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날개 단 아크테릭스의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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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날개 단 아크테릭스의 고공행진

(썸네일 출처: 아크테릭스 페이스북)

이재용, 트래비스 스콧, 톰 하디, 버질 아블로, 시진핑…. 이 인물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모두 시조새 로고가 새겨진 패딩을 입은 적 있다는 사실인데요. 시조새 로고는 캐나다의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상징입니다. 아크테릭스는 아웃도어 패션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고프코어룩의 유행과 함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죠. 그러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진짜 이유는 아크테릭스가 선보여온 기술 혁신 덕분인데요. 매번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놀라게 한 아크테릭스,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알아볼까요?


진화의 발자취

© 아크테릭스 페이스북

아크테릭스는 등산 장비 회사에서 시작했습니다. 점점 성장하며 의류, 풋웨어까지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났죠. 아크테릭스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진화했습니다.

  • 클라이머 데이브 레인은 1989년 등산 장비 회사 ‘락 솔리드’를 설립했습니다. 자신이 클라이머인 만큼, 등산 장비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죠. 2년 뒤 더 큰 도약을 꿈꾸며 회사 이름을 ‘아크테릭스(Arc'teryx)’로 바꿨는데요. 시조새의 학명(Archaeopteryx Lithographica)을 줄인 말로, 가장 처음 하늘로 향한 시조새와 같이 혁신적인 진화와 도약을 선보이겠다는 의미였습니다.
  • 1992년 베이퍼 하네스를 출시하며 아크테릭스는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360도 열성형 기법으로 자유로운 동작이 가능하면서도, 추락 시 충격 하중이 고르게 분포될 수 있도록 제작된 하네스였죠. ‘베이퍼(vapor)’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마치 구름 위에 떨어진 것 같은 편안함을 선사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때 개발한 열성형 기술을 배낭에도 적용했는데요. 그리하여 탄생한 보라 백팩 역시 성공을 거뒀죠.
  • 1995년에는 의류 분야로의 확장을 선언했습니다. 3년간의 연구 끝에 이제는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알파 SV 재킷을 공개했죠. 이듬해에는 세계 최초로 방수가 되는 지퍼를 개발해 알파 SV 재킷에 적용했습니다. 이외에도 아크테릭스만의 심테이프 기술, 파워쉴드 소재 등 기술의 진화를 보여줬는데요.
  • 2010년 남성복 라인 ‘아크테릭스 베일런스’를 런칭했습니다. 기존의 아웃도어 패션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후 독자적인 브랜드로 독립했죠. 5년 후에는 풋웨어에도 도전했습니다. 열성형 기법 등 기존의 기술력을 활용해 등산에 최적화된 신발을 선보였죠.
베일런스 컬렉션 © 베일런스
  • 2019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강남에 오픈했습니다. 이때부터 젊은 소비자의 반응도 얻기 시작했는데요. 온라인 단독 몰을 런칭하고 ‘베일런스’ 여성 라인을 공개하는 등 끝없는 변화를 보여주는 중입니다.

도약의 발판, 기술력

© 아크테릭스

아크테릭스가 아웃도어계의 명품으로 평가받는 것은 기술력에 대한 집착 때문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디자인 센터마저 공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기술력에 진심이죠.

  • 대규모 공장이 본사 바로 옆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생산비를 아끼기 위해 모든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인데요. 아크테릭스는 여전히 제품의 10%를 캐나다 본사의 공장에서 생산합니다. 철저한 품질 관리를 위한 원칙인데요.
  • 아크테릭스는 디자인도 기능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신제품은 밴쿠버 본사의 디자인 센터에서 제작되는데요. 디자인 센터의 모습을 통해 기술에 대한 집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센터 안에 공장의 기계 설비를 모두 갖춰놔 기술을 고려한 디자인이 탄생하는데요. 공장도 센터와 가까워 기술자와 디자이너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죠.
  • 디자이너들은 시제품이 나오면 곧장 본사에서 1시간 거리인 코스트산맥으로 향합니다. 직접 산을 등반하며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해보죠. 이 필드 테스트에서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바로 수정에 들어갑니다. 그야말로 최상의 결과를 낳기 위한 최적의 환경입니다.
코스트산맥 © 아크테릭스
  • 디테일에 대한 집착 역시 남다릅니다. 기존 아웃도어 재킷의 지퍼는 따로 방수를 위해 덮개 처리를 해야 했는데요. 작은 부분이지만, 아크테릭스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인 지퍼 회사 YKK에 방수 지퍼를 먼저 제안해 개발에 성공했죠. 심테이프는 봉제선을 따라 방수를 위해 붙인 테이프인데요. 테이프를 통한 방수처리도 가능하지만, 테이핑이 두꺼워지면 옷 안의 습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아크테릭스는 1998년 22mm였던 심테이프를 17mm로 줄였는데요. 2016년에는 8mm로 더 줄여냈습니다.

고어텍스와의 동행

알파 SV 재킷 © 고어텍스

1995년부터 시작된 아크테릭스와 고어텍스 브랜드의 협업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두 회사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알파 SV 재킷에는 두 기업이 함께 발전시켜온 기술력이 집약돼있죠.

  • 고어텍스와 협업하기 전, 아크테릭스는 하네스, 배낭 등 아웃도어 장비만 생산하는 브랜드였습니다. 즉 의류를 만들어본 경험이 전혀 없었는데요. 고어텍스 입장에서 아크테릭스와의 파트너십은 모험 그 자체였죠. 그럼에도 고어텍스는 아크테릭스와 손을 잡았는데요. 아크테릭스의 성능에 대한 고집을 높게 샀기 때문이었습니다.
  • 두 기업은 3년간 함께 연구한 끝에 알파 SV 재킷을 공개했습니다. 알파 SV 재킷은 방수 지퍼, 심테이핑 기술 등 아크테릭스를 대표하는 기술들의 집합체인데요. 특히 워터타이트 지퍼라고도 불리는 방수 지퍼는 1999년에 공개된 이후, 모든 방수 재킷 지퍼의 기본이 됐죠.
  • 재킷은 출시된 이후에도 개선을 거듭해왔습니다. 처음 모델과 비교해 300g 이상 가벼워졌죠. 방수 기능이 뛰어나 혹한의 날씨를 견딜 수 있는 아웃도어 아우터를 하드쉘이라 하는데요. 끝없는 발전은 알파 SV 재킷이 20년 넘게 하드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 현재 아크테릭스 제품의 약 절반이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합니다. 회사 내에 고어텍스 원단 전담팀을 두고 있을 정도죠. 아크테릭스는 고어텍스 브랜드에서 개발 중인 모든 제품에 거의 무제한으로 접근할 수 있는데요. 두 기업의 파트너십은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수준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새로운 진화

© 질 샌더

기술 개발에 비해 마케팅에는 다소 소극적인 아크테릭스인데요. 그럼에도 요즘 젊은 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이유는 브랜드 정신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유명 스타들이 착용한 모습도 한몫했죠.

  • 아크테릭스는 최소한의 콜라보만 진행합니다. 이제까지 빔즈, 팔라스, 질 샌더와만 콜라보를 진행했는데요. 그중 빔즈와는 여러 차례 컬렉션을 함께 출시했죠. 팔라스와의 협업에서는 스트릿 브랜드와의 융합을 보여줬습니다. 질 샌더와 진행한 콜라보는 아크테릭스의 기능성과 질 샌더의 단순한 미학이 어우러져 인기를 끌었죠.
빔즈 x 아크테릭스 컬렉션 © 빔즈
  • 업사이클링 아티스트 니콜 맥로플린을 브랜드 첫 번째 디자인 앰버서더로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아크테릭스는 제품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품 수선 서비스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는데요.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니콜을 영입한 거죠.
니콜 맥로플린이 제작한 컬렉션 © 니콜 맥로플린 트위터
  • 아크테릭스는 세계적인 셀럽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브랜드기도 합니다. 특히 루이비통을 이끌었던 천재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도 아크테릭스의 팬으로 유명했는데요. 루이비통 패션쇼에 아크테릭스 재킷을 입고 나왔죠. 또 공식적인 콜라보 없이 아크테릭스의 재킷을 활용한 룩을 오프 화이트 패션쇼에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 틱톡에서는 아크테릭스 재킷을 입고 물을 맞는 영상이 유행했습니다. 아크테릭스의 독보적인 방수 기능이 화제가 됐죠.
아크테릭스 재킷을 입고 찍은 영상

아크테릭스의 재킷은 기본적으로 100만 원이 넘어갑니다. 아웃도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하는데요.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기꺼이 구매하는 것은 장인 정신으로 빚어진 기술력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죠.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는 혁신을 보여주는 아크테릭스는 앞으로 또 어떻게 진화할까요? 변화하되 고집은 잃지 않는 브랜드로 남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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