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잇따라 가격 인상 결정
TSMC가 최근 고객사에 내년 1월 1일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대 8%에 달하는 가격 인상이 이뤄질 예정인데요. 올해 3월 8인치 파운드리* 가격을 오는 3분기부터 최대 20% 인상한다고 밝힌지 단 두 달 만에 추가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입니다.
*보통 8인치 파운드리는 초고성능 반도체보다는 성능이 낮고, 가격이 저렴한 일반적인 반도체의 위탁생산을 뜻합니다.
업계 2위 삼성전자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지난 15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상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생산 라인 중 레거시 공정* 가격이 대폭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업계 후발 주자인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 중국 SMIC 등 역시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레거시 공정은 다른 말로는 구식 공정이라 하며, 주로 28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생산공정을 가리킵니다. 최첨단 고사양 반도체가 아닌 단가와 전력 효율이 중요한 저사양 반도체에 주로 사용되죠.
파운드리, 왜 자꾸 비싸지는 걸까?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을 반도체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 상승으로 보는 것이 업계 중론인데요. 예를 들어,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상승하자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가격이 상승하고, 이 웨이퍼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해내는 파운드리 업체가 가격 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죠.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희귀가스 역시 가격이 급등한 점 역시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됐습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선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TSMC나 삼성전자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은 생산 능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공장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때 필요한 거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TSMC는 "내년까지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 마련을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 미칠 영향은?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파운드리 가격 상승에 따라 삼성전자의 수익성 역시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고성능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 사실상 TSMC와 삼성전자 과점 구조이다보니, 고객사 입장에서 두 업체 이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국내 2위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 역시 지속적인 호조가 예상되는데요. DB하이텍이 집중하는 8인치 파운드리의 경우,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특성상 차량용 반도체인 MCU*나 TV, 스마트폰 등에 필수적인 DDI** 생산에 적합합니다. 두 제품 모두 현재 반도체 수급난의 중심에 있죠. 이렇게 연일 공장은 풀가동되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인상되자 DB하이텍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46%로 TSMC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MCU(Micro Controller Unit): CPU와 주변 장치들이 포함된 칩으로, 다른 전자 부품을 제어하는 반도체
**DDI(Display Driver IC):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다만, 파운드리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이슈입니다. 원가부담이 커짐에 따라 완제품의 가격인상 역시 이어질 전망인데요. 특히 TSMC 반도체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 애플 제품의 경우 최종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애플을 시작으로 주요 전자·IT 제품 생산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면, 치솟는 물가 속에 전자제품 가격 역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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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O
말그대로 부르는게 값인 파운드리 업계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침체된 분위기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외부 요인으로 낸드 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데요. 파운드리보다 메모리 반도체에 더 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어떤 포트폴리오 전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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