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원 스트리밍 1위 "멜론"의 브랜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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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원 스트리밍 1위 "멜론"의 브랜딩 전략

2주 전인 6월 3일,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 멜론이 아티스트 유희열과 아이유가 메인으로 등장하는 광고 한 편을 게재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TOP100”이라는 제목의 이 광고에서 유희열은 호텔 벨보이 컨셉으로 여러 플레이리스트 사이를 엘리베이터로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광고에서는 ‘멜론 TOP100’, ‘아이돌 뮤직 TOP100’, ‘힙합 TOP100’, 발라드 TOP100’과 같은 장르별 차트와 더불어 ‘관장님 추천 TOP100’, ‘이별 BGM TOP 100’과 같은 플레이리스트 형식의 차트까지 다양한 차트들이 비춰집니다.

이번 광고의 슬로건은 차트부터 플레이리스트까지, 세상의 모든 TOP100 입니다. 멜론은 이 광고를 통해 당사의 강점인 음악 차트 시스템부터 이제는 어느새 너무 익숙한 음악 소비패턴이 되어버린 플레이리스트 형식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음을 드러냈죠.

‘음원시장 강자’ 멜론…글로벌 업체 등 공세에도 1위 굳건
‘음원시장 강자’ 멜론…글로벌 업체 등 공세에도 1위 굳건, 히트 & 히트 10년 째 최강 군림하는 멜론 5월 기준 월간 이용자 751만명 유튜브·지니 등에 압도적 앞서 개인별 맞춤 아티스트 추천 주효 스포티파이 등 잇단 공세에도 기존 이용자 이탈 거의 없어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각각 8%와 31%의 점유율 을 차지하고 있는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가 2019년과 2020년에 연이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한국 토종 음원시장이 위기에 처했다는 견해가 종종 제기되곤 했습니다. 실제로 유튜브뮤직은 지난 5월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 수 443만명을 기록하며 지니뮤직(375만 명), 플로(254만 명)를 제치고 국내 2위의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멜론(751만명)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멜론은 10년 넘게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지위를 유지해왔는데요. 어떻게 많은 수의 이용자들을 멜론이라는 브랜드에 락인시킬 수 있었던 것일까요? 오늘 <브랜드 한 입>에서는 차트, 아티스트와 소비자 간 접점 구축,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멜론브랜딩 전략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멜론, 지금 어떤 상태야?

멜론은 지난 2004년 SK텔레콤이 런칭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그 후 2008년 SK 텔레콤이 인수해 자회사가 됐던 로엔엔터테인먼트에 운영권을 넘겼었고, 2016년에 카카오가 로엔측 지분 76.4%를 인수하며 멜론의 운영권은 카카오M으로 이전됐습니다. 그 후 가장 최근에는 2021년 7월, 카카오가 물적분할 과정을 거쳐 멜론사업부문을 멜론컴퍼니라는 형태로 독립시켰으나, 이로부터 바로 두 달 뒤인 9월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멜론컴퍼니합병했습니다.

이렇듯 오랫동안 사업을 영위해 온 멜론은 공고한 팬층을 구축해왔습니다. 지난 2021년, 20대 전문 연구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19세 이상 29세 이하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브랜드 분석 조사를 시행한 결과 멜론은 브랜드 충성도인지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브랜드파워 지수 58.6점을 달성했습니다.

충성고객 탄탄한 카카오…멜론, 경쟁사 할인 공세에도 1위 굳건
충성고객 탄탄한 카카오…멜론, 경쟁사 할인 공세에도 1위 굳건, 카카오 멜론 강점 분석 이창영 유안타증권 기업분석팀장

멜론에 대한 높은 고객 충성도는 재무적 성과로도 나타났는데요. 지난 2020년, 경쟁사들이 6개월 무료, 6개월간 100원과 같이 공격적으로 가격할인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도 멜론은 가격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멜론의 유료가입자 수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2020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50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멜론은 어떻게 높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고,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플랫폼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일까요?


차트의 강자 멜론; 멜론 TOP100 차트인이 그렇게 어렵다고?

멜론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차트 시스템입니다. 가장 인기있는 노래들을 순서대로 보여주는 형식인데요. 가장 많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멜론차트는 음악 트렌드를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수행해왔죠. 즉, 일종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던 셈입니다.

그동안 음원차트는 음원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특히 음원차트 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에, 많은 가수들이 음원차트 성적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했었죠.

음원 사재기의 실체: 왜 내가 모르는 가수가 1위를 하는거지? - BBC News 코리아
BBC는 지난 11월부터 3개월간 ‘사재기 논란’이라 통칭 되는 음원 조작에 대한 취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차트 시스템은 한때 ‘다양성을 해친다’라거나 ‘대중이 아닌 특정 팬층의 입김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8년~2020년에는 음원차트 조작 논란이 수면위로 떠올랐는데요. 1시간 단위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횟수를 집계해 공개하는 실시간 차트 방식을 악용해 수천 개의 기기로 반복적으로 스트리밍을 돌리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죠.

당시 이러한 문제로 인해 멜론의 이용자 수는 실제로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12월에는 월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41만명 감소한 389만명을 기록하기도 했죠. 이처럼 기성 강자의 지위가 흔들리는 동안 차트 시스템에서 탈피한, 음원 추천 및 개인화를 앞세운 SK텔레콤의 FLO와 같은 신흥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HI★라이트] 멜론 ’24Hits’ 차트 도입 그 후...달라진 건?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멜론(Melon)이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실시한 지 어느덧 10여 일이 지났다. 각종 잡음의 중심이었던 실시간 차트가 폐지된 자리에는 ’24Hits’라는 이름의 새 집계 방식이 도입됐다. 과연 ‘24Hits’ 도입 이후 멜론 음원 차트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으며, 정말 ‘음원 사재기‘와 팬덤의 ‘음원총공’은 깨끗하게

이에 멜론은 차트 시스템 폐지가 아닌 차트 시스템 개선이라는 선택지를 택합니다. 기존의 실시간차트 시스템 대신 24Hits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요. 가장 큰 차이는 (1) 1시간 단위로 재생량을 집계하는 대신 24시간 누적 재생량으로 차트 기준을 변경하고, (2) 이용자 별로 1곡당 1일 1회 재생한 건수만 차트에 반영하며, (3) 차트 순위를 삭제하고 무작위 재생 방식인 ’셔플‘을 기본 설정으로 변경했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실시간 차트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간주돼 온 팬덤의 ‘스밍총공(스트리밍 총 공격)’의 영향력이 약해졌으며 인기 아이돌 그룹의 앨범 수록곡 ‘줄세우기’도 사라지며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차트에 포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8월, 멜론은 24Hits 차트 서비스를 다시 한번 개편해 TOP100 차트를 만들었습니다. 실시간차트의 최근 1시간 이용량과 24hits의 24시간 이용량을 50대 50의 비중으로 합산해 만들어 낸 새로운 차트입니다. TOP100 차트는 ‘공정성’과 ‘다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설계되었는데요.

음악 트렌드를 반영하는 실시간차트와 24시간 단위로 이용량을 집계해 차트 왜곡을 방지한 24hits의 장점을 모두 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단순히 팬덤의 크기만으로는 더 이상 승부를 볼 수 없다보니 최근 아이돌 시장에서는 “빌보드보다 멜론 TOP100 차트인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라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멜론은 멜론 차트가 지니고 있는 대표성을 포기하지 않고 이로부터 촉발된 여러 문제를 끊임없이 보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를 유희열과 아이유의 광고를 통해 이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죠.


아티스트와 팬 간 접점을 확대하는 플랫폼

멜론뮤직어워드(MMA), 멜론 스포트라이트, 그리고 트랙제로

멜론이 국내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아티스트와 리스너들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계속 늘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사례가 바로 멜론뮤직어워드멜론 스포트라이트입니다.

멜론뮤직어워드는 멜론에서 주최하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써 지난 2009년 제1회를 시작으로 지난 2021년에 제13회를 맞이했습니다.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대상, 주요 상품, 베스트 신인 아티스트 부문, 장르상, 인기상 수여 기준은 온라인 투표, 디지털 세일즈, 심판 스코어에 따라 정해지는데요, 이처럼 리스너가 단순히 음악을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순위에 관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지닙니다.

카카오 ‘멜론뮤직어워드’ 1차 투표 참여자, 전년비 51% 늘어
카카오의 뮤직플랫폼 멜론(Melon)이 진행하는 온라인·비대면 음악축제 ‘MMA 2020’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카카오는 ‘MMA 2020’의 1차 투표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투표수와 일평균 방문자 수(UV)가 각각 51%, 3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멜론은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한 해 동안 멜론에서 큰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 10명(팀)을 의미하는 ‘TOP 10’ 아티스트 ...

일례로, 지난 MMA 2020의 1차 투표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투표수와 일평균 방문자 수가 각각 51%, 38% 증가하기도 했는데요. 카카오측은 이에 대해 팬들의 관심 증가와 이용자 참여형 프로그램 강화의 효과라는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멜론 측은 올해 3월부터 새롭게 온오프라인 신보 조명 서비스인 ‘멜론 스포트라이트’를 출시했습니다. 멜론 스포트라이트는 멜론 앱 내 다양한 노출 구좌와 삼성역 K-POP Square(케이팝 스퀘어)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아티스트와 신보를 대중에 널리 알리는 서비스인데요. 현재까지 엔씨티 드림, 아이브, 방탄소년단 등이 멜론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멜론 측은 "'멜론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아티스트는 멜론 앱을 포함한 다채로운 채널을 통해 신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으며, 팬과 멜론 이용자는 아티스트의 신보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라는 입장을 제시했는데요. 아티스트와 팬을 잇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포부를 드러낸 셈입니다.

아울러 멜론은 ‘트랙제로’ 프로젝트를 통해 주류 음악 콘텐츠 프로모션뿐만 아니라 인디음악의 프로모션에도 힘쓸 것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4월 14일부터 시작된 트랙제로 프로젝트는 인디음악 발굴 프로그램으로, 가수 이상순 등 전문위원 6명이 매주 목요일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로 플레이리스트를 선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카카오측은 이에 “비주류 음악이 대중에 널리 알려지기는 쉽지 않다”며 “트랙제로를 통해 작품성과 예술성을 지닌 많은 명곡이 조명받고 이를 통해 가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죠.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멜론 스테이션

아울러 멜론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넘어 종합 음악 플랫폼을 지향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멜론이 내걸고 있는 슬로건은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인데요. 이를 위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더해 음악 및 아티스트와 관련된 종합 오리지널 콘텐츠까지도 제작 및 유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가 ‘멜론 스테이션’입니다.

멜론 스테이션은 지난 2020년 5월 출범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기존에 멜론 앱 내에서 인기 아티스트가 직접 선곡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팬들과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스타DJ를 전신으로 삼고있죠. 멜론은 멜론 스테이션을 통해 플레이리스트 공유를 넘어 스테이션을 통해 뮤직토크쇼, 오디오형 예능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제작해왔습니다.

지난 2021년 4월 기준 멜론 유료 가입자의 약 20% 정도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같은 해 7월 기준 멜론 스테이션은 20여개 프로그램, 총 650여회의 방송을 진행하며 누적 스트리밍 횟수 4000만회를 돌파했습니다. 추후에는 인기 오디오 콘텐츠를 동영상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단순히 음악 청취를 넘어 음악과 관련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며 대중에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되자, 자연스레 아티스트들이 새 앨범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자주 찾는 플랫폼으로도 발돋움했습니다. 지난 2021년에는 스트레이 키즈, 선미, 골든차일드, 아스트로, 잔나비 등이 컴백을 앞두고 멜론 스테이션 ‘오늘음악’에 출연하기도 했는데요. 과거에는 음원 프로모션 루트가 TV나 라디오에 국한돼 있었던 것에 반해, 이제는 음원 앱 내 오디오 플랫폼이 새로운 창구가 된 셈입니다. 이 또한 하나의 콘텐츠로, 멜론이 만들어가는 음악 생태계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음악을 들을 수 있었던 창구가 제한돼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더 많은 창구를 통해 음악을 청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도 계속해 경쟁자가 진입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론은 늘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유지해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멜론차트는 아티스트들의 신보 공개 시 흥행 성적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대표성과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때는 논란이 되었던 차트 시스템을 개편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 차례 쇄신하고, 팬과 대중이 아티스트와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점차 확대하며 종합적인 음악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멜론인데요. 과연 유튜브 뮤직과의 격차를 다시금 넓히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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