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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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 쇼크

국산 가상자산 테라-루나의 폭락

최근 한국산 가상자산인 루나*와 루나의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가격이 119달러에 육박하며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들었던 루나는 일주일 새 99% 가까이 폭락하며 현재 가격이 1달러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테라도 한때 시가총액이 180억달러에 육박해 스테이블 코인 중 3번째로 시가총액이 컸지만, 최근에는 1테라의 가격이 60센트 수준까지 급락했죠.
*루나: 테라USD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일반 가상자산

**테라: 루나를 이용해 가치가 1달러로 유지되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와 루나는 ‘테라폼랩스’라는 블록체인 기업에 의해 개발됐는데요. 테라폼랩스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 권도형 대표와 티몬의 창업자 신현성 대표가 싱가포르에서 함께 창업한 기업입니다. 우리나라 창업자가 개발한 이 두 코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루나는 개발 2년 만에 세계 코인 시가총액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죠. 하지만 이번 폭락 사태로 테라와 루나는 단숨에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시장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었죠. 이런 와중에 루나와 테라의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매우 커졌고, 가상자산 시장은 혼돈에 빠졌습니다.

전례없는 급락의 이유는?

그렇다면 테라와 루나는 왜 갑자기 폭락한 것일까요? 이유는 세계 각국의 긴축정책과 테라와 루나의 독특한 거래 알고리즘에 있습니다.

①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P씩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죠.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면서 이전부터 가상자산 시장에는 붕괴 조짐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가상자산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던 스테이블 코인이나 각종 증권화 토큰도 폭락하고 있죠.

이에 업계는 가상자산 시장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며 위험회피 자산으로 여겨지던 가상화폐가 주식과 같이 고위험, 고빈도 거래가 동반되는 파생금융상품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② 테라-루나의 거래 알고리즘

루나와 테러의 가격이 급락한 배경에는 독특한 거래 알고리즘이 있는데요. 테라는 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현금이나 국채 등의 안전자산을 담보로 스스로의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코인을 뜻하는데요. 1달러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은 현금 1달러를 담보로 삼아 1달러만큼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이죠. 그런데 테라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가상자산인 루나가 테라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테라는 루나를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유지하는데요. 테라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판매처인 테라폼랩스는 1달러 가치의 루나를 발행해, 시중에 풀린 테라를 사들입니다. 테라폼랩스는 이렇게 사들인 테라를 소각해(=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1달러에 맞추죠. 반대로 테라의 가격이 올라가면 루나를 사들여 테라의 가치를 낮춥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투자자들의 신뢰 위에서만 작동하는 메커니즘인데요. 루나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루나의 가치가 급격히 낮아진다면 루나가 테라의 가격을 뒷받침하는 담보물로 기능하지 못한다문제가 발생합니다.

지난 8일, 시장에 대규모 테라USD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테라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급락했는데요. 테라의 가치가 1달러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테라와 루나의 연동 알고리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자매 코인인 루나의 가격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렇게 테라의 담보물로 활용되던 루나의 가격이 하락하자 테라의 가격은 더 하락했고, 결국 서로가 서로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죠.

테라-루나 쇼크의 나비효과

‘테라폼랩스’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암호화폐 기업에 투자를 요청한 상태인데요. 알레말 리서치, 셀시우스,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 등에 투자 제안을 넣었으나, 대부분 응하지 않거나 거절한 상황입니다.

현재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늘어난 테라 매도 물량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루나파운데이션가드는 자금투입장외거래(OTC)*회사에 약 7억 5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출해주고,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기존 연동구조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이죠.

*OTC: 증권거래소가 개설하는 정규적인 증권시장 외의 거래

루나파운데이션가드는 수십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테라폼랩스가 어려워지면 루나파운데이션가드는 보유하고 있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팔아 테라폼랩스를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경우 어마어마한 규모의 비트코인 매도 물량이 나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또,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담보로 15억달러 상당의 구제 금융 조달에 나서며 가격 방어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테라의 가치는 0.8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다, 이번 사태로 스테이블 코인 자체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이번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코인 시장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과 변동성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아,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이에 거래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예치금을 보관하는 은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거래소들은 주로 안전자산인 국공채들을 예치금으로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채권 시장에 매물이 급증하게 되고, 동시에 단기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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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i

테라 코인의 폭락은 다른 업계에까지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특히, C2X 플랫폼이 ‘테라’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메인넷을 활용하고 있던 터라 이번 사태로 함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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