데요.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 정부, 최고가격제 금주 시행 추진: 정부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석유 최고가격제를 이번 주 내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소비자 직접 지원 조치도 검토 중인데요. 공정위 역시 주요 정유사의 담합 의혹 조사에 나서면서, 정유사들이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미리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닌지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국제 유가 급등 등 위기 상황 시 정부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석유사업법) 제23조에 의거, 정유사나 주유소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지정해 바가지 상술을 막고 국내 기름값 안정을 도모하는 가격 통제 제도입니다. 다만, 1997년 이후 30년간 사문화돼 있던 법률인 데다가, 정유사가 손실을 피하고자 국내 공급을 줄이고 수출로 물량을 돌리는 공급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만일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줄 경우엔 막대한 국고를 투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