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LG전자가 미국 기업과 조 단위로 추산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 설비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 AI 서버의 발열 관리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며 냉각 시장은 2034년 73조 원대로 클 전망인데요.
- 가전 성장이 꺾인 LG전자는 냉각·전장·로봇 같은 B2B 신사업을 다음 성장축으로 노리는 중입니다.
LG전자, 대형 계약 수주했다
🤝 미국서 조 단위 냉각 계약: LG전자가 지난 5일 미국 인프라 기업 에어 컨트롤 콘셉트와 총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설비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100MW급 데이터센터 50곳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조~3조 원대로 추산하는데요. 서버 열을 식힐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냉각기, 칠러를 순차 공급하는 것이 계약 내용으로 알려졌습니다.
📏 계약 하나로 든든하다: 이번 계약 규모에 해당하는 5GW 정도면, 내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 증가분의 약 5%에 해당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은 올해 226GW에서 내년 334GW로 108GW 늘어날 전망인데요. LG전자는 프로젝트마다 입찰 경쟁을 치르는 대신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고, 두 회사는 공급 품목을 냉각수 분배 장치(CDU) 등으로 넓히는 방안도 논의 중이죠.
❄️ 뜨거운 AI, 냉각도 중요해: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를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넣어 돌리기 때문에, 열을 제때 빼내는 능력이 서버 가동을 좌우합니다. 온도가 한계에 이르면 반도체가 과열을 막으려고 스스로 속도를 늦추는 탓에, 바람으로 식히는 공랭식에 더해 액체냉각 수요가 급격히 커졌는데요. LG전자는 칠러부터 CDU, 칩의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다 갖춘 '칩 투 칠러' 솔루션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습니다.
액체냉각: 공기 대신 물이나 특수 냉각액으로 서버의 열을 식히는 방식입니다. 액체는 공기보다 열을 훨씬 많이 품을 수 있어, 전력을 많이 쓰고 열이 많이 나는 AI 서버에 효과적인데요. 발열이 큰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존 공랭식을 빠르게 대체하는 중이죠.
📊 주가도 7% 껑충: 계약 소식에 LG전자 주가는 6일 7.64% 급등한 23만 2,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초반에는 한때 23만 5,000원까지 올라 이달 들어 최고가를 찍기도 했는데요. 5일 밤 나온 발표가 연휴가 끝나고 시작된 첫 거래일부터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죠.
냉각 시장, 새롭게 떠오르는 먹거리
📈 2034년, 73조 원 규모가 될 시장: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올해 210억 달러(약 28조 원)에서 2034년 544억 달러(약 73조 원)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LG전자는 이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편인데요. 올해 상반기 냉각 솔루션 수주액은 이미 6,000억 원을 넘었고, 회사의 전망에 따르면 연말까지 누적 수주액이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죠. 2027년 말로 잡았던 칠러 사업 매출 1조 원 목표도 앞당겨 달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읍니다.
🏭 엔비디아 인증에 공장 신설까지: LG전자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투자에도 들어갔습니다. 지난 1일에는 빅테크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데이터센터 밸리로 불리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칠러 공장을 새로 짓고, 평택·창원 생산라인을 늘리는 데 총 1,5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지난달에는 엔비디아의 공식 파트너 프로그램에 전력·냉각 분야 파트너로 등재됐고, CDU 제품이 국내 기업 최초로 엔비디아 규격 승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이에 다른 국내 기업도 냉각 시장에 명함을 내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작년 독일 냉각 설비 업체 플랙트그룹을 통째로 인수한 데 이어, 광주사업장에 약 2,400억 원을 들여 공조 생산라인을 짓고 2028년부터 가동할 계획인데요. 오텍캐리어도 지난 8월 수도권 48MW급 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경쟁이 달아오르는 중입니다.
LG전자, 또 다른 노림수는?
🔄 가전 다음 먹거리, B2B: 냉각 사업에 힘을 싣는 바탕에는 기업 간 거래(B2B)로 성장축을 옮기려는 전략이 자리합니다. TV·생활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거세지자, LG전자는 작년 전체 매출의 35%를 넘긴 B2B 비중을 2030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냉난방공조(HVAC)처럼 기업 고객을 상대하는 사업이 그 중심입니다.
냉난방공조(HVAC): 냉난방공조는 냉방, 난방, 공기 조화의 줄임말입니다. 공간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을 적절하게 조절해서 원하는 환경을 만드는 기술 혹은 시스템을 말하죠. 덥고 습한 여름날에 실내 공간을 뽀송하고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에어컨과 제습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영어로는 Heating(난방), Ventilation(환기), Air Conditioning(냉방)의 앞 글자를 따서 HVAC라고 부릅니다.
🚗 전장 사업도, 로봇 사업도: 한편, 전장 사업 역시 새로운 시장으로 꼽힙니다. LG전자는 유럽 최초의 상용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인 르노 전기 상용차에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를 하나로 제어하는 통합 콕핏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는데요. 로봇 분야에서도 서울 양재 데이터팩토리에 로봇 약 200대를 투입해 생산라인 작업을 학습시키는 중이고, 내년부터 미국 생산거점에 순차 투입하면서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의 외부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죠. TV·가전·모바일에서 쌓은 제조와 사용자 경험(UX) 기술을 차와 로봇으로 옮겨 심는 그림입니다.
🔮 신사업에 거는 기대: 이에 증권가는 당장의 실적보다 신사업의 성장성에 초점을 두고 LG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올려잡는 모습입니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8,817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1조 479억 원)를 밑돌 것으로 추정되지만, 메리츠증권은 오히려 목표주가를 22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올리기도 했는데요. 연말까지 약 3조 원 규모로 쌓일 냉각 수주잔고가 수주 후 7~9개월 만에 매출로 바뀌는 데다, 로봇 상업화도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설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