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도 이제 블록체인에 담는다고? 토큰증권 한 번에 이해하기
요즘 금융권에서 토큰증권이라는 말이 부쩍 자주 들려요. 부동산이나 미술품을 잘게 쪼개 사는 조각투자로 알려졌던 이 개념이, 주식·채권·펀드까지 아우르는 자본시장의 새 인프라로 자리 잡는데요. 이름에 토큰이 들어가다 보니 가상자산과 헷갈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엄연한 증권이에요. 오늘은 토큰증권이 무엇인지, 왜 주목받는지, 국내외 시장은 어디까지 왔는지 차근차근 짚어볼게요.
토큰증권, 정확히 뭘까?
📌 토큰증권과 STO, 정의부터 짚어보기
토큰증권(ST, Security Token)은 분산원장에 기록해 발행·유통하는 증권을 말해요. 종이에 적으면 실물증권, 전자등록계좌부에 기록하면 전자증권, 여러 기관이 함께 기록하고 함부로 고칠 수 없는 장부에 올리면 토큰증권이 되는 식이죠.
이와 함께 자주 쓰이는 STO(Security Token Offering)는 토큰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ST가 상품이라면 STO는 그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과정인 셈이에요.
⛓️ 토큰증권을 떠받치는 분산원장
토큰증권을 이해하려면 먼저 분산원장을 알아야 해요. 분산원장(DLT, 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은 거래 기록을 한 기관의 중앙 서버에 두는 대신, 여러 참여자가 함께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인데요. 이를 구현한 기술로 잘 알려진 게 바로 블록체인이에요.
참여자들이 시간 순서대로 함께 기록하고, 한 번 적힌 내용은 지우거나 바꿀 수 없어 위변조 위험이 낮아요. 토큰증권 체계에서는 이 분산원장이 증권계좌부 역할을 하죠.
🪙 기존 증권·가상자산과의 차이점
토큰증권과 기존 증권의 핵심 차이점은 형태예요. 증권이 음식이라면, 발행 형태는 그릇에 해당하는데요. 어떤 그릇에 담아도 음식이 바뀌지 않듯, 토큰 형태로 발행해도 증권이라는 본질은 그대로예요. 그래서 공시, 인가·등록, 불공정거래 규제 등도 똑같이 적용되죠.
반면, 가상자산과는 성격 자체가 달라요.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에는 주식의 주주 권리나 채권의 원리금 상환 청구권 같은 권리가 없는데요. 토큰증권은 특정 자산이나 사업에서 나온 수익을 받을 권리를 디지털 장부에 기록한 것일 뿐이라 주주로서의 권리나 상환 청구권 등도 모두 행사할 수 있어요.
토큰증권이 가져올 변화
⚡ 거래는 빠르게, 비용은 가볍게
토큰증권의 첫 번째 장점은 거래 절차가 단순해진다는 거예요. 기존 증권은 발행부터 결제까지 예탁결제원, 증권사, 은행 등 여러 기관을 거치며 확인·정산 절차를 밟는데요. 토큰증권은 참여 기관이 하나의 분산원장을 함께 보기 때문에 이런 중복 단계가 줄어들어요. 그만큼 거래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도 낮출 수 있죠.
🧩 빌딩도 그림도 소액으로 투자하기
토큰증권의 또 다른 장점은 자산을 쪼갤 수 있다는 데 있어요. 수십억 원짜리 빌딩, 유명 작가의 그림, 명품 시계처럼 혼자서는 사기 어려운 자산도 소액 지분으로 나눠 여럿이 함께 투자할 수 있는데요. 여러 자산을 묶어 간접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나 리츠와도 다른 개념이에요. 내가 고른 자산에서 나온 수익을 직접 나눠 받는 거죠.
🔎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채권·펀드까지
주식·채권·펀드 같은 정형증권도 얼마든지 토큰 형태로 발행할 수 있어요. 정형증권을 토큰에 담으면 여러 이점이 생겨요.
- 소액 투자: 발행 단위를 잘게 쪼개기 쉬워요. 1주에 300만 원인 주식도 토큰화하면 1만 원만으로 투자할 수 있고, 최소 투자 단위가 컸던 채권도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죠.
- 유동성: 사모펀드나 사모사채처럼 만기까지 현금화가 어려웠던 상품도 유통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요.
- 관리: 비상장주식은 주주가 누구인지 파악하기가 번거로웠지만, 분산원장에 기록되면 발행사가 주주 현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 연계 활용: 토큰화된 증권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다른 금융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어요.
결국 토큰증권은 기존 증권을 더 쓰기 편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도 해설해 볼 수 있어요.
국내 토큰증권 시장, 어디까지 왔을까?
🇰🇷 조각투자로 문을 연 국내 시장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뿌리는 조각투자예요. 2019년 12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관심이 커졌고, 2022년 4월에는 금융위원회가 뮤직카우의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하기도 했는데요. 2023년 12월에는 미술품 플랫폼 열매컴퍼니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기초자산으로 12억 3,200만 원 규모의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어요.
🧐 성과와 한계 사이, 국내 시장의 현주소
조각투자가 문을 연 뒤 눈에 띄는 성과도 나왔어요. 카사는 작년 서초 지웰타워 12층을 45억 5,000만 원에 매각해 공모가 대비 약 25%의 누적 수익률을 냈는데요. 누적 매각 총액도 513억 원을 넘겼죠.
하지만 지금 시장의 현실은 만만치 않아요. 그동안 조각투자 업체들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임시 허가로 영업해왔지만, 지정 기간이 끝나면서 정식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는데요. 펀블과 카사 모두 인가 문턱을 넘지 못해 각각 지난 5월과 8월 서비스를 종료했죠.
한편, 주식·채권 같은 정형증권 토큰은 아직 국내에서 발행된 사례가 없어요. 상장주식 토큰화도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인데요. 내년 2월 관련 법이 시행되면 국내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에요.
🌎 테슬라·엔비디아도 토큰으로, 해외는 이미 실전
글로벌 시장은 한발 앞서 있어요. 로빈후드는 작년에 토큰화 주식 거래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7월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을 열고 120여 개국으로 서비스를 넓혔는데요. 바이낸스도 올해 6월 테슬라·엔비디아 등을 기초로 한 비스톡스(bStocks) 거래를 시작했어요. 다만 이런 해외 토큰화 주식은 대부분 실제 주식을 담보로 가격만 따라가는 구조라, 의결권 같은 주주 권리까지 주는 건 아니에요.
토큰증권은 새로운 투자처라기보다, 익숙한 증권을 더 편하게 담아내는 방식에 가까워요. 토큰증권이 본격적으로 세를 늘려가다 보면, 소액 투자와 유통이 쉬워지는 만큼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폭도 넓어질 수 있는데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이해해두고, DB증권과 함께 새로운 투자 기회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