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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도 전쟁도 모두 돈벌이, 예측 시장의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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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도 전쟁도 모두 돈벌이, 예측 시장의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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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한입2026-04-18

1. 불확실성이 키운 예측 시장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과 같은 국가 간 충돌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커지면서, 폴리마켓(Polymarket)과 같은 예측 플랫폼의 데이터가 언론과 투자 시장에서 자주 인용됩니다. "이스라엘이 이번 주말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확률은 68%입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최근 CNN이나 블룸버그 같은 메이저 언론의 헤드라인에서 등장하게 됐는데요.

특히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의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대신 그 빈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은 바로 집단 지성 기반의 예측 플랫폼인데요. 오늘은 대표적인 예측 플랫폼의 하나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폴리마켓의 사례를 통해 예측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 폴리마켓의 성장 동력

폴리마켓의 성장 동력으로는 세 가지 구조적 특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 첫째는 마켓의 다양성입니다. 선거 결과 정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SpaceX가 2026년 6월 내에 IPO를 완료할 확률' 'J.D. Vance가 공화당 2028년 대통령 후보가 될 확률' 같은 경제, 시사, 문화적 이벤트까지 다루죠.
  • 둘째는 'Skin in the game', 즉 실제 금전적 이해관계가 걸린 예측 구조입니다. 익명 전문가의 말이 아니라, 실제로 돈을 건 사람들의 판단이 모여 만들어지죠.
  • 셋째는 USDC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입니다. 달러 가치가 흔들려도 영향을 덜 받고,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도 즉시 가능해 전 세계 참여자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것입니다.

Skin in the game: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그 결과에 따른 손실이나 이익을 직접 함께 책임지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원래 금융권에서 “자기 돈도 같이 걸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이던 표현인데, 레바논 출신 금융공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이를 널리 알리면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USDC: 미국 달러와 1대1로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실제 달러 및 단기 국채 등 준비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됩니다. 변동성이 큰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 안정성을 목표로 하며, 블록체인 상에서 결제나 송금, 디파이 서비스 등에 활용됩니다.

이와 대비되는 플랫폼이 칼쉬(Kalshi) 입니다. 2023년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정식 거래소 인가를 받은 칼쉬는 법정화폐(달러) 기반으로 운영되며 규제 울타리 안에서 마켓을 개설합니다. 특히 스포츠 이벤트와 날씨 같은 일상적 예측에 집중하면서 미국 소매 투자자를 주 타깃으로 삼는데요. 폴리마켓이 탈중앙화 예측 거래소를 지향한다면, 칼쉬는 규제 안에서 움직이는 이벤트 선물 거래소에 가깝습니다. 규제 방식도, 주 이용자도 다른 두 플랫폼이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며 예측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셈이죠.


3. 예측 거래의 금융 구조

폴리마켓의 거래 및 청산 구조는 금융 시장에서 수십 년간 거래돼 온 옵션 상품과 매우 닮았습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당선 마켓의 'YES' 토큰을 0.65달러(65%)에 매수한다고 해볼까요? 이는 결과가 YES로 확정되면 1달러를 받고, NO가 되면 0을 받는 '모 아니면 도'(바이너리 페이오프) 방식입니다. 일반 옵션 상품과 구조가 비슷하죠. 옵션도 '특정 시점에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에 따라 가격(프리미엄)이 오르내리고, 이를 기준으로 사고파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옵션: 특정 자산을 미래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파생상품입니다. 주식을 나중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나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미리 사두는 거죠. 지금 1만 원짜리 주식을 나중에도 1만 원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사두면, 주가가 1만 5천 원으로 올라도 1만 원에 싸게 살 수 있어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옵션 프리미엄: 옵션(살 권리·팔 권리)을 사기 위해 미리 내는 가격입니다. 쉽게 말해 보험료처럼, 권리를 확보하는 대가인데요. 이는 옵션을 쓰지 않아도 돌려받지 못하는 비용입니다.

이런 공통점은 여러 측면에서 더 구체화해 볼 수 있습니다.

  • 첫째는 제로섬 구조입니다. 한 쪽이 이득을 보면 반대 쪽은 그만큼 손실을 보는 건데요. YES 매수자의 이익은 NO 매수자의 손실과 정확히 상쇄됩니다.
  • 둘째는 헤지(위험분산)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방산주를 많이 보유한 투자자가 "중동 전쟁 확전 NO"에 베팅했다고 해볼까요? 전쟁이 확대되면 방산주로 수익을 얻고, 반대로 분쟁이 가라앉으면 베팅에서 번 돈이 손실을 메워줍니다. 일종의 보험인 셈이죠.
  • 셋째는 실시간 정보 제공 기능입니다. 각 이벤트의 확률은 모든 참여자의 판단이 실시간으로 반영된 시장의 합의에 가까운데요. 2024년 대선 당일, 폴리마켓의 트럼프 당선 확률은 저녁 7시 개표 초반에 이미 70%를 넘겼지만, 기존 언론의 당선 선언은 두세 시간 뒤에야 나오는 등 좀 더 앞서는 모습이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단순 방향성 베팅을 통한 투기적 거래의 가능성입니다. 폴리마켓의 월간 거래량이 2024년 대선 전후로 수십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런 수요의 존재를 뒷받침합니다.

 

4. 예측 시장의 한계: 유동성 부족과 내부자 거래

기존 금융 파생상품과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하는 폴리마켓이 파생상품 시장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요? S&P500 옵션 시장의 하루 명목 거래량은 수조 달러지만, 폴리마켓의 전체 미결제 포지션은 피크 시기에도 아직은 수십억 달러 수준에 그칩니다. 이런 차이는 시장이 유지돼 온 역사의 차이 때문도 있지만 구조적 한계 역시 현재로선 무시할 수 없습니다.

 

1️⃣ 기관투자자 참여 제한

먼저, 기관투자자 참여가 제한돼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습니다. 폴리마켓은 미국 내 법적 지위가 불명확해, 규제 당국은 이를 미인가 파생상품으로 간주하며 강력히 견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상품거래위원회(CFTC)로부터 불법 바이너리 옵션 운영 혐의로 140만 달러 규모의 제재를 받고, 미국인 접속이 차단되기도 했죠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가 예측 시장에 공식적으로 투자하려면, 제도권이 인정하는 청산소와 자금 보관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큰 기관 자금이 들어오기 어렵고, 자연스레 시장이 얕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시장이 얕으면 큰 금액을 거래할 때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기 어려워(슬리피지가 커져) 기관은 다시 발을 빼게 되는 악순환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슬리피지: 금융 거래(주식, 암호화폐 등)에서 주문을 넣은 예상 가격과 실제 체결된 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주로 시장 변동성이 크거나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주문이 밀려 더 불리한 가격에 체결될 때 발생하며, 대부분 투자자에게 손실을 유발합니다.


2️⃣ 내부자 거래의 위험성

내부자 거래에 따른 신뢰성도 이슈입니다. 만약 '유명 아이돌 멤버 A가 이번 달 그룹을 탈퇴할 것인가?'라는 마켓이 열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해당 소속사의 인사팀 직원은 대중보다 먼저 이 사실을 알고 전 재산을 'YES'에 걸 수 있습니다. 정치권 내부자나 기업 임원들이 자기들만 아는 정보로 돈을 버는 구조를, 지금의 폴리마켓은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3️⃣ 정보 왜곡 가능성

이벤트 과정에서의 정보 왜곡 가능성도 문제입니다. 얕은 유동성에 따라 거대 자본을 보유한 고래가 의도적으로 자신이 베팅한 방향이 우세해지도록 확률을 왜곡하면서 중간에 이익을 실현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4️⃣ 판정의 불확실성

마지막으로 결과 판정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도 한계로 작용합니다. 2025년 '트럼프-우크라이나 광물 거래' 마켓은 결과가 YES로 판정됐습니다. 하지만 NO에 베팅한 쪽에서는 서명한 문서가 진짜 구속력 있는 합의라고 보기 어렵다며 반발했고,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죠.

 

5.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제도권 진입

폴리마켓은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한 노력에 한창입니다. 작년, CFTC 인가를 받은 파생상품 거래소와 청산소 라이선스를 확보한 QCEX를 약 1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기존 규제 체계 안에서 예측 시장 거래를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합니다. 이후 CFTC가 노액션 레터(No-action letter)를 발급하면서 폴리마켓은 3년간의 공백을 끝내고 미국 내 운영 재개 승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청산소: 파생상품 거래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 들어가 거래 이행을 보증하는 기관입니다. 거래 상대방이 부도나더라도 청산소가 대신 결제를 책임져, 시장 전체의 신용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노액션 레터: 금융당국이 특정 금융 행위나 거래에 대해 사전 질의를 받고, 해당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서면 답변하는 제도입니다. 법적 해석은 모호하나, 지금 당장은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미로, 기업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줍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올해까지 폴리마켓에 누적 20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금융 데이터 공급자 중 하나인 ICE의 투자는 단순한 자본 유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데요. 폴리마켓의 실시간 데이터를 ICE의 전문 금융 터미널에 통합할 경우 전 세계 기관투자자가 참고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ICE 투자를 통해 향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및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폴리마켓의 기업가치는 90억 달러(약 13조 3천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게 되기도 했죠.

올해 도입된 동적 거래 수수료(Dynamic Fee) 구조도 중요한 전환점으로 여겨집니다. 동적 수수료는 이벤트 종류, 거래량, 가격 변동성에 따라 수수료율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거래가 활발한 정치 이벤트에서는 수익을 내고, 참여자가 적은 틈새 마켓은 수수료를 낮춰 활성화하는 양쪽 전략을 동시에 노리는 거죠. 카지노가 아닌 거래소로서 수익 구조를 갖추는 것은 폴리마켓이 규제 당국의 신뢰를 얻기 위한 선결 조건 중 하나기도 합니다.

 

6. 예측 시장이 남기는 질문

폴리마켓은 "누구의 예측을 믿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대한 대안입니다. 전문가 패널, 여론조사 기관, 국제기구들의 예측이 빗나가면서, 자신의 돈을 베팅하는 익명의 다수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명제가 설득력을 얻고 있죠. 브렉시트, 트럼프 1기 당선, 코로나 종식 시기 예측 등에서 전통 전문가 집단이 보여준 편향과 오류는 이 시장의 존재 이유를 강화해 줬습니다.

플랫폼 사업으로서의 잠재력도 큽니다. 다양한 마켓에 수많은 사람이 참여하면서 쌓이는 지금 벌어지는 일에 대한 확률 데이터는 언론사, 리서치 기관, 금융사에 팔 수 있는 값비싼 정보 자산이 되는데요. 이미 일부 헤지펀드는 폴리마켓의 데이터를 트레이딩 신호의 보조 지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본질적 가치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나 두 가지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내부자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제도적, 기술적 장치 없이는 예측 시장은 정보 비대칭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고, 판정 신뢰성 문제는 마켓 범주를 다양화하는 데 있어 제약이 될 수 있죠. 폴리마켓이 단순한 베팅 서비스를 넘어 진정한 대안적 정보 인프라로 자리 잡으려면, 규제와 기술 양면에서 해결해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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