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어요. 최근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치솟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자 한은이 섣부른 금리 인하 대신 ‘안정 유지’를 택한 건데요. 경기 부양보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우선시한 결정으로 해석돼요.
부동산 불씨 꺼질 때까지 ‘동결 유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어요. 지난 6·27, 9·7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자, 한은이 금리를 낮춰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 붓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실제로 10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휴 이전인 2주 전보다 0.54% 더 오르며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어요. 이창용 총재도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일은 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죠.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린다면 정책 엇박자 논란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와요.
환율 급등세, 금리 인하 제동 걸어
최근 환율 급등도 금리 동결의 또 다른 이유예요. 원/달러 환율은 4월 이후 처음으로 1,430원대를 돌파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금리까지 낮추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져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미국의 재정건전성 우려로 달러 가치가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점도 영향을 미쳤죠. 한은은 이런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방어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에요.
경기 회복세는 유지, 인하는 ‘신중히’
한편 국내 경제는 소비와 수출 중심의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어요.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늘고, 자산시장 회복세에 따라 소비심리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에요. 다만 건설투자 부진과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성장세는 여전히 더딘 상황인데요. 한은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한 적절한 수준”이라며 “향후 부동산 대책 효과와 환율 흐름을 살피면서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전문가들은 부동산과 환율 불안이 계속된다면 11월에도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중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