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로레알이 15일 LVMH를 제치고 파리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 명품 산업의 부진과 불경기로 인한 립스틱 효과의 힘 덕에 역전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 명품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당분간은 로레알이 1위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로레알, 명품 제국 LVMH를 제치다
👑 파리 증시 1위가 바뀌었다: 파리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서 뷰티 그룹 로레알로 바뀌었습니다. 15일(현지 시각) 종가 기준 로레알의 시가총액은 2,030억 유로로 LVMH의 2,010억 유로를 넘어섰는데요. 이날 로레알 주가는 0.78% 내렸지만 LVMH는 2.64% 떨어져 순위가 뒤집혔고, 올해 들어 로레알 주가가 5% 오르는 동안 LVMH는 35% 넘게 빠졌습니다. 파리 증시에서 럭셔리 업체 말고 다른 기업이 장 마감 기준 1위에 선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죠.
📉 LVMH, 유럽 10위권 밖으로: LVMH의 추락은 파리 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가총액이 2023년 고점의 절반 아래로 내려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데 이어, 15일에는 유럽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에서도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밀려났는데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순자산도 올해 650억 달러 줄어든 1,430억 달러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500명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아르노 회장은 세계 10대 부호에서 11위로 내려왔고 유럽 최고 부자 자리도 자라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에게 내주며 내리막길을 걷게 됐습니다.
💄 명품백 대신 립스틱: 로레알이 올라선 배경으로는 립스틱 효과가 언급됩니다. 닉 앤더슨 베렌베르크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이 고가 명품을 살 형편이 안 되면 기분 전환 삼아 립스틱처럼 작은 것을 대신 산다며, 유럽 전역에 증세와 인플레이션, AI로 인한 일자리 걱정이 깔려 있다고 짚었는데요. 니콜라 이에로니뮈스 로레알 CEO도 지난 4월 유럽이 립스틱 효과를 완벽하게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대중용 뷰티 제품 비중이 큰 로레알이 상대적인 승자가 된 셈이죠.
립스틱 효과: 불경기에 전체 소비가 줄어도 립스틱처럼 값은 싸면서 기분을 바꿔 주는 상품은 오히려 더 팔리는 현상입니다. 에스티로더의 레너드 로더 명예회장이 2001년 9·11 테러 뒤 립스틱 판매가 11% 늘어난 것을 보고 '립스틱 지수'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널리 쓰이게 됐는데요. 고가 명품 대신 작은 사치로 만족을 찾는 소비 심리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명품 시장, 왜 무너지고 있나
🛍️ 6,000만 명이 명품을 끊었다: 최근 명품 수요는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3년 사이 6,000만 명이 명품 구매를 멈췄다고 하는데요. 이는 전체 명품 소비자의 1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어지는 고물가에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약해진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중동 전쟁 같은 불확실성이 겹쳤고, 큰손이던 중국 소비도 살아나지 못하는 중이라는 점에서 악재가 여럿이었죠.
🌍 중동 전쟁이 매장을 비웠다: LVMH에는 특히 중동 전쟁이 직격탄이었습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91억 2,000만 유로로, 환율과 사업구조 변동을 제외한 기준으로는 1% 늘어나는 데 그쳤고 패션·가죽 부문은 2% 줄어 7분기 연속 감소했는데요. 세실 카바니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란을 둘러싼 긴장으로 3월 초 중동 일부 쇼핑몰 매출이 최대 70% 빠졌다고 밝히기도 했죠. 다행히 2분기에는 같은 기준으로 패션·가죽 매출(89억 유로)이 1%, 전체 매출(195억 2,000만 유로)이 3% 늘어 패션·가죽이 2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환율 영향까지 겹치며 상반기 경상 영업이익은 전년 90억 1,000만 유로에서 86억 9,000만 유로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 아르노에게 남은 숙제: LVMH 앞에는 또 다른 숙제도 남아 있습니다. 올해 77세인 아르노 회장은 지난 4월 주주총회에 다섯 자녀를 모두 공식 석상에 세웠지만 후임 CEO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피했는데요. 승계 구도 역시 LVMH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이슈로 주목받습니다.
로레알,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 2분기도 잘 나간다: 반면, 로레알의 2분기 매출은 늘었고,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증가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116억 유로로 8.2% 늘었고, 환율·사업구조와 IT 시스템 전환 영향을 조정한 기준으로도 6.3% 늘어 시장 예상을 웃돌았으며,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1.3%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요. 같은 조정 기준으로 피부과 전문 뷰티가 11.1%, 미용실용 프로페셔널 제품이 10.1% 성장해 앞장섰고, 지역별로는 남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권역이 12.2%, 유럽이 6.7%, 북미가 5.9% 늘었습니다. 이에로니뮈스 CEO는 올해도 매출과 이익이 함께 늘어나는 해가 될 것이라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 명품 반등은 아직 멀었다: 시장은 로레알이 당분간 1위를 지킬 것으로 내다봅니다. 명품 업황이 뚜렷하게 개선될 조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가 됐죠. 일반적으로 업계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명품에서 뷰티로 향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부유층 소비자 가운데 향후 1년간 프레스티지 뷰티 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37%에 달했지만 가죽제품 지출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