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실패, 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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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실패, 무엇이 문제였나

🔎 핵심만 콕콕

  •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습니다.
  • 하림 그룹의 자금 조달 문제와 해진공의 경영 간섭 의지 때문인데요.
  • 해운업 침체 전망에 재매각 가능성도 낮습니다.

🛳️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유일한 원양 컨테이너 선사로 남은 HMM. 한때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처지에 놓였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찾아온 해운 호황을 맞아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고 경영난에서 벗어났고, 채권단은 HMM 매각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기업이 하림그룹이었죠.

 

협상이 깨진 이유

❌ 조율 실패: 지난 6일, HMM의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하림그룹과 진행하던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습니다. 협상이 시작된 작년 12월 이후 약 7주 만인데요. HMM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하림그룹은 산은과 해진공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지만 결국 조율에 실패했습니다.

🤝 JKL 파트너스: 협상 쟁점 중 하나는 사모펀드 JKL 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제한이었습니다. 이번 HMM 인수전에 하림그룹의 파트너로 참여한 JKL 파트너스는 자금 조달에 도움을 주는 대신 지분을 빠르게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채권단이 계약 조건으로 5년간 주식 매각 금지를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하림그룹은 JKL 파트너스를 매각 금지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요. 산은이 기간을 3년으로 줄이는 중재안도 제안했으나 해진공은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 자금 조달 문제: 하림그룹은 JKL 파트너스 없이 HMM을 인수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JKL 파트너스가 투자한 6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짧은 기간 안에 어떻게 메울 것인지 설득력있게 제시하지 못한 거죠.

 

매각해도 경영에 간섭한다고?

📃 계약 조항: 이에 더해 해진공의 경영권 간섭 의지도 협상이 결렬된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림그룹의 HMM 인수 계약에는 △5년간 지분 매각 금지 △1년 5천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 제한과 함께 △정부 측에서 사외이사를 지명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됐는데요. 하림그룹은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산은과 해진공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죠.

👀 경영권 관여 요구: 협상 결렬 이후 하림그룹은 “매도자 측이 인수 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영 간섭을 할 우려가 있었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실상 지분만 넘기고 매각 이전처럼 관리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인데요. 경영권 참여 기간을 5년으로 한정해 달라는 요구까지 거절당하자 하림은 더 이상 협상을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산은 vs 해진공: 협상 과정에서 채권자인 산은과 해진공 간의 의견 충돌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은은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 HMM을 빠르게 매각하려고 한 반면, 해진공은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회사인 HMM의 경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HMM이 보유한 10조 원이 넘는 현금이 인수 자금을 갚는데 쓰이는 게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인 해운업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감시가 필요하다고 본 거죠.

 

HMM의 미래는?

🤔 인수 무산, 오히려 다행?: 인수 무산을 두고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면 위험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기업은 체급에서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하림그룹이 규모가 큰 HMM을 안정적으로 경영하기 힘들었을 거란 뜻이죠. 도산 위험 때문에 하림그룹의 인수를 반대했던 HMM 선원노동조합에서도 협상 결렬을 환영하며 파업 예고를 철회했습니다.

❓ 재매각 가능성은?: 산은은 조만간 HMM 재매각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다만, 재매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산은과 해진공은 보유한 1조 6,800억 원어치의 영구채를 내년까지 다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HMM 발행주식 총수가 10억 주로 늘어납니다. HMM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죠.

😥 좋지 않은 시장: 해운 업황 악화도 재매각의 장애물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호황이 끝나고 작년 하반기부터 운임이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는데요. 코로나 시기에 늘렸던 선박 투자 때문에 앞으로 시장에 공급될 선박도 많다고 하죠.

🤝 해운동맹 지각변동도 변수: HMM이 속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가 사실상 해체된 것도 변수입니다. '디얼라이언스'의 핵심 멤버인 세계 5위 해운사 하팍로이드가 내년 2월부터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와 새로운 해운동맹을 맺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선복량🔍이 많은 하팍로이드 이탈로 당장 지금의 물동량을 소화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해상동맹 개편 이후 저가 운임 경쟁 등 치킨 게임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해운동맹: 주요 해운 기업들은 같은 노선을 운영하는 회사들 사이의 과도한 경쟁을 막고 노선을 공동 운영해 원가 절감, 영업력 강화 효과를 누리기 위해 동맹을 맺는데요. 이를 해운동맹이라고 합니다. 동맹사 간에는 배를 서로 공유해 운영하는 '선복 공유' 제휴를 맺기도 합니다. 현재는 선복량 기준 1위와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가 속한 '2M', CMA CGM(3위), 코스코(4위), 에버그린(6위)의 '오션 얼라이언스', 하팍로이드(5위), ONE(7위), HMM(8위), 양민(9위)가 포함된 '디 얼라이언스' 등 3개 해운동맹이 세계 해운시장을 삼분하고 있습니다.

🔍선복량: 선박 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의미합니다. 해운 공급 능력을 의미하는 지표로, 전 세계 해운 업체 순위도 선복량을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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