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만에 부활한 택시 합승 서비스
지난해 7월 개정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에 따라 1월 28일부터 택시 동승 서비스가 합법적으로 이뤄지게 됐습니다. 택시기사가 승객의 합승을 유도하는 행위는 여전히 금지되지만, 운송플랫폼을 통한 승객의 자발적인 합승 서비스는 가능하죠.
이는 1982년 승객의 안전 문제, 택시기사의 무분별한 호객행위 등으로 택시 합승이 금지된 지 40년 만입니다. 이에 따라 택시기사는 방향이 같은 두 명의 승객을 함께 태우는 것이 가능해졌죠. 승객들 역시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심야시간에 방향이 같은 다른 승객과 동승한 후, 비용을 나눠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택시 합승 서비스는 한정된 택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심야 승차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뿐더러 승객 편의도 높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다만 각종 범죄 노출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한 상황에서 모르는 승객과의 동승을 기피하는 분위기를 넘어서는 것이 관건입니다.
합승 서비스 언제쯤 출시될까
택시 호출 앱 업체들은 법 개정에 맞춰 합승 서비스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를 포함한 주요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자들은 아직 합승 중개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인데요. 현재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코나투스의 '반반택시' 뿐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이 합승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버와 SK텔레콤의 자회사 T맵모빌리티가 합작해 선보인 '우티'는 이미 택시 합승 서비스 '우티 풀'을 올해 안으로 출시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톰 화이트 우티 CEO는 당시 택시발전법 개정에 맞춰 택시 합승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 발표했죠. 우버의 노하우와 티맵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내는 우티풀을 통해 카카오로 몰린 택시 수요를 가져오겠다는 전략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코나투스의 '반반택시'가 유일하게 택시 동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부터 규제 샌드박스* 제도하에서 서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서울 전역에서 서비스 중이며 이동구간이 70% 이상 겹치는 승객을 자동으로 이어주는 방식이죠. 법 개정에 맞춰 서비스 지역을 현재 서울 외 전국으로 확대하고 차량 수도 늘리는 등 사업 규모 확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규제 샌드박스: 신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정을 유예 또는 면제해주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는?
카카오T가 택시 호출 앱 시장을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확대가 절실한 신생 업체들이 합승 서비스를 공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택시발전법의 시행규칙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법이 시행된다고 해도 코나투스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택시 합승 관련 사업을 바로 시작할 수 없습니다. 반반택시는 이미 규제 샌드박스를 거친 만큼, 합승 중개에 필요한 법적 기준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합승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죠.
해외에서는 이미 공항과 도심을 오가는 카풀 서비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택시 합승 서비스가 성장할 여지는 큰 상황입니다. 현재는 택시 합승이 허용되면 범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시행규칙과 관련한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가 길어지고 있지만, 세부 시행규칙까지 개정된다면 택시 합승 서비스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JINI
40년간 금지됐던 택시 합승이 IT 기술 개발에 힘입어 새로운 방식으로 부활했는데요. 모빌리티 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