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패션 브랜드도, 다 무신사랑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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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도 패션 브랜드도, 다 무신사랑 해

지난 2월 18일, 네이버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은 무신사에서 판매된 특정 제품이 모조품으로 판별되었다는 내용의 공지를 게재했습니다. 그러나 무신사 측에서는 이에 즉각 반박하며 국내외 검증 전문기관에 해당 상품의 정품 여부를 의뢰했죠. 그리고 글로벌 명품 감정 서비스 레짓 체크(Legit Check by Ch)는 해당 상품이 100% 정품이라는 결과를, 한국명품감정원도 KREAM 측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최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브랜드인만큼 오늘 <브랜드 한 입>에서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운영 중인 '무신사'라는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bout 무신사

무신사 주요 연혁

무신사는 약 700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입니다. 이들은 국내·외 최신 패션 트렌드와 정보를 전달하는 패션 매거진 ‘무신사 매거진’과 온라인 스토어 ‘무신사 스토어’를 운영 중인데요. 현재 ‘무신사 스토어’에는 5700여 곳 이상의 스트릿, 글로벌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등이 입점해 있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진장 진이 많은 곳’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됐습니다. 2001년, 무신사를 창립한 조만호 의장은 본인이 수집한 신발 사진과 해외 신발 사진 등을 이 커뮤니티에 올렸는데요. 이와 함께 동대문의 스트리트 패션 사진들도 함께 업로드했습니다. 당시에는 최신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살펴볼 수 있는 미디어가 제한적이었기에, 이 커뮤니티가 이런 갈증을 해결해주자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죠.

이후 조만호 의장은 2003년 ‘무신사닷컴’이라는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하며 ‘무신사’라는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패션 커뮤니티와의 차별화를 위해 그는 길거리에 나가 소위 패피*들을 섭외해 이들의 패션이 잘 드러나는 사진들을 업로드했는데요. 지금까지도 무신사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스트릿 스냅’은 ‘무신사닷컴’의 인기를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습니다.
* 패피: 패션 피플의 줄임말로써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무신사는 이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자 전문 에디터와 포토그래퍼를 영입해 웹진* 형태의 ‘무신사 매거진’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무신사는 패션 커뮤니티에서 패션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 의장은 당시의 국내 패션업계가 지닌 문제점을 한 가지 발견하게 되는데요. 국내의 영세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마케팅 채널이나 유통 채널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에 무신사는 ‘무신사 매거진’을 통해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 및 국내 패션 브랜드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무신사는 패션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대행사로서의 역할도 갖추게 되었죠.
* 웹진(webzine): 인터넷을 뜻하는 웹과 매거진의 ‘진’을 따와 만들어진 단어로써 기존의 종이 잡지가 아니라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잡지를 의미합니다.

(좌) 무신사 5개년 매출액 (우) 무신사 5개년 연간 거래액 [출처 : 무신사]

이후, 2009년, 무신사는 ‘무신사 스토어’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커머스 시장에 진출합니다. 출범 초기, 이들은 많은 브랜드들을 끌어오기에 자금력과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대신, 아직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들을 위주로 스토어에 입점시키는 전략을 취합니다. 그렇게 몇 년 후, 무신사는 성공적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났고 이제는 국내 패션 대기업도 자사 브랜드를 무신사에 입점시킬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이미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무신사의 매출은 3천억 원을 돌파했으며 연간 거래액도 1조를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현재 무신사는 아시아 최대의 패션 커머스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무신사의 사업 궤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동반성장’입니다. 패션 플랫폼으로써, 패션에 관심이 많은 유저에게는 다양한 콘텐츠를, 입점 브랜드에게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패션 업계와 함께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이와 같은 무신사의 비전은 이들이 현재 사용 중인 슬로건에서 가장 잘 나타납니다, “다 무신사랑 해.”


다 무신사랑 해

2020년, 무신사는 배우 유아인과 '다 무신사랑 해'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광고를 런칭합니다. [출처 : 무신사]

무신사는 지난 2020년 9월, 배우 유아인과 “다 무신사랑 해”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광고를 런칭합니다. 그 전까지 이들은 “다 여기서 사. 무신사.”라는 슬로건을 밀고 있었는데요. 두 슬로건 모두 많은 브랜드들이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변경된 슬로건을 통해 무신사는 소비자뿐 아니라 패션 브랜드한테까지도 러브콜을 보냅니다. 많은 브랜드가 무신사와 함께 하고 있으니 아직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한테도 입점할 것을 권유하는 뉘앙스의 메시지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왜 무신사는 많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고자 하는 것일까요? 이를 위해서는 우선 무신사의 수익 구조를 살펴봐야합니다. 무신사의 매출은 크게 수수료 매출, 상품 매출, 서비스 매출 등 3가지로 나뉘는데요. 이 중 수수료 매출은 무신사가 입점 업체로부터 받는 일종의 위탁 거래 수수료입니다. 2020년 기준으로 수수료 매출은 약 12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 2019년까지는 수수료 매출이 50%에 육박했으나 후술할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장으로 인해 수수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즉, 무신사 입장에서는 더 많은 브랜드를 입점시킨 후 이들의 거래량을 늘릴수록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무신사 또한 이를 인지하고 현재 ‘입점 브랜드의 성장을 최우선한다’라는 철학을 추구하고 있죠.

그럼 무신사는 어떤 방식으로 입점 브랜드들을 지원하고, 또 이들을 무신사라는 플랫폼에 락인시키고 있을까요?

무이자 생산 자금 지원제도
[출처 : 무신사]

패션 브랜드들도 제조 업종에 해당하기에 보통 선 생산 후 판매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즉, 처음에 제품을 제조하기까지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하지만 중소 패션 브랜드의 경우, 아직 판매된 적 없는 신상품 출시를 위해 이전 시즌 매출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시즌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무신사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브랜드가 더욱 안정적으로 생산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산 자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해당 제도를 이용한 브랜드들은 추후 무신사 스토어 판매금으로 위 비용을 상환하게 되죠. 무신사는 지난 2015년부터 총 6년간 이 제도를 운영해왔으며 지금까지의 누적 지원액은 715억원에 달합니다.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한 지 1년을 초과한 브랜드만 해당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신사는 선제적으로 중소 패션 브랜드들이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할 유인을 제공합니다.

무신사 스튜디오
[출처 : 무신사]

한국 1위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도 하나의 작은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유통 산업 중에서도 패션 분야는 소규모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촬영 스튜디오, 물류 시설, 제조 시설 등의 인프라를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투입되죠. 이에 무신사는 2018년에 ‘무신사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공유 오피스를 런칭합니다.

원단, 부자재 등을 확보하기 좋은 동대문에 위치한 무신사 스튜디오에는 패션 브랜드 외에도 제조 및 생산 기업은 물론, 포토그래퍼,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티브 기업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 또한, 제조부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실현할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하고 있는데요. 이로써 무신사는 패션 브랜드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종의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게 된 셈입니다.

무신사 테라스
[출처 : 무신사]

2019년,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가 ‘무신사 테라스’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목표 속에서 출범한 장소인데요. 이들은 해당 공간을 통해 입점 브랜드들이 낮은 비용으로도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임대료, 인테리어와 같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중소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브랜드의 특성상 직접 옷을 입어보거나 브랜드를 체험해볼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에 브랜드들은 성장 과정에서 팝업 스토어, 론칭 및 컬렉션 쇼케이스와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를 꾀하게 되는데요. 무신사 테라스가 이 허들을 낮춰준 셈입니다.

신진 디자이너 프로그램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

무신사는 MZ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비바스튜디오' 등의 패션 브랜드를 디자이너들과의 협업 속에서 성공적으로 키워낸 바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발판삼아 무신사는 새로운 패션 브랜드들을 또 한 번 직접 발굴 및 육성하고자 했습니다.

지난 2019년, 무신사 스토어 오픈 10주년을 맞이해 무신사는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신진 디자이너 발굴 프로그램을 개최했습니다. 전문 심사위원뿐 아니라 무신사 회원들의 평가도 결과에 반영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무신사는 국내 패션 업계의 파이와 커뮤니티를 직접 성장시키겠다는, ‘동반성장’이라는 이들의 철학을 다시금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 입어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무탠다드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는 무신사이지만 이들의 전체 매출에서 ‘상품 매출’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신사가 2017년 선보인 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출시 이래 꾸준히 성장하며 2020년에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바 있습니다.

*PB(Private-Brand) : 주로 유통업체(플랫폼)에서 직접 제작한 자체 브랜드 상품을 의미합니다.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상품군은 개성이 독특한 패션 라인업이 아니라 가장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소위 ‘기본템’들입니다. 이들은 대표 상품인 ‘퍼펙트 슬랙스’를 비롯해 티셔츠, 블레이저, 점퍼, 패딩과 같은 베이직 아이템을 주로 취급하는데요. 그 색깔도 무채색에 가까운 계열이라 다른 패션 아이템과도 쉽게 매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신사 측은 무신사 스탠다드를 처음 기획하면서 입점 브랜드와 겹치지 않고 함께 코디할 수 있는 기본 아이템 중심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제조 원가를 낮추고 유통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하는 등 가격 절감에도 힘썼는데요. 그 결과,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은 소위 ‘가성비’ 제품이라고 불리며 인기몰이에 성공하게 됩니다.


무신사의 향방은?

무신사는 1020 세대 남성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 2016년에 무신사는 여성 전용 쇼핑몰인 '우신사'를 런칭한 바 있으나 실적이 미비하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에 2021년에는 여성 패션플랫폼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합니다. 스타일쉐어와 29cm는 각각 주 고객층이 15~25세, 그리고 25~45세의 여성이라는 점에서 서로 포지션도 크게 겹치지 않습니다. 추후, 무신사가 이들 브랜드들까지 모두 활용해 당초 목표했던 바와 같이 아시아 최대의 패션 커머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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