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한화오션의 주가가 12% 넘게 급락했습니다.
- 산업은행의 대규모 지분 매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 한편, 산업은행은 HMM 지분 매각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산업은행, 한화오션 지분 대량 매각?
🌪️ 한화오션, 주가 12% 급락: 지난 29일, 한화오션 주가가 12.09% 하락한 7만 8,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미국과의 협업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이달 들어서만 30% 가까이 올랐던 주가(28일 기준)가 고꾸라진 건데요. 고점에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사이에선 당혹감을 넘어 허탈한 감정까지 느껴집니다.
📉 산업은행 블록딜 영향: 한화오션 주가가 갑자기 곤두박질친 건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지분을 대거 매각한 영향입니다. 산업은행은 지난 28일,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19.5% 중 일부를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요. 그리고 다음날인 29일, 주식시장 개장 전 약 4.3%의 지분을 8만 1,650원에 팔아치웠습니다. 매각 규모는 약 1조 원 정도였죠.
💥 주가 많이 올랐잖아: 산업은행은 최근 한화오션 주가가 크게 오르자 지분을 매각할 좋은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11월 6일 트럼프가 당선될 당시 2만 원 중반대에 머무르던 한화오션 주가는 최근 9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는데요. 산업은행은 매각하고 남은 나머지 지분도 3~5% 단위로 쪼개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큰손 산업은행, 움직인 이유는
🏛️ 산업은행, 뭐 하는 곳인데?: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책은행으로, 주로 기업구조조정, 기간산업 지원, 금융안정 역할을 수행합니다. 정부가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에 중요한 산업을 지탱하기 위해 세운 은행이죠. 2009년엔 쌍용자동차, 2013년엔 STX조선해양, 2019년엔 아시아나항공이 위기에 처하자 자금을 지원하고 구조조정에도 참여한 것이 산업은행이 역할을 다한 예시로 꼽힙니다.
🛳️ 한화오션 지분 보유한 배경: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지분을 갖게 된 건 25년 전인 2000년입니다. 당시 한화오션의 이름은 대우조선해양이었는데요. IMF의 충격으로 대우그룹이 무너질 때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았습니다. 이후 2022년에 경영권을 한화그룹에 넘겼지만, 여전히 약 19.5%의 지분은 쥐고 있었죠.
📊 자기자본비율이 숨은 이유?: 이번 매각의 배경 중 하나로는 자기자본비율 관리가 꼽힙니다. 산업은행은 건전성 판단의 지표가 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9%로 국내 20개 은행 중 가장 낮은데요. 특히 주식의 경우, 위험가중치(250%)가 부여되기 때문에 주식 보유량이 많을수록 BIS가 낮아집니다.
🔍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국제결제은행(BIS)에서 권고하는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을 의미합니다. 은행의 과도한 위험자산 보유와 부실화를 막기 위해 도입됐는데요. 현재 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13%를 마지노선으로 여깁니다.
- BIS 비율 계산 방법 = (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100
HMM 지분도 팔아요
💬 HMM 매각 추진: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HMM 지분 매각도 검토 중입니다. 지난 23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산업은행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HMM 지분 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현재 산업은행은 HMM 지분 36.02%를 보유한 최대주주죠.
⚓ HMM 지분은 또 어떻게?: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은 2016년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산업은행의 자금을 지원받게 됐고, 대주주도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었죠. 이후 산업은행은 지원한 자금 회수를 위해 여러 차례 민간 매각을 시도했지만 매각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매각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HMM 지분 35.67%를 보유한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해운업 관리를 위해 HMM 지분 보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 주가 오르면 더 위험해!: 반면, 산업은행은 HMM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지분을 빨리 팔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HMM 주가가 1만 8,600원대를 넘어가면 해당 주식의 가치가 산업은행 자기자본의 15%를 초과하고, 이에 따라 BIS 자기자본비율 계산 시 적용되는 위험가중치가 기존 250%에서 1,250%로 급등하는데요. 이땐 BIS 13% 선이 위태로울 수 있죠. HMM은 올해 2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산업은행의 지분 일부(4%가량)를 매입해 급한 불을 끌 예정입니다.