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SK하이닉스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검토를 79일 만에 중단했습니다.
- 주주 반발로 주가가 34% 빠진 데다 금융당국도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라고 지적한 영향으로 보이는데요.
- 상장 없이 수십조 원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과제로 남았습니다.
79일 만에 멈춘 솔리다임 상장 검토
📢 프리IPO·IPO 검토 중단: SK하이닉스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와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23일 공시했습니다. 지난 8월 5일 상장 준비 사실이 알려진 지 79일 만인데요. 최근 시장 상황과 주가 흐름을 볼 때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인지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솔리다임의 성장 가능성이나 투자 필요성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죠.
🏭 솔리다임은 어떤 회사?: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SSD 사업을 인수하며 출범한 회사입니다. 미국 법인 AI컴퍼니를 거쳐 SK하이닉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데요. SK하이닉스 회사 전체 가치의 12.9%를 솔리다임이 차지합니다. 그간 미국에 새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것이 상장의 명분으로 거론됐고, 시장에서는 상장으로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죠.
📉 시장 여건이 달라졌다: 검토를 멈춘 직접적인 이유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반도체 주가 조정이 꼽힙니다. 미국 낸드 업체 샌디스크의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40% 떨어졌는데요. 비슷한 업체 주가가 흔들리는 상황이라 솔리다임도 기대했던 몸값을 인정받기 어려워진 셈입니다. SK하이닉스는 중복상장 규제 강화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며, 시장 상황과 주주가치를 두루 따진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중복상장 논란, 주주 반발에 당국 압박까지
😠 주가 34% 빠진 주주들의 반발: 솔리다임 상장 논란은 지난 9월 25일 로이터가 이르면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솔리다임이 새 주식을 발행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다 가져가는 솔리다임의 이익을 새 주주와 나눠야 하는데요. SK하이닉스 주가는 보도 직전 거래일인 9월 23일 186만 2,000원에서 10월 22일 122만 3,000원으로 34.3% 하락했습니다. 솔리다임이 따로 상장하면 투자자가 SK하이닉스 대신 솔리다임 주식을 직접 살 수 있게 돼, SK하이닉스 주가가 자회사 가치만큼 오르지 못하는 할인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 금융당국 "국내든 해외든 규제 대상": 금융당국도 잇따라 압박에 나섰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모두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 규제에 걸린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22일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며, 국내든 해외든 똑같이 적용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그 모회사인 SK스퀘어에도 주주 보호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죠.
📋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뭐길래: 중복상장은 이미 상장된 모회사의 자회사를 따로 또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8월 3일부터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 중인데요.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모회사 이사회가 △ 주주 영향평가 △ 주주 보호 방안 마련 △ 주주 소통 △ 이사회 찬반 결의 △ 공시 등 5대 의무를 지켜야 하고, 어기면 모회사별로 최대 10억 원의 제재금을 물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 상장은 한국거래소 심사를 받지 않아 당국이 직접 막을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남은 과제는 투자 재원 마련
💰 상장 대신할 플랜B는?: 상장이라는 선택지가 사라지면서 솔리다임의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과제로 남았습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직접 투자하거나, 회사채를 찍거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는데요. 솔리다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5조 8,396억 원에 달하는 만큼 일부는 자체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안도 제기됩니다. SK하이닉스는 투자 시기와 규모, 재원 조달 방식을 검토해 성장과 기존 주주의 이익을 함께 높일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죠.
🇨🇳 투자를 미룰 수 없는 이유: 글로벌 낸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장 증설과 기술 투자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는 흐름입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양쯔메모리(YMTC)는 올해 2분기 출하량 기준 점유율 14%를 기록해 처음으로 글로벌 3위에 올랐는데요. 1위 삼성전자와 2위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입니다. 솔리다임은 미국 뉴욕주를 후보지로 새 낸드 공장 건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시험대: 이번 결정은 해외 자회사 상장을 검토 중인 다른 대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데요.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두산그룹의 하이엑시엄, CJ대한통운의 다슬로지스틱스도 해외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꼽힙니다. 해외 상장이라도 모회사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설명해야 한다는 선례가 남은 만큼, 주주 설득의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