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노선의 정상화가 늦어지고 고환율과 고금리 기조까지 겹치자 많은 저비용항공사(LCC)가 곤란을 겪고 있는데요. 그러나 제주항공은 재무적 어려움 때문이 아닌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유상증자 결정
제주항공이 세 번째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이미 두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제주항공은 6월 추가적인 유상증자는 없으리라 발표했는데요. 제주항공은 이 발표를 번복하고 3,2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유상증자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 유상증자란 이미 상장된 기업이 추가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로운 주주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법입니다. 기업의 자금 확보 수단 중 하나죠.
-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는 추가적인 유상증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더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외부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 그러나 2개월이 지난 8월 26일 제주항공은 이를 번복하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인데요.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3,2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LCC 수난시대? 잇달은 유상증자
유상증자를 결정한 LCC는 제주항공뿐만이 아닌데요.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LCC가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모으고 있습니다.
-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각 668억,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요. 지난 4월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210억원 규모의 세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 에어부산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미 2020년 863억원, 2021년 2,2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에어부산은 5,200만주의 신규 발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9월 진행 예정인 세 번째 유상증자 규모는 1,490억원입니다.
LCC 수난의 배경
LCC는 대형항공사들과 다르게 상반기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주요 수입원인 일본과 중국 노선의 정상화가 지연된 데다, 설상가상으로 고환율과 고금리 기조로 비용부담까지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는 올해 2분기에도 여전히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리오프닝 이후 이익폭이 크게 확대된 대형항공사와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 LCC가 회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LCC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일본과 중국 노선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급등한 환율도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는데요. 항공기 리스료는 보통 달러로 지불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기를 리스하는 LCC에게 고환율 기조는 매우 치명적입니다.
- 높아진 금리로 인한 이자비용 또한 LCC를 옥죄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3.84%로, 7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이미 부채비율이 위험수준을 넘은 LCC의 ‘돈맥경화’ 현상이 우려됩니다.
제주항공, 이번엔 다르다?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적 어려움 때문이 아닌 선제적인 투자라고 밝혔습니다. 확보된 자금으로 새 항공기를 매입해서 기단을 현대화하는 동시에 리스료를 줄이겠다는 계획인데요. 시장은 아직 제주항공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문제와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확보된 자금은 신규 항공기 매입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라고 설명했죠.
- 신규 항공기를 매입하면 기단의 현대화를 통해 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데요. 고정비용인 항공기 리스료도 줄어들면서 수익성 개선 역시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살아나는 해외여행 수요를 흡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데요. 흑자전환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 그러나 유상증자 발표 후 제주항공의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조금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주요 노선 정상화 연기와 고환율, 고금리로 인해 LCC는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과연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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