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발행액, 역사상 최고액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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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발행액, 역사상 최고액 갱신

지난 9월 은행채 월간 발행액이 역사상 최고액을 갱신했습니다.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하면서 은행 대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채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회사채 시장은 더욱 경직됩니다. 악순환의 반복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은행채가 왜 중요한데?

은행채 발행액이 늘어나면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회사채 시장이  경직됩니다. 회사채로 자금을 모을 수 없는 기업은 은행 대출에 의지하는데요. 기업 대출 규모가 커지면 다시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서 결국 기업의 자금줄이 점점 마르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 회사채 시장 냉각: 회사채란 기업이 직접 발행하는 채권으로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입니다. 최근 이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데요. 지난 9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 3,438억 원으로 지난 1월 8조 7,709억 원보다 39% 감소했습니다.
  • 은행채 증가로 상황 악화: 은행채는 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채권으로 회사채에 비해 안전성이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채 발생이 늘어나면 회사채의 매력도가 낮아져서 수요가 감소하죠.
  • 악순환 발생: 은행채 발행액이 증가해 회사채의 수요가 떨어지면 기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습니다. 그러면 은행은 기업의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데요. 이렇게 기업의 자금경색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은행채 발행, 역대 최대 규모

코로나19 이후 2020년과 2021년의 은행채 발행액은 예년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올해 10월 중순까지의 은행채 발행액이 이미 작년의 90%를 넘었는데요. 심지어 월별 발행액 기준으로는 지난 9월이 역사상 최고치입니다.

  • 지난 2년간 은행채 발행액 증가: 2019년 134조 9,100억 원에 불과했던 은행채 발행 규모는 2020년 28.8% 증가해 173조 7,000억 원에 달했는데요. 2021년에는 또 5.5% 상승하며 183조 2,12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 이미 작년 발행액의 90% 이상: 올해 은행채 발행 속도는 더욱 빠릅니다. 지난 18일까지의 은행채 발행액은 167조 6,690억 원인데요. 벌써 작년 연간 발행액의 91.5%입니다.
  • 월별 발행액 역대 최대: 지난 9월 월간 은행채 발행액은 25조8,800억 원인데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죠. 2021년 9월 발행액(13조 4,800억 원)보다도 1.9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은행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금리인상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자 기업의 은행 대출 규모가 증가했습니다. 은행은 높아진 대출 수요에 맞는 자금을 보유하기 위해 은행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심지어 내년 7월 LCR 규제 기준 정상화가 발표되자 은행이 필요한 자금 규모는 더욱 커졌습니다.

  • 회사채로 자금 조달 어려움: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 리스크가 높아져 기업이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안전성이 매우 높은 AAA급 회사채조차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지난 18일 국가철도공단과 인천교통공사가 발행한 채권마저도 수요부족으로 유찰됐습니다.
  • 회사채 <<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에 실패한 기업들은 은행 대출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9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8월보다 9조 4,000억 원 증가한 1,155조 5,000억 원을 기록했죠.
  • LCR 규제 기준 정상화: LCR(Liquidity Coverage Ratio)은 유동산자산의 보유비율을 계산하는 기준 중 하나입니다. 내년 7월 85%로 낮아졌던 LCR 규제 기준을 100%로 되돌린다고 발표하자, 은행들은 은행채를 더 많이 발행해 유동성자산을 충당했죠.

📉기업의 자금경색 우려

은행채가 많이 발행되면 회사채 수요가 떨어집니다. 기준금리까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지난 20일 금융위원회는 대응을 위해 5대 시중은행을 소집했습니다.

  • 위험 프리미엄 상승: 안전한 은행채 발행량이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위험한 회사채의 수요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위험 프리미엄이 커지게 되는데요. 위험 프리미엄이란 쉽게 말해 채권에서 리스크에 대한 대가로, 채권의 위험성을 따라서 움직이죠.
  • 국고채 금리 상승 중: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와 위험 프리미엄의 움직임을 반영합니다. 이미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국고채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요. 지난 19일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인 4.396%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장 자생력이 아닌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5대 시중은행 자금 담당 임원을 소집했으며, LCR 규제 기준 정상화 일정을 6개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과연 이 문제를 현명하게 타개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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