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급락하자 다시 주목받는 이론이 있습니다. 바로 ‘반감기’와 그에 따라 반복된다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설’인데요. 비트코인은 기술적으로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이 시점을 기점으로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패턴을 보여왔죠. 오늘은 이 반감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4년 주기설이 시장에서 중요한 분석 틀로 자리 잡았는지 살펴봅니다.
비트코인의 ‘반감기’, 가격 사이클의 출발점
비트코인은 일반 화폐처럼 필요할 때마다 찍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애초에 총발행량이 정해져 있고, 새로운 비트코인은 컴퓨터 연산(채굴)을 통해 조금씩 시장에 풀리죠. 이때 채굴자가 얻는 보상이 약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반감기'(Halving)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채굴 보상이 6.25BTC였다면, 반감기가 도래하는 순간 3.125BTC로 줄어드는 식입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생태계에서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새로 시장에 풀리는 비트코인의 공급이 단숨에 절반으로 줄기 때문에, 희소성이 커지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데요. 결국 반감기는 기술적인 공급 축소와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가 동시에 작용하는 지점입니다. 이 조합이 과거 여러 차례 강한 상승장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반감기가 비트코인 가격 사이클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굳어졌죠.
4년 주기설은 어떻게 작동할까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반감기 이후 1~2년 안에 최고가가 찾아오고, 그 뒤 하락장이 찾아오는 패턴이 반복돼 왔습니다. 이를 ‘4년 주기설’이라고 부르는데, 그 작동 방식은 아래 세 단계로 정리됩니다.
1️⃣ 공급 충격 → 기대 심리 상승
반감기가 오면 신규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공급 부족이 시작됩니다. 동시에 '반감기가 찾아오면 늘 가격이 올랐다'는 기대 심리가 확산하며 실제 매수세가 유입됩니다.
2️⃣ 반감기 12~18개월 뒤 정점 형성
과거 사례를 보면 반감기 이후 약 1년~1년 반 사이에 최고 가격이 형성됐습니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18개월이 지난 2025년 10월에 다시 사상 최고가가 형성된 것도 같은 흐름이죠.
3️⃣ 최고점 이후 급락과 조정 국면
고점 이후에는 레버리지 청산, 규제 이슈, 거시경제 변수 등이 겹치면서 급락장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하락 및 조정기가 주기설의 마지막 단계를 이룹니다.
이번 비트코인 급락 역시 이 패턴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반감기 후 18개월 고점 형성 → 미·중 갈등, 셧다운, 고래 매도 → 급락의 흐름이 나타나면서 4년 주기설이 다시 부각됐습니다.
4년 주기설은 앞으로도 유효할까?
이번에도 주기설이 맞아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립니다. 찬성 측은 비트코인의 공급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가격 사이클도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회의론은 이제 ETF, 기관 자금, 제도 변화 같은 외부 요인이 시장을 더 크게 흔들기 때문에 단순한 공급 사이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