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지난 13일 코스피가 장중 6,000선이 무너지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급락했습니다.
- 중국 CXMT의 차세대 D램 연내 출시 선언에 반도체주가 타격을 입은 여파인데요.
- 아직 중국의 양산 능력이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그간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반도체주가 여러모로 휘청이는 모습입니다.
코스피 덮친 검은 화요일, 슬픔에 빠진 증시
🚨 두 달 만에 걸린 매도 사이드카: 지난 13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는데요. 지난 8월 19일 이후 약 두 달 만의 발동입니다. 장중에는 시가총액이 두 달 반 만에 5,000조 원 아래로 내려오고,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가 23% 넘게 뛰기도 했죠. 전날보다 3.10% 내린 6,186.08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5,911.11(-7.41%)까지 밀려 6,000선이 무너졌다가, 장 막판 겨우 회복해 5.46% 내린 6,035.35로 마감했습니다. 6천피는 지켰지만, 지난 8월 19일(-5.8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하루가 된 셈입니다.
사이드카: 코스피 기준으로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5분 동안 프로그램 매매의 효력을 정지하는 조치입니다. 지수가 급등하면 매수 사이드카가, 급락하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각각 매수·매도 주문이 5분간 정지되죠.
📉 나란히 추락한 삼전닉스: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도체 두 종목의 하락세였습니다. 각각 삼성전자는 7.39% 내린 23만 2,000원, SK하이닉스는 10.09% 급락하며 144만 3,000원에 마감했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분기 영업이익 107조 4,000억 원이라는 국내 기업 최초의 100조 원대 실적을 내놓은 바 있는데요. 하지만, 실적 호조에도 주가 하락세는 이어지는 중입니다. 발표 당일부터 사흘 연속 급락한 거죠.
📊 닷새 새 14% 증발: 코스피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2일 7,003.74에서 무려 13.8%가 빠지게 됐습니다. 하루 낙폭이 지난 6일 0.89%, 7일 1.98%, 8일 2.62%, 12일 3.65%로 갈수록 커지더니 이날은 5%대로 불어나기에 이르렀는데요. 5거래일 연속 하락은 2024년 12월 말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죠. 특히 외국인의 매도세가 눈에 띕니다. 하루에만 4조 5,000억 원 넘게 팔아 치운 탓에, 개인이 2조 2,000억 원, 기관이 1조 7,000억 원 가까이 사들이고도 반등을 모색하지 못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 덮친 CXMT 쇼크
🇨🇳 중국 CXMT, 차세대 D램 출시한다: 반도체주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발표였습니다. 차오칸위 CXMT 사장은 지난 10일 상하이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D램 구조인 '4F²(스퀘어)'를 적용한 서버용 DDR5 제품을 올해 안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F는 반도체 회로의 기본 단위로, 4F²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하나가 차지하는 면적을 기존 6칸(6F²)에서 4칸으로 줄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죠. 삼성전자는 현재 2028년경 양산을 목표로 삼는데, 이를 2년이나 당기겠다는 포부에 중국 기업이 그동안 집중해온 범용 D램 시장을 넘어 서버용 D램 시장에도 손길을 뻗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D램: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집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작업용 메모리로 주로 사용되죠.
🌍 미국·일본 반도체주도 줄줄이: CXMT발 충격은 전 세계 반도체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3.88%, 샌디스크가 6% 가까이 떨어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7% 내린 것이 대표적인데요. 13일 일본 증시에서도 닛케이지수가 1.82% 내린 67,777.52로 마감한 가운데 낸드 업체 키옥시아가 장중 12% 폭락했으며, 대만 메모리 업체도 약세를 보였죠.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중국이 제조법을 터득하면 생산 능력이 나머지 세계를 합친 것보다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배터리와 태양광을 사례로 들어 메모리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고 쓴 글은 불안한 분위기를 부채질했습니다.
🔍 양산은 아직 물음표: 단, 이번 CXMT의 발표만으로 실제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지를 가늠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CXMT가 제품 사양은 물론 수율과 소비전력, 고객 인증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2022년에도 그해 말 DDR5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제품이 시장에서 확인된 것은 2024년 말이었기 때문인데요. 국내 업계에서는 과도한 기술 마케팅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물론, 중국의 연구개발 속도가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는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하죠.
국장 이끌어온 반도체, 계속 흔들리나
💸 CXMT만 문제는 아니다: AI 투자가 계속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다시 불거진 것도 문제가 됐습니다. 혹 탄 브로드컴 CEO와 립부 탄 인텔 CEO가 지난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행사에서 AI 확장의 가장 큰 제약은 자본과 자본 비용일 수 있다고 잇달아 말했고, 이달 초에는 오픈AI의 연 환산 매출이 기대치보다 200억 달러 적은 500억 달러에 그쳤다는 보도가 나오며 주목받았죠. 매출 집계 방식의 차이로 밝혀졌지만, 한동안 잦아들었던 메모리 피크아웃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셈입니다.
😭 반등장에서 한국만 소외: 국내 반도체주는 이번 급락 전부터 세계 흐름에서 뒤처져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 8월 말 이후 이달 8일까지 마이크론이 11.90%, TSMC가 12.55%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0.77%, SK하이닉스는 0.43% 오르는 데 그쳤는데요. 같은 기간 외국인이 두 종목을 22조 원 넘게 팔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46.38%로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 상반기에 주가가 두 배 넘게 뛴 데 따른 차익 실현 부담에, 7월 이후 끊이지 않는 메모리 업황 정점 논란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 반도체의 독주, 흔들릴지도?: 이에 반도체가 주도하는 증시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내년 코스피에서 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으로 반도체 대신 2차전지·IT하드웨어·철강 등을 꼽으며 주도 업종이 바뀔 가능성을 짚는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반도체 업계의 실적 역시 더 좋아지긴 하겠지만,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가 올해가 정점일 수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