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어요. 일본은행이 30년 만에 0.5%의 벽을 깨고 본격적인 금융 정상화에 나선 건데요. 게다가 연간 0.5%P 인상은 1990년 이후 무려 35년 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커요. 오늘은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함께 살펴볼게요.
30년 만에 금리 0.5% 넘었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0.5% 정도'에서 '0.75% 정도'로 0.25%P 올렸어요. 정책위원 9명 전원이 찬성한 만장일치 결정이었죠. 이번 금리 결정에서 눈에 띄는 건 인상 속도인데요. 우에다 가즈오 총재 체제에서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한 뒤, 작년 7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세 번째 인상을 단행했어요.
우에다 총재는 지난 1일 강연에서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완화적 금융환경의 조정이며, 경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쉽게 말해, 경기가 과열돼서 금리 인상으로 억누르려는 게 아니라, 그동안 너무 낮았던 금리를 조금씩 올려가는 단계라는 뜻이죠.
엔저와 고물가가 만든 불가피한 선택
이번 인상 결정의 가장 큰 배경은 지속되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이에요. 엔저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꾸준히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넘고 있는데요. 198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오랜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던 일본으로서는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최근 2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하며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죠.
일본은행은 내년 봄 기업들의 임금 인상률이 낮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번 결정에 고려했어요.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거죠. 또한 당초 우려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어요.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변동성은 없었어요. 오히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일본은행이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올릴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죠.
금융시장에서는 2026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1.0%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요. 하지만 변수도 만만치 않아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어 금융완화를 선호하는 입장이거든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와 정부의 경제성장 우선 기조가 어떻게 조율될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요.
3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금리 인상이지만, 일본은행의 금융 정상화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엔저 해소와 경기 둔화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험난한 길이 앞에 놓여 있죠. 당분간은 일본은행의 정책 방향과 정부와의 정책 조율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