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운임의 고공행진, HMM 주가는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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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운임의 고공행진, HMM 주가는 엇박자

HMM의 역대 최고 실적 경신 릴레이

대한민국 대표 원양선사 중 하나인 HMM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의 영업이익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배경에는 급격한 해운 운임 상승이 있습니다. 지난 7일 대표적인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5109.6포인트를 기록하며2009년 창설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죠.


2020년 초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전 세계 소비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는데요.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그 반작용으로 보복 소비가 급증했고, 전 세계적으로 재화에 대한 수요가 늘었습니다. 반면, 항만 노동자 집단 감염과 트럭 운전사 부족 등으로 항만에서는 물류 적체 현상이 벌어지는 등 물류 업계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죠. 이런 이유로 해운 운임이 크게 올랐고, HMM 역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엇박자를 타는 주가

그러나 HMM의 ‘역대급’ 실적 전망이 무색하게주가는 장기간 약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 5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현재 25,000원 대까지 내려앉았죠. 21년 3분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점을 고려하면, 실적과 주가가 엇박자를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주가의 내림세는 탄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우선 HMM의 실적 호조가 단기적 호재라는 지적입니다. 운임 상승을 이끌었던 물류 대란이 해소되면, 해운 운임도 자연스레 내리겠죠. 특히나 현재의 운임 강세에 탄력을 받은 주요 선사들은 이미 2023~24년도까지 신규 선박 발주를 마쳤는데요. 그때가 되면 오히려 선박이 과잉 공급되며 경쟁이 심화한다는 전망입니다.


두 번째로는 주식발행량의 증가입니다. 과거 HMM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자금을 빌려준 기관들에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작년 들어 HMM의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오르자 기관들이 막대한 물량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는데요. 결과적으로 HMM의 주식 수가 증가하며, 개별 주식의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남은 전환사채 물량이 많아 주가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전환사채(CB): 주식 인수권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으로, 채권자(돈을 빌려준 사람)은 주가가 오르면 전환사채를 주가로 전환할 유인이 존재합니다.

앞으로 HMM 주가 전망은?

올해 전 세계 신규 선박 증가량은 2%에 불과한 반면, 물동량 증가량은 이를 상회할 전입니다. 올해도 호재가 계속될 수 있는 것인데요. 다만 HMM 주식은 전환사채 물량이 약 5억 주 가까이 남아 있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4일 장중 54만주를 매도하는 등 여러 리스크에 직면해있습니다.


동시에 올 상반기 매각 여부가 주요 이슈가 될 수 있는데요. HMM은 구조조정 이후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두 최대주주의 공동 관리 하에 놓였있었습니다. 이제 산업은행은 HMM 관리에서 손을 떼려하고 있지만, 문제는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가진 지분이 무려 71%에 육박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인수할 대상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이 물량들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주가가 더 떨어질 염려도 적지 않습니다. 아직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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