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ASML의 HMI 부서에서 CS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계신 최용준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용준님은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를 전공하셨으며, 외국계 반도체 장비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계셨는데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생긴 슬럼프 시기에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용준님의 STORY, 함께 들어볼까요?
우여곡절 인생스토리
소극적이었던 성격을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능동적으로 바꾸었습니다.
복학 후 슬럼프가 찾아와서 많이 힘들었지만,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어요.
기대와 예상을 정확히 구분하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대 초반 스토리
20대 초반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셨나요?
어떻게 하면 재밌게 놀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어요. 평소 관심 있었던 힙합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축제나 공연에서 무대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새로운 사람들과 여러 활동들을 하면서 소심하고 수동적이었던 성격을 활발하고 능동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군대 스토리
군대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셨나요?
1년 동안 대학 생활을 즐기다가 입대를 했는데요. 2년이란 시간을 정말 알차게 쓰고 싶었고, 이를 통해 저 자신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에 가장 많은 걸 이뤘던 시기인 것 같아요.
군대에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개인 시간에 자격증 공부를 위주로 했어요. 한국사 자격증, 컴활 자격증, 토익을 취득했습니다. 또, 군학점으로 인정되는 강의도 6학점 들었어요.
목표를 설정해놓고 하나하나 이루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욱 능동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복학 후 슬럼프 스토리
복학을 하고 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셨나요?
제 기준에서 많은 것을 이루고 전역을 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많이 있는 상태였죠. 그런데 실제 사회에 나와보니 생각보다 많이 다르더라고요. 마음을 추스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달랐나요?
군대에서는 뭐든지 하기만 하면 플러스가 됐어요. 하지만 전역하고 사회에 나와보니 남들보다 우위를 가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더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하더라고요. 군 생활 때와 마찬가지로 제 능력을 증명해보고 싶었지만, 절대적으로 시간을 투자하는 양 자체가 달라서 힘들었습니다.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복학하고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대외활동들에 지원했었는데요. 서류는 통과하더라도 면접에서 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교내 봉사 동아리부터 시작했어요.
봉사 동아리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벽화 봉사와 같은 창작 봉사 동아리였는데요. 동아리 활동이 너무 의미 있고 재밌어서 임원진까지 맡아서 활동했습니다.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예산도 짜는 일을 담당했어요.
또, 몽골 해외 봉사 활동에도 참여했었는데요. 7박 8일 동안 몽골에서 유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봉사를 진행했었습니다. 콘텐츠를 저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기획해서 진행했던 봉사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슬럼프 시기를 극복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 있나요?
기대와 예상을 철저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가 정의하는 "기대"는 실현 가능성을 파악하지 않고 막연히 바라는 목표였고, "예상"은 실현 가능성,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결과를 정확히 추정할 수 있는 목표였습니다.
전에는 기대와 예상을 구분하지 않고 목표로 설정했는데요. 슬럼프 극복 후에는 한정된 시간과 노력, 선천적인 능력을 잘 고려해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슬럼프 극복 후 스토리
슬럼프를 극복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셨나요?
본격적으로 진로를 위한 활동들을 통해 역량을 쌓아나갔습니다. 전공 공모전, 학부 연구생, 교내 기자단, 마케팅 공모전 활동이 기억에 남아요.
- 전공 공모전
*적분구의 내부 대체재를 주제로 실시되었던 교내 산학협력 프로젝트였는데요. 어떤 코팅제를 내부에 도포해야 효율적인지에 대해 발표하는 공모전이었습니다.
화학 실험을 통해 여러 코팅제의 효율성을 연구하였고, 금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어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적분구 : 반사율이 높은 물질로 내부 코팅한 구체로, 시료 표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모두 적분구 표면에 고르게 분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음
- 학부 연구생 활동
철강 분야 학부 연구생으로 활동했었는데요. 학부 수준이라 깊은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철강 분야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SEM, XRD 등 분석 장비에 대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경험이 ASML 입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HS애드 공모전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마케팅 쪽 역량을 쌓고 싶어서 활동했었습니다. 교내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마케팅 공모전을 찾아보다가 지원했어요.
네이버 시리즈의 독자 범위를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로 활동했었는데요. 조사하다 보니 작가의 팬덤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작가가 연예인처럼 팬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가의 유튜브 채널이나 SNS 등 자신을 소개하는 플랫폼을 기획해 발표했습니다.
- 교내 기자단
외국계 반도체 장비 기업에 관한 정보를 듣고 싶어서 교내 기자단 활동을 했었습니다. 교내 기자단으로 활동하면 인터뷰를 통해 인터넷에 나와 있지 않은 실무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외국계 반도체 장비 기업 현직자분을 인터뷰하면서 강력한 인사이트를 얻었고, 취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런 점에서 BYTE+ <인터뷰 한 입>이 취업준비생에게 정말 좋은 콘텐츠라고도 생각합니다.
생생한 취업 준비 스토리
외국계 반도체 장비 회사에 입사하고 싶었습니다.
ASML 영어 테스트에서는 영어 회화 스터디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자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면접관에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해요.
스펙이 어떻게 되시나요?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를 3.99의 학점으로 졸업했습니다. 오픽 IM2를 취득했고, 직무 공모전 금상 수상, 학부 연구생, 해외 봉사 등의 활동을 했었어요.
ASML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슬럼프를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진로 관련 활동을 하면서 외국계 반도체 장비 회사를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먼저, 반도체 장비 회사 그 자체에 관심을 가졌어요. 반도체 시장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있어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호황기와 불황기일 때 영업이익이 차이가 나지만, 반도체 장비 회사는 반도체 사이클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외국계 기업은 직무 이동에 있어서 국내 대기업보다 본인 의사를 우선시해주는 경향이 있어 커리어를 주도적으로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에 더해 해외를 많이 나가기 때문에 삶이 다채로워지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ASML의 채용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서류평가 -> AI 면접 -> 영어 테스트(전화) -> 1차 면접 -> 2차 면접"의 과정으로 채용이 이루어집니다.
- 서류 평가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한글과 영어 버전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모두 필요합니다.
- AI 면접
재택에서 실시하는 AI 면접인데요. 시중에 있는 AI 면접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준비하면 도움이 되실거에요.
- 영어 테스트
오픽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결이 달라요. 오픽은 여러 주제에 관해 1분 동안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인데요. ASML의 영어 테스트는 특정 경험과 세부적인 내용을 계속 물어보는 방식이에요.
질문 자체가 너무 개인적이기 때문에 영어 테스트만 따로 준비하겠다고 생각하시면 힘들 수도 있어요. 저는 영어 테스트 자체를 준비하기보다는 영어 회화 스터디를 통해 머릿속에 있는 말을 영어로 내뱉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문법, 어휘는 부족하더라도 의사전달이 확실히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1,2차 면접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되는데 영어로 답변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ASML 면접은 다른 대기업과 확실히 달라요. ASML은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파악하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서 면접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그럴듯하게 답변하면 절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요.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해줄 수 있는 꿀팁이 있을까요?
면접을 준비할 때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놓는 것을 추천드려요. 지금까지 했던 활동 하나하나에 대해 배운 점 등을 자세히 준비하고, 이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본인에 대한 파악을 잘해야 합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역량을 어떻게 해야 면접관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해요. 전공이나 산업 관련 지식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다른 지원자들과의 차별을 위해 본인 어필을 효과적으로 해야 합니다.
현직자가 소개하는 직무 스토리
HMI 부서의 CS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로 고객사가 구매한 HMI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주는 업무를 해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해 공학적인 사고 능력이 중요한 직무입니다.
CS 엔지니어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하나요?
ASML은 부서마다 CS 엔지니어가 맡게 되는 업무가 달라요.
저는 HMI 부서의 CS 엔지니어로 입사하였는데요. 주로 고객사가 구매한 HMI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직접 방문해 해결해주는 업무를 해요. 또, 이슈 사례들을 기록해 다음에 같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메뉴얼화하는 업무도 수행합니다.
지금은 계속해서 배워가고 있는데 정말 다양한 이슈와 파트들이 있어서 공부하는 데 1년이 걸린다는 주변 분들의 말씀을 실감 중이에요.
CS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 있나요?
먼저,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장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부서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바로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하는데요. 문제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다 보니 초과 근무나 주말 근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주말에는 당직 개념으로 당직 근무자가 전화를 받고 문제를 해결해요.
이 같은 업무 특성 때문에 공무원, 공기업에 비하면 워라밸을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하고,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공학적인 사고 능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기계적인 사고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장비에는 장비 구성 파트와 이에 따른 역할이 다양한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파트와 역할에 대해 원리를 이해하고 정확히 숙지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제 부서 장비와 전공과의 연관성이 있기도 했고, 학부 연구생 경험이 있어서 조금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전공이 맞지 않아 아예 처음부터 배우신다면 초기에는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루는 툴이 있나요?
하드웨어를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툴을 굉장히 많이 사용해요. 또, 장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사내 사이트도 많이 이용합니다.
엑셀, 파워포인트 등 기본 툴들은 동료들과 이슈를 공유하는 데 사용합니다.
앞으로 어떤 진로를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ASML에는 1라인, 2라인, 3라인 등 다양한 진로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2라인으로 옮겨서 좀 더 공학적으로 이슈에 대해 분석하거나,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CS 엔지니어 직무에서 역량을 쌓으면서 계속 고민해보려 합니다.
솔직한 회사 문화 스토리
ASML은 반도체 8대 공정 중에 가장 중요한 노광장비를 다루는 회사입니다.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있어서 기회와 자유를 많이 제공해줘요.
또, 근무한 만큼 보상이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ASML과 속해 있는 부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SML은 반도체 8대 공정 중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노광 장비를 다루는 회사입니다. EUV 노광기술로 유명한 회사이기도 하죠.
저는 ASML의 HMI 부서에 속해있는데요. HMI 부서는 EUV 부서와는 달리 *인스펙션 장비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있어요.
*인스펙션 : 웨이퍼 등에서 생길 수 있는 불량을 발견하는 기술
ASML의 문화는 어떤가요?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있어서 기회와 자유를 계속 제공하려는 문화가 있어요. 또, 선배분들이 되게 잘 챙겨주셔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ASML 특유의 근무 시스템으로 '3근 3휴' 제도가 있는데요. 3일 동안 일을 집중적으로 하고 다른 3일은 휴식 시간을 갖는 제도입니다.
ASML의 복지는 어떤가요?
해외 출장비나 유류비 등 업무에 관련된 비용은 회사에서 다 지원해줍니다. 또, 근무한 만큼 보상이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지금까지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BYTE 구독자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려요.
진로 방향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길 중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진로를 정확히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전공 지식도 확실하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제일 기본 중의 기본이니만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강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연습을 계속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어떤 활동에 대해 질문이 들어왔을 때는 어떻게 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잡혀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ASML의 CS 엔지니어, 최용준님의 인터뷰였습니다.
그럼, 다음 인터뷰에서 만나요!
오늘의 <인터뷰 한 입>은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부족했던 점,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 등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