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한입] ‘화성 인류’를 꿈꾸는 천재 사업가, 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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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한입] ‘화성 인류’를 꿈꾸는 천재 사업가, 일론 머스크

(썸네일 출처: Elon Musk twitter)


테슬라의 테크노킹, 스페이스X의 창업자이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회사인 뉴럴링크와 인공지능 OpenAI의 설립자, 트위터의 총수.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혁신가이자 미래를 내다보는 선구안과 탁월한 사업 수완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일론 머스크의 화려한 약력입니다.

최근 트위터를 인수한 후, 절반이 넘는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주 80시간 일하기 싫으면 나가라"라고 통보하는 등 과격한 행보를 보이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는데요.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몽상가, 일론 머스크가 남긴 발자취와 그가 꿈꾸는 미래를 살펴봤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누군데?

  • 1971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일론 머스크는 부유한 가정 출신이긴 했지만, 꽤나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열 살도 채 되기 전에 부모님이 이혼했고, 학교에서는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머스크가 기대고 의지했던 건 SF소설과 백과사전, 컴퓨터뿐이었는데요. 머스크는 “10대 때 분리하기 힘들 정도로 머릿속에 공상과 현실이 혼재했고, 우주에서 맞이할 인류의 운명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죠.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중)
  • 이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경제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 대학 물리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지만, 이틀 만에 자퇴한 머스크는 만 스물셋이라는 이른 나이에 사업에 뛰어듭니다.
  • 첫 사업부터 머스크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습니다. 당시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인터넷 사업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집투 코퍼레이션(Zip2 Corporation)을 설립합니다. 뉴욕타임스 같은 미디어 기업에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었죠. 집투 코퍼레이션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뒤엔 온라인 결제 사업에 뛰어듭니다. 1999년 그가 설립한 온라인 은행 엑스닷컴(X.com)은 이후 페이팔로 성장했습니다. 머스크는 페이팔 매각으로 1억 7천만 달러(한화 약 2200억 원)라는 큰돈을 손에 넣었죠.
  • 머스크는 인터넷, 청정에너지, 우주가 인류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왔는데요.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옮기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페이팔 매각으로 번 자금 전부를 대체에너지 분야와 우주 산업에 재투자했죠. 1억 달러는 스페이스X에,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태양광 전지 기업 솔라시티엔 각각 7천만 달러와 천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 2008년 테슬라 CEO가 된 일론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테슬라를 세계 최대의 전기차 회사로 등극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테슬라 이전까지 골프장 카트나 셔틀버스 수준으로 여겨졌던 전기차로 스포츠카를 만드는 획기적인 기획을 내놨죠. 테슬라의 첫 전기차 ‘로드스터’는 1회 충전에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었고, 제로백 (자동차가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4초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은 테슬라의 전기차에 열광했고 전기차 시장도 내연기관 자동차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테슬라의 폭풍 성장에 힘입어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Tesla Motors Inc.

화성 진출을 꿈꾸는 ‘몽상가’

  • 머스크에게 천문학적인 부를 안겨준 기업은 테슬라지만, 그의 꿈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기업은 스페이스X입니다. 머스크는 화성에 사람과 물건을 보내겠다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러시아에 있는 오래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활용하려고 했는데요. 러시아 정부로부터 문전박대당하고 돌아오면서 스스로 우주선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스페이스X의 탄생이죠.
  • 스페이스X는 여러 차례 도산 위기를 맞았습니다. 자체 개발한 로켓 ‘팰컨 1’의 발사에 세 차례나 실패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네 번째 발사에서 기적적인 성공을 맛본 뒤, 미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계약을 따내면서 부활에 성공했죠.
© Unsplash
  • 머스크는 우주 관광, 나아가 우주 속 인류를 꿈꾸고 있습니다.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을 재사용해 우주탐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려고 하는데요. 실제로 2015년, 팰컨 9 로켓은 비행 이후 추진체 로켓 그대로 회수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2022년 5월 기준 스페이스X는 팰컨9를 152회 발사했고 이 중 로켓이 회수된 것이 117번, 재사용된 로켓이 발사된 것이 92번인데요. 2020년엔 민간 기업 최초로 우주비행사를 태운 유인 캡슐 ‘크루 드래곤’을 발사해 국제우주정거장(ISS)과의 도킹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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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에겐 지구를 벗어나는 것이 인류 멸망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그는 스페이스X의 도전을 화성 정착의 경제적 실현을 위한 핵심 돌파구라고 설명하곤 하는데요. 화성은 인류가 자립해 지속 가능한 문명을 꾸릴 만한 조건을 갖춘 태양계 내의 유일한 행성입니다. 스페이스X는 120m 크기의 스타십 1대에 승객 100명과 화물 100t을 실어 화성으로 보내는 ‘스타십 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 화성에 유인 왕복 우주선을 보낼 계획이죠.

머스크 트윗 하나에 요동치는 투자시장

  • 사업가로서의 수완과 미래 가치에 대한 선구적인 안목은 머스크를 투자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만들었습니다. 시가총액 20조 원이 넘는 전자상거래 회사 ‘엣시(Etsy)’에 대해 머스크가 ‘I kinda love Etsy(나는 꽤 엣시를 좋아해)’라는 트윗을 남기자 주가가 8% 이상 폭등한 사례도 있죠. 미국인 3만 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37%가 일론 머스크의 트윗을 보고 투자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 머스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큰손입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항상 시장의 인정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제도권 금융계, 증권거래소, 국가를 통해 가상 자산의 불안정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했죠. “비트코인은 법정화폐나 다름없이 안정적”이라는 발언과 함께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머스크는 순식간에 투자자들의 메시아로 등극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을 통해 테슬라 전기차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죠. 그러나 얼마 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가 우려된다며 테슬라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한 차량 구매를 중단한다는 트윗을 올렸는데요. 이 한마디에 전체 가상화폐 시총 중 약 415조 원가량이 증발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그의 막대한 영향력을 알 수 있죠.
  • 미국 헤지펀드들의 분별없는 공매도 행태에 경종을 울린 게임스탑 사건에도 관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평소 공매도에 부정적이었던 머스크는 “소유하지 않은 집이나 차를 팔 수 없는 것처럼 소유하지 않은 주식 역시 팔 수 없다”라면서 공매도를 “사기(scam)”라고 비판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죠. 2020년엔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말해 테슬라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트위터가 그려낼 ‘표현의 자유’

© Pixabay
  • 최근 일론 머스크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트위터를 전격 인수하면서 다시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는데요. 인수 직후 “새가 자유로워졌다(the bird is freed)”라는 트윗을 올린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는 폭력적이지 않으면서 건강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미래의 인류를 위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머스크에게 그간 소셜 미디어는 극단적 정치적 대립과 그로 인한 혐오로 오염된 공간이었고, 이런 공간에서 제대로 된 대화는 불가능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고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죠.
  • 동시에 그는 트위터를 단순한 SNS 이상의 슈퍼 앱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중국의 ‘위챗’처럼 화상 통화와 메시지는 물론 쇼핑, 결제, 엔터테인먼트 활동 등 모든 것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구상이죠. 트위터 역시 지구 밖의 신인류를 꿈꾸는 그의 비전의 일부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천명한 머스크에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각종 가짜뉴스와 인종차별 등 혐오 표현, 폭력적 행위를 부추기는 과격한 발언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죠. 실제로 소셜 미디어 분석 플랫폼 데이터민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발표 이후 인종차별적 단어의 등장이 13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머스크 본인 역시 가볍고 무책임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사소하게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 패닉은 바보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파시즘”이라는 등의 트윗을 남기거나, 부유세를 내라는 버니 샌더스의 트윗에 “당신이 아직 살아있었는지 몰랐다”라는 모욕적인 대답을 남겨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2018년엔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혀 테슬라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2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해 ‘사기’라고 이야기한다거나 “왜 노조비를 내고 스톡옵션을 포기하는가?”라는 트윗을 통해 노조 활동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부르짖는 표현의 자유가 어떤 가치인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머스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현재의 인류 문명을 넘어선다는 거대한 꿈을 꿉니다. 그는 20여 년간 주당 100시간 넘게 일하면서 자신이 구상하는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삶 전체를 바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직원들에게도 이러한 헌신적인 자세를 요구하기도 하죠. 머스크의 전기를 쓴 애슐리벤스는 “머스크가 개개인에 대한 공감 능력은 다소 부족했다”라면서도 “인류 전체에 대한 공감 능력은 상당히 뛰어났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것이 삶의 이유라고 밝힌 머스크의 발언에 진심이 담겨있다는 의미죠. 머스크가 그리는 인류의 장밋빛 미래, 과연 빛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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