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무산된 엔비디아의 ARM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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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무산된 엔비디아의 ARM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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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왜 인수하려 했나?

엔비디아가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과 추진하던 ARM 인수작업 중단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8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인데다 두 회사 모두 모바일, 그래픽 칩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업계의 주된 관심사였죠.


영국 반도체 회사인 ARM은 세계 모바일 칩 디자인 시장에서 90%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입니다. 엔비디아는 ARM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을 강화하려는 전략이었는데요. 그래픽 칩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전 세계 모바일 칩 설계 IP의 90% 이상을 장악한 ARM을 인수한다면 공급망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겠죠.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다만 엔비디아의 인수가 최종 확정되려면 미국과 영국, 중국, EU 등 경쟁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각국 규제 기관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며 해당 인수 건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영국 경쟁시장국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불공정한 경쟁이 우려되는 사안이라 밝혔으며, 유럽연합(EU) 역시 ARM의 IP에 대한 접근을 제한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ARM에 의존하는 글로벌 IT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인수에 일제히 반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인텔, AMD 등과는 그래픽, 서버용 칩 부문에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데다, 삼성전자, 애플 등과도 차세대 사업 분야에서 잠재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기술 생태계가 특정 기업 위주로 돌아가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왜 ARM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주요국 공정거래 당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ARM 비즈니스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ARM은 반도체 설계 툴과 특허를 보유한 회사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ARM의 설계 툴을 이용해왔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라는 특정 반도체 기업이 ARM을 인수하면 이해관계에 따라 ARM의 기술을 쓰지 못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죠.

인수 무산에 따른 결과는?

인수 무산에 따라 엔비디아는 독자적인 연구·개발 등 차선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엔비디아는 ARM의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에 위약금으로 12억 5천만 달러(약 1조 5000억원)를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이 위약금은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공식화할 당시 지급했던 계약금의 일부로, 이미 지불이 끝난 상태라고 하죠.


ARM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 그룹도 매각 대신 ARM의 IPO(기업공개)를 올해 연말 전까지 시도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업계는 소프트뱅크가 IPO를 통해 ARM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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